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관리 2023년...찮을까

2023년 내 집 마련해도 괜찮을까

2023.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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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지난 1~2월에 이어 3~5월에도 연속 증가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지역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올 들어 전월 대비 매달 상승해 아파트 가격이 바닥을 찍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높은 가격, 경기 침체, 금리 인상 가능성 등으로 내 집 마련을 고민하는 실수요자와 투자 시기를 저울질하는 투자자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내 집 마련 수요는 증가

실제로 지난 5~6월에 내 집 마련에 대한 상담 사례가 있었다. 2022년 12월에 세종시 아파트를 처분한 고객으로 강남에 아파트를 매입하려고 한다. 세종시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고객은 연봉이 3억원 정도로 직장인 중 최고의 연봉을 받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투자는 초보다. 여유 자금은 40억원이다.

 

주변의 한 친구는 강남에 집 한 채를 가지고 있는데, 정작 연봉이 더 많은 본인은 아직 무주택자라는 게 씁쓸하다고 했다. 이번에는 꼭 강남에 아파트를 장만하고 싶다며 30억원 이내에 전용 85㎡를 구입하고, 나머지 10억원 내외는 여유 자금으로 쓸 예정이다. 지금 구입해도 무방하다고 했는데, 하반기 경제 흐름을 지켜보고 움직이겠다는 계획이다.

 

또 다른 고객은 일산 덕이지구에 거주하는 1주택자다. 2008년에 전용 121㎡ 아파트를 분양받았는데, 현재 분양받은 금액보다 가격이 오히려 떨어진 곳이다. 고객은 지난 2016년 집값이 오를 때 집을 구입하지 못한 것을 뼈저리게 후회한다며 이번에는 꼭 부동산 투자에 성공하고 싶다고 했다. 서울에 살던 친구들은 서울에 자가를 마련해 수억원을 벌었는데 본인만 실패했다며 자책하고 있다.

장기 주택 가격은 우상향, 인구 변화는 변수

위 사례처럼 이번 주택 가격 하락 시기를 내 집 마련의 기회로 보는 사람이 많다. 과거의 학습 효과 때문이다. 침체기가 지나고 나면 입주 물량 감소, 경제 회복 등으로 주택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지금의 주택 가격은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2021년 고점 대비 20~40% 하락했다.

 

코로나 시국에 저금리와 통화량 팽창으로 단기간에 비정상적으로 급등한 주택 가격이 많이 빠진 것이다. 사실 어떻게 보면 정상화 과정이다. 하지만 주택 가격은 하방 경직성이 강하다. 추가 하락보다는 L자형으로 횡보할 가능성이 크다. 단, 조건이 있다. 하반기에 미국 상업용 부동산발 중소은행 파산 등 큰 이슈가 없다는 전제하에서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KB아파트 담보대출 PIR(소득대비 주택 가격 비율)은 서울의 경우 2023년 1분기 기준 14.5다. 다시 말해 연소득이 7,000만원인 사람이 10억1,500만원인 아파트를 매입했다는 뜻이다.

 

2018년 2분기에 9.8이었고, 2018년 2분기 이전에는 PIR이 10을 넘은 적이 없다. 경기도는 2023년 1분기 기준 11인데, 2015년 4분기~2018년 3분기에는 평균 7~8에 수렴했다. KB아파트 담보대출 PIR은 실제로 KB국민은행 대출을 통해 주택을 구입한 사람의 중위 소득과 중위 주택 가격을 기준으로 산출한 수치다.

 

이렇게 PIR이 상승한 이유는 주택 가격이 소득 대비 빠르게 올랐기 때문이다. 그리고 저금리로 대출이자가 낮다 보니 2018년 이전보다 더 높은 금액을 지불해서라도 주택을 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 들어 거래량이 예전보다 많이 감소한 이유는 대출 금리가 2018~2021년보다 1.5배가량 상승했기 때문에 대출받아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사람이 줄어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고금리가 유지되는 한 과거처럼 급격한 주택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우리나라 주택 가격은 전 세계적으로 보더라도 비싼 편이다. 미국 맨해튼의 신축 아파트(2022년 준공)인 ‘원 하이라인 콘도’는 전용 85㎡(34평형)가 45억원이다. 우리나라 강남의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5㎡가 46억6,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맨해튼의 2023년 1분기 콘도 평균 매매 가격은 25억원인데, 강남구의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이 23억원이다.

 

이웃 나라인 일본 도쿄와 비교해도 서울의 평균 매매 가격은 일본보다 20% 정도 비싸다. 우리나라의 주택 보급률은 2021년 기준 102.2%다. 아직까지는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고 볼 수 있다.

 

참고로 일본의 주택 보급률은 2018년 기준 116%이고 도쿄는 112%다. 하지만 주택 가격이 무한정 지속적으로 상승하기는 힘들다. 저성장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고령화와 저출산이다.

 

2022년 기준 우리나라 중위 연령은 45세다. 하지만 2030년 50.4세, 2040년 54.6세다. 2050년이 되면 가구주의 중위 연령이 64.9세이고, 70세 이상 가구주 비율이 40.2%에 달한다.

 

우리나라 가구수는 2039년까지 증가하지만 서울은 2031년부터 가구수가 감소하고 경기도는 2045년부터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부산과 대구는 2029년, 광주와 대전은 2035년이 정점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주택 가격이 상승한 이유는 주택 보급률이 낮고 주택을 매입할 수 있는 30~40대가 많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2040년까지는 주택 가격이 우상향 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17년간은 주택 시장이 우상향 한다고 볼 때 지금 내 집 마련을 하더라도 나쁘지 않다. 무주택자, 갈아타기 수요자, 투자자 입장에서 지금의 하락장은 기회일 수 있다. 올해 인허가 물량과 착공 물량도 전년 대비 20~40% 감소하고 있다. 무릎에 산다고 생각하면 지금의 의사결정이 나쁘진 않을 것 같다.

임채우

KB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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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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