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주 달러/원 환율은 주 초반까지만 해도 미국 고용지표 호조 소식에도 상승 폭이 크지 않았으나, 10일 저녁 발표된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가 시장 예상을 상회하고, 이로 인해 연준의 상반기 금리인하 기대가 퇴색, 미 달러화가 초 강세를 보임에 따라 이틀 간 20원 이상 급등했다.
12일 달러/원 환율 2022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1,375.4원으로 마감했고, 주요 6개국 통화로 구성된 달러 지수 (DXY)는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인 106.02pt까지 상승, 달러/엔 환율은 심리적 저지선인 152엔을 상향 돌파했다. 주말에는 이스라엘-이란 확전 가능성까지 불거지며 위험회피심리가 확산되었다.
- 2021년 이후 미 달러화와 국제유가 간 정 (+)의 상관관계가 관찰되고 있다. 국제유가 (WTI) 상승 시, 달러 지수 (DXY)의 상승 폭도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그림 5). 국제유가 상승은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위험회피심리 (또는 안전자산선호심리)를 반영하며, 동시에 공급측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한다.
이는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 증가와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를 퇴색시킨다는 점에서 달러 강세 요인이다. 추후 중동 지역 확전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95달러 이상으로 치솟을 경우 달러 강세 폭은 더욱 확대, 달러/원 환율도 2022년 하반기 수준인 1,400원대까지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표 1).
- 이번 주 달러/원 환율은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외 불안심리가 지속되는 가운데, 삼성전자 및 현대차 등 국내 기업의 외국인 배당금 지급 (약 38.6억 달러)에 따른 달러 수요 증가, 일본 엔화 약세에 동조한 원화 등을 감안하여 전주 대비 높은 수준이 예상된다. 중동 지역 리스크가 더 심화하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달러/원 환율은 주중 발표될 미국의 3월 소매판매 지표와 중국의 1분기 성장률 결과에 따라 흐름을 달리할 전망이다.
미국 소비 둔화 및 중국 1분기 성장률 개선 예상은 달러 약세 및 위안화 강세 요인이라는 점에서 달러/원 환율에는 하방 요인이다. 다만 대외 불안심리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하락 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반대로 미국 소비가 예상보다 호조를 보이고 중국 성장세 둔화가 확인될 경우, 달러/원 환율은 1,390원대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