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12월 소비자물가 (CPI) 상승률은 국제유가 하락 여파로 휘발유 가격이 낮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주거비가 시차를 두고 영향을 주고 있어 헤드라인과 근원 각각 3.0%, 3.8% (전년동월대비)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이어갈 전망이다. 예멘 반군의 홍해 선박공격으로 12월 중 유가가 잠시 70달러 중반까지 오르며 물가 상승 압력이 되는 듯 했으나, 주요국 경제지표 악화로 수요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70달러 초반으로 하락, 물가 상승 압력이 되지는 않은 모습이다.
일부는 이르면 3월부터 연준이 금리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12월 FOMC 회의록에서 금리인하 시점에 대한 단서가 확인되지 않았고 12월 고용지표가 여전히 견조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12월 물가상승률 마저 시장 예상을 상회할 경우 금리인하 시점이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염두할 필요가 있다.
- 유로지역 11월 소매판매는 하락세를 이어가겠지만 전년동월대비로는 하락 폭을 축소할 것으로 보인다. ECB 긴축에 따른 고금리가 소비자 심리를 억누르고 있어 소매판매는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나, 11월 물가상승률이 2.4%로 완화해 실질 구매력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하락 폭은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12월 소비자물가가 2.9% (전년동월대비)로 반등한 만큼, 소매판매가 다시 위축될 수 있음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실업률은 ECB 긴축 여파로 기업의 비용 부담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유로지역의 경기 침체 우려도 커지고 있어, 점차 오름세를 보일 전망이다. 12월 경제심리지수는 지정학 리스크 확대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물가가 빠르게 둔화해 실질구매력이 개선된 만큼 전월대비 소폭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 일본의 12월 도쿄 소비자물가 (CPI)는 전월대비 상승 폭을 축소할 것으로 보인다. 엔화가 점차 강세를 보이면서 수입물가가 하락하며 물가 상승폭 축소에 기여할 것으로 보이며, 정부도 물가 안정을 위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고 전기 및 가스관련 보조금 지원을 이어가는 모습인 만큼 소비자물가 상승폭은 점차 축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일본은행 (BoJ) 역시 임금과 물가의 선순환 속에 2% 수준의 완만한 물가상승을 목표로 하고 있어, 물가 하락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물가가 2%대 후반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는 가운데, 평균현금소득 증가율은 1% 내외에 머물고 있어 가계 구매력이 둔화, 가계지출은 하락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다만 기업들이 잇따라 높은 임금 인상률을 발표 중이어서 평균현금소득 상승 폭은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일본 경제단체도 최근 2~3년간 물가상승률이 2~3%를 꾸준히 웃돌고 있다며, 임금 상승률을 이보다 높게 책정해 실질임금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 중국의 12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와 전월대비 각각 -0.3%, -0.1%로 하락세를 이어가겠지만, 하락 폭은 축소할 전망이다. 경기부양을 위한 당국의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시장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어 소비심리를 악화, 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소비 심리 둔화는 생산자 물가에도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12월 NBS 제조업 PMI도 49.0포인트로 하락하며 3개월 연속 위축국면에 머무는 등 제조업 경기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생산자물가는 하락세를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 한편 물가 하락세 장기화로, 향후 물가 추가 하락에 대한 기대감으로 소비자가 구매를 보류해 소비가 둔화하는, 디플레이션 스파이럴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 한국은행은 2024년 첫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할 전망이다. 12월 물가상승률이 국제유가 진정 및 농산물 가격 안정에 힘입어 3.2% (전년동월대비) 까지 완화한 만큼 추가 인상 가능성은 없는 상황이다. 다만 이번회의에서는 국내 부동산 PF 문제가 불거지는 가운데 주요국 중앙은행의 정책금리 인하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한국은행이 그간 보여줬던 매파적 입장 대신 금리인하에 대한 시그널을 보여줄 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창용 총재는 신년 인사에서 물가 안정에 대한 원칙은 고수하면서 경기와 금융안정의 중요성도 함께 강조하며 한층 완화적인 모습을 보였다. 11월 경상수지는 전월대비 흑자 폭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한다. 11월 무역수지 흑자 폭 확대가 본원수지 흑자 폭 축소를 상쇄하면서 경상수지 흑자 폭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경상수지는 수출 반등으로 인한 무역여건 개선의 영향으로 흑자를 이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