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관리 그림자 드리...자 주목

그림자 드리운 금융시장 ∙∙∙ 채권 장∙단기물 분산투자 주목

2023.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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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내용 요약

  • 美 고금리 이어지는 상황 속 中경제 위기에 불확실성 커져 부진 예상되는 대체투자
  • 중장기적으로는 관심 가질만
  • 환율예측 어려워진 해외투자 환 오픈·헤지 함께 고려해야

투자 전망을 위해서는 그동안의 거시환경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주식·채권·해외투자 등 자산시장에 대한 접근을 위해서는 거시환경에 대한 전망이 필수적일 텐데, 전망을 위해서는 과거를 돌아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먼저 작년을 되돌아본다. 2022년은 드물게 주식과 채권 가격이 동반 하락하는 이례적인 현상을 보였다. 그 배경에는 첫째, 경기 국면이 1970년대 이후 경험해보지 못한 스태그플레이션이 있었다. 물가가 상승하면서 경기 침체가 동반되는 현상이다.

 

그동안 장기적으로 봤을 때 물가상승률이 억제되어 있었지만 코로나 이후 공급망이 붕괴되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곡물가격이 급등하는 등 여러 원인들로 인해 물가가 뛰었다. 여기에 다음 연도(2023년) 미국 경기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계속 나오면서 실물경기가 실제 둔화되는 조짐을 보이기도 했다.

둘째, 중앙은행들의 빠른 금리 인상이 진행됐다. 오랜만에 만난 물가의 급격한 앙등을 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기준금리를 0.25%에서 5.5%(2023년 7월 기준)까지 올렸다. 인플레이션의 망령이 되살아난다는 두려움이 글로벌 경제 전체를 뒤덮은 한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경기와 물가는 시차는 있어도 방향은 비슷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기가 좋아지면 주가에는 상승 영향을 미치지만 물가가 상승하면 금리도 상승하며 채권 가격에는 하락 영향을 미친다. 반대로 경기가 나빠지면 주가에 하락 영향을 미쳐도 금리가 하락하며 채권 가격이 상승해 주가 하락을 상쇄하며 자산 배분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그러나 스태그플레이션은 경기가 나빠지는 스태그네이션과 물가가 상승하는 인플레이션이 결합되는 이례적인 현상이다. 경기 둔화는 주가에 부정적으로, 물가 상승은 채권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며 주식과 채권 가격이 같이 하락해 자산 배분 효과가 나타나지 못하게 된다.

경기 국면에 따른 자산별 성과

경기 국면별로 성과가 좋은 자산과 성과가 좋지 않은 자산을 구분해둔 표. 리플레이션/스태그플레이션/디플레이션/디스인플레이션 별로 아웃퍼폼과 언더퍼폼의 자산을 정리해두었다.

자료: KB증권

여기에 중앙은행들의 긴축은 시중의 유동성을 흡수해 자산 가격에 하락 영향을 미치게 된다. 금융위기 이후 금융시장의 특징 중 하나는 경기 국면보다는 유동성에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경기가 나쁘면 주식 가격이 하락하고 채권 가격이 상승하는데 경기 방어를 위한 중앙은행들의 완화 정책, 특히 QE(양적완화) 등 유동성 공급은 주식과 채권 등 전반적인 자산 가격에 상승 영향을 미쳤다.

이런 유동성이 회수돼 역시 경기 국면과 별개로 자산 가격에 하락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지난해에 올해를 전망할 때 경기 국면은 성장은 둔화되고, 물가도 낮아지는 디플레이션(deflation)으로 예상했었다. 디플레이션이라고 해서 물가가 엄청 낮아진다기보다는 금융시장이 반영하는 경제 지표의 방향성 기준으로 이해하면 도움이 될 것 같다.

 

경기가 둔화되고 물가가 낮아지면 금리가 낮아지며 채권 가격이 상승하고, 금리 인상도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 유동성 흡수의 부정적인 영향도 감소해 주식 가격도 상승하는 등 지난해와 달리 주식, 채권 가격의 동반 회복을 예상했었다.

그러나 미국 경기가 우려와는 달리 연착륙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중앙은행들은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고 언급해 금리 인하는 당초 시장의 기대보다는 더 지연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중국의 부동산 불안 속에 미·중 갈등 등 지정학적 리스크도 남아 있어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의 경우 약 40년 동안 지속된 성장세가 멈추고 있다는 어두운 전망도 나온다. 실제 중국 당국이 청년실업률을 발표하지 못할 정도로 경기가 악화되는 가운데, 중국 굴지의 대기업들이 만기가 돌아온 빚을 갚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에서는 중국발 위기가 우리나라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지만, 한국의 수출에 악영향이 계속되는 한편 부동산에 대한 긍정적 기대가 무너지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으로 특정 자산에 대한 단기 수익 추구보다는 기대 수익과 변동성(리스크)을 동시에 고려하는 성향의 투자자라면 국내외 자산에 골고루 배분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겠다. 향후 경기 국면이 경기는 개선되고 물가는 하향 안정되는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이 되면 주식의 기대 수익률이 높아질 수 있다.

채권 투자는 팬데믹 이전보다 높아진 금리로 기본인 인컴을 취하는 단기물 및 중장기 자본 차익을 고려한 장기물을 적절히 분산하는 바벨 전략이 유효하다. 지난해 성과가 좋았던 대체 투자는 상대적으로 부진이 예상되나 중장기 투자자라면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환율 예측도 쉽지 않으므로 해외 투자 시 환 오픈과 헤지도 같이 고려해보자.

이 콘텐츠는 '매일경제'에 등재된 기고글입니다. 
이 글은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으로 소속 회사의 공식적인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김상훈

KB증권 리서치본부장

글로벌 자산배분전략을 쉽고 자세하게 알려드립니다.

김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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