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최고치에도 하락하지 않는 달러/원 환율

25.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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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블록에 'KOSPI'라고 적혀있다. 오른쪽으로 갈수록 더 높은 동전들이 쌓여있다.

외국인 투자자의 귀환에 코스피 최고치 경신

최근 국내 코스피(KOSPI)지수가 3,400pt를 상회하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9월 한 달 동안 9.4% 급등했다. 국내 코스피지수 상승에는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순매수 영향이 컸다. 9월 한 달에만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주식을 6조원 이상 순매수했으며, 주로 시가총액 상위 종목인 반도체 업종에서 매수 규모를 늘렸다.


외국인 투자자는 비단 국내 주식만 매수한 것이 아니라 국내 채권도 순매수했다. 연합인포맥스 데이터에 따르면, 9월 한 달 동안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주식을 6조8,000억원, 국내 채권을 5조7,000억원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원화 표시 주식과 채권 유입 자금은 12조원에 달하며, 이를 달러로 환산하면 약 80억 달러에 이른다.


이렇게 많은 자금이 유입되었음에도, 달러/원 환율은 1,380~1,390원 수준에서 좀처럼 내려오지 못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서는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기 때문에 원화가 강세를 보여야 한다. 지난 8월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주식을 1조6,000억원 순매도했으나, 채권은 4조2,000억원 순매수해 원화 주식 투자자는 2조6,000억원 순매수했다.


8월 한 달 동안 달러/원 환율은 평균 1,389원으로 9월 평균 환율과 유사하다. 이처럼 외국인 투자자의 원화 주식 순매수 규모가 증가했음에도 환율이 움직이지 않고 있음은 외국인 투자자가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면서 환율을 헤지했거나(원화 매도 또는 달러 매수), 다른 주체나 시장 참여자가 달러를 동일한 규모로 매수하면 수급적으로 환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현상이 비단 한국 금융시장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일본, 대만 등도 증시는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통화는 달러 대비 혼조세를 보인다는 것이다. 증시로 자금이 유입되더라도 이들 통화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거나, 달러 약세에 대한 기대가 강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9월, 코스피지수 최고치에도 달러/원 환율은 혼조

9월의 '코스피지수'를 보여주는 그래프이다. 최고치에도 달러/원 환율은 혼조이다.

기대했던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 하지만 내용은 ‘매파적’

9월에 가장 기대한 이벤트는 17일과 18일에 개최된 미국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였다. 9월 초에 발표된 8월 미국 고용 보고서는 전월에 이어 부진했다. 또 미국의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도 예상을 하회했거나 부합했다. 시장은 미국 고용 부진을 이유로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9월 FOMC에서는 시장 전망대로 9개월여 만에 기준금리를 0.25%p 인하했다.


연준이 미국의 정책금리를 인하한 것은 달러에 약세 요인이다. 미국과 다른 국가의 금리차가 좁혀졌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FOMC 회의 전만 해도 시장 기대감에 달러는 약세를 보였고, 달러/원 환율도 1,370원대까지 소폭 낮아졌다. 하지만 0.25%p 금리를 인하했음에도 오히려 달러는 반등했고, 달러/원 환율도 다시 1,390원대로 상승했다.


기준금리 인하는 이미 시장에서 예상했기 때문에 금융시장, 그리고 국제 외환시장에 선제적으로 반영되었다. 관건은 향후 연준의 금리 인하 경로였는데, 결과적으로 그 경로는 큰 차이가 없었다. 오히려 시장의 기대보다 더 낙관적 경제 전망을 시사했다.


연준 위원들은 3월과 6월, 9월, 12월 등 매 분기마다 경제전망표(SEP)를 발표한다. 미국의 연간 경제성장률과 실업률, 물가상승률, 그리고 연말 정책금리 전망치가 제시된다. 그런데 이번 9월 경제전망에서 연준 위원들은 고용이 부진한데도 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또 연말 정책금리도 2025년은 3.9%에서 3.6%로 낮췄지만 2026년에는 3.6%에서 3.4%로 낮추는데 불가했다. 이는 2025년에 3회 정도의 금리 인하를, 하지만 2026년에는 1회의 금리 인하를 전망한 것이다. 지난 6월 전망이 2025년 2회, 2026년 2회임을 감안하면 사실 인하 횟수에는 차이가 없다.


환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금리차와 향후 금리 전망인데, 연준의 금리 인하 경로가 12개월 이후에도 기존과 유사하다면, 사실 미국과 다른 국가 간의 금리차는 동일한 것이다. 더욱이 금리 인하에도 물가 전망을 상향했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를 계속 강조하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물가는 2022년 이후 ‘글로벌 달러 강세’의 가장 큰 배경이다. 따라서 물가가 여전히 높을 것이라는 전망과 연준 금리 인하 경로는 달러 약세에 대한 기대를 오히려 약화시켰다.

9월 FOMC, 연준은 경제전망을 오히려 상향(낙관적)

'9월' 'FOMC'을 정리한 표이다. 또한 연준 경제전망을 분석하였다. 낙관적인 분위기다.

'원화' 5만원 1장과 '달러' 50달러 1장이 지폐를 세는 기계에 나란히 꽂힌 모습이다.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 국내 달러 부족에 대한 우려

지난 8월 초 미국은 한국 등 주요국과 상호 관세 협상을 마무리했지만, 아직 관세율이 낮아지지는 않았다. 미국은 한국에 1,000억 달러(약 140조원) 규모의 에너지를 수입하고, 미국에 대한 투자로 3,500억 달러를 요구했다. 이 금액은 원화로 486조원에 달하며, 국내 외환보유고 4,163억 달러 대비 84%에 해당한다.

당초 이 자금은 국내 민간기업의 대미 투자와 추가 자금은 공적 및 준공적 금융기관, 국내 민간 자금 지원 등을 포함한 규모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미국과 일본의 ‘협정 이행’ 내용을 살펴보면, 대미 투자금은 미국 정부가 선정한 프로젝트에 투입해야 하는 자금으로 규정되어 있다.


이를 감안하면 미국은 국내 민간기업의 투자 프로젝트가 아닌 미국 정부가 선정한 프로젝트에 한국 정부가 달러를 투자해야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물론 미국 정부의 프로젝트에는 한국 기업이 공동 참여할 수 있고, 투자된 자금의 수익은 한국과 미국이 각각 50%씩 배분하게 된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선정한 프로젝트에 한국 정부가 투자해야 한다는 조건은 국내 외환시장에서 달러 부족(달러 수요 초과)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아직 대미 투자에 대한 한미 간의 구체적 협상은 성사되지 않았다. 한국 정부는 미국에 무제한 통화스와프를 요청했는데, 이는 국내 정부의 달러 투자에도 미국이 부족한 달러를 언제든지 빌려줄 수 있다는 의미이므로 국내 달러 부족 사태를 막을 수 있다. 하지만 통화스와프가 체결되지 않으면, 한국이 보유한 달러 자금을 미국에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국내 외환시장에 큰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유럽과 일본, 한국의 대미 투자 규모와 외환보유고 비교

'유럽'과 '일본', '한국'의 대미 투자 규모와 외환보유고를 비교한 그래프이다.

한미 관세 협상은 타결되었지만, 대미 투자 계획 등 아직 협의할 사안이 많고(불확실성), 미국 연준이 금리를 인하했지만, 오히려 금리 인하 경로를 유지하며 시장의 기대보다 매파적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음에도 원화에 대한 신뢰가 강하지 않아 달러/원 환율은 좀처럼 하락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미국 경제, 특히 고용 둔화가 더 확실해지고, 한미 관세 협상이 원만히 합의되어야 원화에 대한 신뢰가 더 강해질 것이다.

이 콘텐츠의 원문은 GOLD&WISE에서 제공했습니다.

※ 위 내용은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으로 소속 회사(KB증권)의 공식적인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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