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3화. 애플...시 의도

3화. 애플의 세이빙스 출시 의도

애플, 은행이 되고자 하는가?
시리즈 총 7화
2023.06.15

읽는시간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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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산업 진출이 아닌, 애플 플랫폼의 확장

애플의 목적은 아이폰 중심 플랫폼 생태계를 통한 금융, 음악, 게임 등 다양한 서비스 제공으로 고객 경험을 확장하여 사용자를 생태계에 락인하고 지속 가능한 수익 원천을 창출하는 것

○ 플랫폼 기업은 자사 생태계 내에 고객을 락인하여 타 경쟁사 플랫폼으로의 교체를 어렵게 하는 동시에, 타 경쟁기업이 해당 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운 진입 장벽을 형성하는 전략을 추구함

 

  • 애플은 애플 생태계 운영 원칙과 플랫폼 참여자에 대한 제어 권한을 보유하며, 공고하게 구축된 생태계 내에서 독점적 권력을 행사하고 경쟁을 배제하며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음
    - 아이폰 등 모바일 기기와 iOS, 앱스토어가 애플 생태계의 중심을 구성하며, 애플워치, 비전 프로(2023년 6월 6일 공개) 등 웨어러블 기기와 각종 서비스를 추가하여 이를 확장하고 있음

 

  • 애플이 플랫폼을 통해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는 수익 사업이기 이전에 음악(애플 뮤직), OTT(애플 TV+), 결제(애플페이) 등으로 생태계 내에서 고객 경험을 확장하고 사용자를 락인하는 목적으로 활용됨
    - 플랫폼 확장을 위해 부가된 서비스가 창출하는 수익도 지속 확대되고 있음. 애플의 전체 매출 중 서비스 부문 비중이 2012년 8.2%에서 2022년 19.8%으로 성장

 

○ 애플의 신규 서비스 진입 전략은 한 번에 대규모 가입자를 확보하여 바로 해당 시장의 1위에 등극하기보다는, 느리지만 꾸준히 가입자를 확보하여 5년, 10년 후에는 결국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식. 12억 명에 이르는 아이폰 사용자를 기반으로 이와 같은 전략 추진이 가능

 

  • 애플은 서비스 출시와 관련하여 명확하게 차별화된 혜택을 지속적으로 제공하여 사용자가 천천히 늘어나 결국 그 수가 상당한 규모에 이르는 ‘빙하와 유사한⁶’ 전략을 추구
    - 소비자가 분명하게 느낄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하여 한 번 사용해본 소비자는 계속 사용하도록 유도. 애플페이의 간편한 인터페이스와 빠른 결제 처리, 애플 뮤직이 제공하는 공간 음향⁷, 애플 TV+의 고퀄리티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방침 등이 대표적인 예

    - 애플페이를 출시하고 2년이 지난 2016년에는 애플페이 사용자가 전 세계 아이폰 사용자의 약 10%인 6,700만 명에 불과했으나, 2020년에는 50%, 2022년에는 75%에 이를 정도로 지속적으로 증가함

 

  • 구글, 메타 등 타 빅테크는 서비스 사업 등 신규 사업 진출 시 해당 분야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기업을 인수합병하여 발 빠르게 1인자의 자리에 등극하는 전략을 선호
    - 구글은 동영상 검색 분야 1위 기업 유튜브와 인터넷 광고 분야 1위 기업 더블클릭(DoubleClick)을, 메타는 인스타그램과 스냅챗을 인수함⁸

⁶ “Will Apple take a big bite out of the banks?,” Financial Times, April 21, 2023

⁷ Spatial audio. 마치 공연장에 있는 것처럼 사운드가 재생되는 기능으로, 정면을 보고 있을 때 음악이 좌우에서 들린다면, 좌측으로 고개를 돌리면 음악이 마치 앞뒤에서 나오는 것처럼 들리게 하여 입체감을 높임. 애플의 블루투스 헤드셋인 에어팟에서 공간 음향 기능을 지원하며, 애플뮤직의 특정 음원에서만 해당 기능을 사용할 수 있음

⁸ 디지털 광고, 검색,SNS 등 각 산업 영역에서 경쟁자를 배재하기 위한 전략이기도 함

애플 매출 중 서비스 부문 비중

'애플'의 신규 서비스 진입 전략은 한 번에 대규모 가입자를 확보하여 바로 해당 시장의 1위에 등극하기보다는, 느리지만 꾸준히 가입자를 확보하여 5년, 10년 후에는 결국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식.

자료: 블룸버그(Bloomberg), 야후! 금융

전 세계 애플페이 사용자 수(백만 명)

'애플'의 신규 서비스 진입 전략은 한 번에 대규모 가입자를 확보하여 바로 해당 시장의 1위에 등극하기보다는, 느리지만 꾸준히 가입자를 확보하여 5년, 10년 후에는 결국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식.

자료: 스태티스타(Statista)

애플의 금융 서비스 확대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플랫폼 산업과 은행산업의 차이를 이해할 필요. 애플의 목적은 금융 라이선스를 통한 은행산업 직접 진출이 아님

○ 은행산업은 기본적으로 규제 준수를 기반으로 해당 라이선스에서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이익극대화를 추구

 

  • 금융 서비스 확장, 고객 확장, 지점 확장 등 은행의 모든 활동이 금융 당국의 검토 대상이며, 은행은 금융 당국의 지침을 준수하면서 최대의 이익을 추구

 

○ 플랫폼 기업은 특정 분야에서 공고하게 구축한 생태계와 고객 기반을 중심으로 신규 사업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장하는 전략을 추구

 

  • 구글, 네이버는 검색, 애플은 디바이스, 아마존은 전자상거래, 카카오는 메신저 등 특정 서비스 분야에서 다수의 사용자를 확보한 후 이를 바탕으로 신규 사업에 진출
  • 신규 사업 진출 시 규제의 준수가 아닌 규제 차익(regulatory arbitrage)을 추구
    - 빅테크는 시장 내 기존 기업에게 적용되는 규제가 신규 진출 기업에는 적용되지 않는 상황을 틈타 다수 사용자를 기반으로 빠르게 해당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워 나가는 전략을 추구

 

애플은 은행이 되어 규제 준수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닌, 지속적으로 규제 차익을 노리면서 자사 플랫폼 영향력을 확대해나갈 것으로 예상. 애플페이, BNPL, 세이빙스 등 금융 서비스 출시를 애플의 금융산업 직접 진출 의도로 파악하는 것은 지나친 추측임

 

  • 애플은 금융 서비스 제공을 위한 규제 준수 비용이 크지 않은 경우 자사가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나⁹, 규제 부담이 큰 경우에는 관련 라이선스를 보유한 협력사를 모색
    - 플랫폼 사업자에게 금융 당국의 보다 강력한 감시와 규제를 받는 결정은 마치 스스로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행위와 같다고 볼 수 있음

 

  • 세이빙스 등 애플이 금융 서비스를 확장할수록 더 많은 고객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어 고객 락인과 생태계 확장 가속화가 가능
    - 애플은 2022년 초 영국의 대안 신용평가 스타트업 크레딧 쿠도스(Credit Kudos)를 인수했으며, 자사 금융 서비스 및 타 서비스를 통해 확보한 데이터를 통해 미국에서 보편적으로 활용되는 피코 스코어¹⁰보다 훨씬 정교한 신용평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됨

⁹ BNPL의 경우 애플은 대출기관 라이선스를 보유한 자회사인 애플 파이낸싱(Apple Financing, LLC.)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함

¹⁰ 미국 피코(FICO) 사가 제공하는 신용평가 점수. FICO는 기존 사명이었던 페어 아이삭 코퍼레이션(Fair Isaac Corporation)의 약어로, 현재 사명은 피코로 변경되었음

김준산

KB경영연구소

김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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