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디 마다가스카르는 인도 대륙과 한 몸이었으나 8,800만 년 전 떨어져 나가 인도양의 섬이 됐다. 반면 노시베는 수백만 년 전 인도양에서 화산 분화로 새롭게 생긴 섬으로, 오늘날 분화구 호수 11개를 품고 있어 본토와 다른 매력을 풍긴다. 분화구 호수를 보다 생생하게 감상하려면 노시베에서 가장 높은 몽파소(Mont Passot)산에 올라야 한다.
다행히 정상까지 차량을 이용해 쉽게 오를 수 있다. 산 정상의 전망대에 서면, 탁 트인 시야에 짙푸른 분화구 호수가 가득 담긴다. 하루 중 몽파소 전망대가 가장 아름답게 빛나는 순간은 모잠비크 해협이 붉게 물드는 때로, 대자연의 장엄함에 숙연한 감동이 밀려온다. 노시베의 또 다른 일몰 명소는 서쪽 해변이다.
야자수 그늘이 드리운 백사장과 맑고 푸른 인도양의 바닷물, 쉴 새 없이 밀려드는 파도에 몸을 맡기는 여행객의 한가로운 여유가 묻어난다. 암바토로카(Ambatoroka)는 유럽인이 주로 찾는 휴양지이자 고기잡이배가 조업하는 어촌 풍경이 공존한다. 북서쪽의 안딜라나(Andilana)는 길게 뻗은 백사장이 눈부시게 빛나는 해변으로, 파라솔 아래 피크닉을 하는 휴양객과 현지인이 어우러져 즐기는 곳이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노시베를 만끽하는 완벽한 방법은 섬 주변에 진주처럼 흩뿌려진 작은 섬들을 둘러보는 호핑 투어다. 특히 매년 9~12월에는 고래상어가, 7~9월에는 혹등고래가 이곳을 찾는다. 망망대해를 유영하는 신비한 야생고래를 관찰하고, 섬 근처 얕은 바다에서 바다거북과 스노클링을 하다 보면 노시베의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다.
노시베에서 가장 인기 있는 당일 호핑 투어 여행지는 노시 이란자(Nosy Iranja)다. 아름답다는 표현마저 진부하게 느껴지는, 더없이 신비하고 환상적인 비경을 품은 섬이다. 노시 이란자는 하나의 섬인 동시에 두 개의 섬이기도 하다.
말장난처럼 들리겠지만, 두 섬이 한 몸처럼 연결돼 있다. 사람이 거주하는 큰 섬과 호텔 사유지인 작은 섬은 평상시에는 따로 존재하지만, 썰물이 되면 바닷길이 열리며 2km 남짓한 진줏빛 모래톱이 속살을 드러낸다. 그저 길 위를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른다.
발끝으로는 보드라운 모래 감촉을 느끼고, 눈으로는 수평선을 수놓는 윤슬을 바라보며, 귀로는 쉴 새 없이 밀려드는 파도 소리에 정신이 아득해진다. 천국이 있다면 이런 풍경이지 않을까. 어떤 수식어를 갖다 붙인들 눈앞의 풍경을 온전히 표현해내기란 불가능하다. 그저 두 눈에 꾹꾹 눌러 담을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