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빅테크 금융서비스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 - ①혁신성

빅테크 금융서비스를 둘러싼 일곱 가지 오해와 진실
시리즈 총 11화
2023.02.24

읽는시간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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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테크는 핀테크 및 금융회사가 제공하지 못하는 혁신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것으로 여겨지나, 시장을 독점한 빅테크는 혁신의 동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금융서비스에서의 혁신은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음

○ 과거부터 혁신적인 제품 또는 서비스를 제공하던 대기업이 독점기업이 되어 경쟁이 감소한 뒤에는 혁신을 위한 투자가 감소하고 제품∙서비스 내의 혁신은 자취를 감추는 모습을 보여 왔음

 

  • 시장을 독점한 기업은 경쟁사의 부재로 인해 발전의 동력을 상실하게 되며, 혁신에 대한 투자가 감소하고 생산성은 하락하는 특징이 있음

    - 독점기업은 경쟁사의 시장 진입을 저지하기 위해 강력한 로비 활동을 펼치는 등 혁신보다는 지속적인 이윤을 보장할 것으로 여겨지는 독점적 지위 유지에 초점을 두는 특징을 보임

    - 기업이 시장을 독점한 이후에는 로비 비용 증가 등으로 생산성이 하락하고 임금상승률도 동반하여 하락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함⁶

 

○ 빅테크는 단기간 내에 시장을 장악하여 빅테크 플랫폼을 통한 네트워크 효과의 극대화를 추구하며,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를 넘어 관련 시장에서 주도권을 차지하고 독점적 지위를 보유하고자 노력함

 

  • 티핑 포인트란 플랫폼 자체적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일으키는 최소 고객 수를 의미하며, 이 수준에 도달하면 빅테크는 소위 ‘DNA 순환고리(DNA loop)’를 통해 지속 성장하고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음

    - DNA는 각각 데이터(Data), 네트워크(Network), 활동(Activity)이 연속에서 이루어지며 확대되는 플랫폼 성장 모형을 의미함

    - 티핑 포인트에 다다르면 축적된 사용자 데이터로 차별화된 개인화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지며, 이를 통해 더 많은 사용자가 유입되고, 더 많은 사용자는 플랫폼 내에서 사용자 간 더 많은 활동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지속되면서 플랫폼 규모는 지속 확대됨
 
  • 단기간 내에 시장을 장악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매우 어려우나, 빅테크는 기존의 대규모 가입자를 기반으로 단기간에 티핑 포인트에 도달하여 시장을 장악하는 것이 가능함

    - 카카오택시 서비스와 같이 빅테크는 신규 시장에 진입하더라도 빠르게 해당 시장을 장악할 수 있음이 이미 다수의 과거 사례를 통해 입증되었으며, 금융과 관련하여서도 마찬가지일 수 있음에 유념하여야 함
 
  • 빅테크가 금융서비스 외 영역에서 빠른 가입자 확보를 위해 무리한 출혈 영업을 단행하는 경우 해당 사업에서의 문제가 빅테크 금융서비스의 문제로 전이될 수 있음

    - 머지포인트 사태는 뚜렷한 사업모델이 없음에도 짧은 기간 내에 무리하게 다수 가입자를 확보하려는 시도가 대규모 고객 피해로 이어진 경우임(검찰 추산 피해액 1,004억 원)

    - 금융서비스 영역에서 빠르게 티핑포인트에 도달하려는 빅테크의 과도한 시도가 유사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으며, 금융서비스 외 영역에서 유사한 시도로 문제가 발생한 경우에도 빅테크 내부의 높은 상호의존성으로 인해 금융서비스의 문제로 전이될 수 있음

    -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 등 빅테크의 선불충전금(약 5,500억 원)⁷은 충분히 보호되고있지 않아 제2의 머지포인트 사태가 우려되는 상황이며, 이 경우 피해 규모는 보다 클것으로 예상 - [참고] 빅테크 선불충전금과 제2의 머지포인트 사태

⁶ 옥스퍼드大 마틴스쿨 디렉터인 칼 베네딕트 프레이는 과거의 실증자료 분석을 통해 독점기업의 등장은 임금상승률의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음

⁷ 선불충전금 잔액 카카오페이 4,461억 원, 네이버파이낸셜 1,020억 원, 2022년 3분기 각 사 공시 자료 기준

머지포인트 사태

- 머지플러스 사는 20% 할인된 금액으로 머지포인트를 구매하면 현금과 같이 사용 가능한 머지 머니로 전환하여 주는 서비스를 개시

- 저렴한 가격과 6만 개 이상의 가맹점 확보 등을 토대로 가입자 100만 명, 누적 발행액 1,000억 원을 넘어설 정도로 급속히 성장하였으나, 머지플러스가 돌연 사용업종을 음식점으로만 한정하고 머지포인트 판매를 중단하면서 소비자들이 환불을 요구하는 사태가 발생

- 대규모 환불 요구 이후 1년이 경과한 시점에도 한국소비자원을 통해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한 소비자 5천여 명은 구매한 머지포인트를 환불 받지 못해 소비자 피해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음

머지포인트 본사에서 환불을 요구하는 소비자들

'머지플러스'  사는  20%  할인된  금액으로  '머지포인트'를  구매하면  현금과  같이  사용  가능한  '머지  머니'로  전환하여  주는  서비스를  개시. 저렴한  가격과  6만  개  이상의  가맹점  확보  등을  토대로  가입자  100만  명,  누적  발행액 1,000억  원을  넘어설  정도로  급속히  성장하였으나,   '머지플러스'가  돌연  사용업종을  음식점으로 만  한정하고  머지포인트  판매를  중단하면서  소비자들이  환불을  요구하는  사태가  발생.

자료: 연합뉴스, 한경닷컴

○ 빅테크는 시장에서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한 후 킬러인수(Killer acquisition)를 통해 시장 내 경쟁자를 배제하여 지배적인 위치를 공고하게 구축하고 승자독식(Winner-takes-all)을 추구

 

  • 잠재적 경쟁사를 인수하는 전략인 킬러인수를 통해 검색에서는 구글, SNS는 메타, e-커머스는 아마존 등 특정 영역에 있어 하나의 빅테크가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음

    - 구글은 유튜브 및 다수의 광고 관련 회사, 메타는 왓츠앱 및 인스타그램, 아마존은 자포스, MS는 링크드인 등 경쟁 회사를 인수하여 해당 시장에서의 독점력을 키워왔음
 
  • 한국의 네이버는 검색뿐(점유율 61.2%⁸) 아니라 e-커머스(20.1%⁹)에서도 업계 1위로 시장을 점유하고 있어 각 주요 영역별로 1위가 구분되어 있는 미국의 빅테크보다도 국내 빅테크의 독점력이 큰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음

 

○ 빅테크가 기술적 진보와 다양한 신규 서비스를 통해 혁신을 주도하는 것으로 여겨질 수 있으나, 과거 독점 기업의 행태를 통해 빅테크가 시장을 장악한 이후에는 혁신의 동력을 상실할 수 있음을 통찰하는 안목이 필요함

 

  • 자본주의의 원동력은 공정한 경쟁을 통해 상호가 발전하여 전체적인 사회의 부를 창출하는 것으로, 지난 역사는 활발한 경쟁에 기반한 부의 창출이 하나의 독점 기업에 의한 부의 창출보다 크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음

⁸ 2022.1.1~2022.12.31 기간내 평균 기준, 2위는 구글 28.6%, 인터넷 트렌드

⁹ 2022년 기준 증권사 추정치, 2위는 쿠팡 16.5%

김준산

KB경영연구소

김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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