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코스피(KOSPI)지수가 3,400pt를 상회하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9월 한 달 동안 9.4% 급등했다. 국내 코스피지수 상승에는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순매수 영향이 컸다. 9월 한 달에만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주식을 6조원 이상 순매수했으며, 주로 시가총액 상위 종목인 반도체 업종에서 매수 규모를 늘렸다.
외국인 투자자는 비단 국내 주식만 매수한 것이 아니라 국내 채권도 순매수했다. 연합인포맥스 데이터에 따르면, 9월 한 달 동안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주식을 6조8,000억원, 국내 채권을 5조7,000억원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원화 표시 주식과 채권 유입 자금은 12조원에 달하며, 이를 달러로 환산하면 약 80억 달러에 이른다.
이렇게 많은 자금이 유입되었음에도, 달러/원 환율은 1,380~1,390원 수준에서 좀처럼 내려오지 못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서는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기 때문에 원화가 강세를 보여야 한다. 지난 8월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주식을 1조6,000억원 순매도했으나, 채권은 4조2,000억원 순매수해 원화 주식 투자자는 2조6,000억원 순매수했다.
8월 한 달 동안 달러/원 환율은 평균 1,389원으로 9월 평균 환율과 유사하다. 이처럼 외국인 투자자의 원화 주식 순매수 규모가 증가했음에도 환율이 움직이지 않고 있음은 외국인 투자자가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면서 환율을 헤지했거나(원화 매도 또는 달러 매수), 다른 주체나 시장 참여자가 달러를 동일한 규모로 매수하면 수급적으로 환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현상이 비단 한국 금융시장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일본, 대만 등도 증시는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통화는 달러 대비 혼조세를 보인다는 것이다. 증시로 자금이 유입되더라도 이들 통화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거나, 달러 약세에 대한 기대가 강하지 않음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