한미 관세 협상 타결, 외환시장 안정에 원화 강세 전환 예상

10월 29일 한미 양국이 오랜 기간 이어진 관세 협상에 전격 합의했다. 상호 관세는 15%로 유지되었고, 자동차 및 부품 관세는 15%로 인하, 반도체 관세는 대만 대비 불리하지 않은 수준으로 조정되었다. 의약품과 목재 등 일부 품목은 최혜국 대우를 적용하고, 항공기 부품 및 의약품 일부는 무관세로 전환되었다.

대미 투자 관련으로는 상업적 합리성 원칙에 따라 원금 회수 장치를 MOU에 명시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한미 양국은 조선 협력 협의체를 신설하고,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제작에도 동의했다.

이번 협상에는 대미 투자 3,500억 달러에 대한 합의도 포함되어 있다. 현금 투자는 2,000억 달러, 조선업 투자 (MASGA)는 1,500억 달러다. 외환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현금 투자의 연간 상한선은 200억 달러로 제한했고, 시장 불안이 확대될 경우 납입 시기와 금액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현금 투자를 위한 자금은 시장 직접 조달이 아닌 정부의 외화자산 운용수익 (이자 및 배당)과 해외 발행 정부 보증채로 충당된다. 즉, 이번 협상은 실질적인 달러 조달 안정 장치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외환시장의 부담은 상당히 완화된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결과는 외환시장에 즉각적인 안정 효과를 줄 것으로 보인다. 최근까지 고환율을 야기했던 가장 큰 원인인 관세 협상의 불확실성이 제거되었기 때문이다. 이번 관세 협상 타결로 외환시장 부담이 완화된 것은 물론,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 환경 불확실성도 크게 줄어들었다.

또한 국내 KOSPI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고, 3분기 GDP에서 내수 회복이 확인된 점도 원화 강세를 지지하는 요인이다. 즉, 달러/원 환율은 관세 불확실성 해소와 원화에 긍정적인 국내 여건을 고려 시, 올해 4분기 중으로 1,400원을 하회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향후 달러/원 환율 방향의 핵심 변수는 다시 미국 연준의 금리 경로가 될 것이다. 10월 FOMC에서 연준은 25bp 금리인하를 단행했지만, 파월 의장은 매파적 기조를 유지했다. 이에 따라 연준의 12월 추가 금리인하 기대는 다소 약화된 상태다.

하지만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 장기화, 물가 안정세 지속, 고용 하방 리스크는 연준의 추가 금리인하 환경 조성에 기여할 것이다. 이는 글로벌 달러 강세 압력을 점차 완화시켜, 달러/원 환율의 하향 안정 흐름을 뒷받침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