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2화. 주택...성 점검

2화. 주택시장 연착륙 가능성 점검

2023 KB부동산 보고서
시리즈 총 10화
2023.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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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착륙과 연착륙의 기로에 선 주택시장

최근 언론과 SNS 등을 중심으로 특정 아파트의 가격 하락폭이 부각되면서 주택시장 급락에 대한 우려가 크게 확산되고 있다. 2023년 1월 서울 아파트매매가격지수는 고점 대비 5.8% 하락했으나 가격 하락폭 20~30%에 달하는 아파트도 존재한다.

 

아파트가 단독주택이나 연립주택에 비해 가격 변동성이 높기는 하나, 특정 단지가 주택시장 전체를 대변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되며 좀 더 냉철하게 시장의 상황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주택매매가격지수 장기 추이

주택매매가격지수의 장기 추이를 나타낸 선 그래프. 전국과 서울로 구별하여 나타냈으며, 1986년부터 2023년까지의 기간 및 주요 사건들을 표시함.

자료: KB국민은행

경착륙과 연착륙에 대한 기준 정립도 필요하다. 주택가격이 단기간에 급락하면서 가계 부실이나 건설사 부도 등 주택시장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며 국내 경제의 급격한 위축으로 이어지는 경우 경착륙으로 볼 수 있다.

 

가장 최근 사례로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한 금융위기를 들 수 있으나 국내의 경우 다소 상황이 달랐다 당시에도 국내에서는 미분양 아파트가 급증하고 하우스푸어(House Poor) 등의 이슈가 존재했으나, 이후 주택가격이 완만하게 하락하면서 경제적 충격은 완화된 점을 고려하면 금융위기 당시를 경착륙으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오히려 주택시장만 놓고 본다면 외환위기 당시를 경착륙으로 볼 수 있다.


최근 주택시장은 경착륙과 연착륙의 기로에서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경착륙 우려가 최대 현안으로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주택시장이 직면한 다양한 이슈들을 점검함으로써 객관적으로 시장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당분간 주택시장 조정은 불가피하나 급락 가능성은 제한적

매수심리 위축으로 인한 주택가격 조정 국면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국내 주택 금융 규제 수준을 감안 하면 주택담보대출 부실 위험은 구조적으로 높지 않으며, 주택가격 급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

 

금융위기 당시 주요국의 LTV 수준이 70% 이상(미국 최대 100%, 영국 80~ 100%, 홍콩 70% 대 등)으로 상대적으로 느슨한 반면, 한국은 50% 수준을 유지하면서 주택 경기 침체에도 가계부실이나 주택 보유자의 주택처분 압력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지난 2019년 주택가격 급등으로 금융 규제가 강화되면서 주요 지역 LTV 40%, 15억 원 대출 불가 등 현재 국내 가구의 LTV는 평균 38.7%(2022년 1 분기 기준,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은행권의 경우 LTV 40% 이하인 가구가 58.4%로 절반 이상이며 70%를 넘는 가구는 1%에 불과하다. 비은행권은 LTV 70%를 넘는 가구가 15.1%로 은행권에 비해 높으나 80% 이상은 0.6%에 불과하다.

금융위기 당시 주요국 LTV

프랑스, 미국, 독일, 홍콩, 영궁, 한국의 LTV를 나타낸 막대 그래프. 금융위기 당시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자료: 주택금융공사, 금융위원회

대출 규제가 강하게 시행되면서 주택가격 대비 LTV 비율은 매우 낮은 편인데, 이는 대출 보유자의 자기자본 비중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최근 금리 상승과 대출 부담 등이 주택시장에서 급매물 증가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

 

최근의 거래 위축은 주택 보유자가 가격을 급격하게 낮추지 않으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이러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반증이라 할 수 있다.

규제 완화 전 주택담보대출 규제(LTV, DTI)

규제 완화 전 주택담보대출(LTV 및 DTI)의 규제 정도를 나타낸 표.

자료: 금융위원회

국내 금융권 LTV 비율

국내 은행권과 국내 비은행권의 LTV 비율을 나타낸 막대 그래프. 40% 이하, 40~60%, 60~70%, 70% 초과 등 4개 구간으로 구분하여 나타냄.

자료: 한국은행, “대출 규제 완화가 가계 대출 증가와 건전성에 미칠 영향”, <금융안정보고서>, 2022년

가계 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의 연체율이 역대 최저 수준을 유지하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은행권은 지속적으로 대출 건전성을 강화해왔다. 높은 가계부채 수준과 금리 인상에도 대출 연체율은 역대 최저 수준을 유지한다는 점에서 가계 대출 상환 부담은 어느 정도 감내할 수준으로 판단된다.


한편 최근 일부 가격이 급락한 아파트 단지의 영향으로 주택시장 불안이 가중되고 있으나 이들 아파트를 기준으로 주택가격 낙폭을 과도하게 해석할 필요는 없다. 실제로 일부 가격 급락 아파트가 주택 매매가격지수 하락폭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2022년 전국 아파트 가격은 3.12% 하락했으며, 이 중 가격이 20% 이상 하락한 아파트 비중은 전체의 6.5%에 불과하다. 실제로 아파트의 43% 는 가격대를 유지하거나 상승했고, 21%는 0~5% 하락하는 데 그치는 등 전체 아파트의 63%는 가격이 크게 하락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가격 급락 아파트가 주택 매매가격지수 하락에 미치는 영향은 -0.86%p에 불과하며, 이들이 주택시장 전체를 반영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과거 주택가격 하락 시기의 주택시장을 살펴보면 서울 등 실수요와 투자 수요가 집중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매수 심리 위축 여파가 반영되면서 단기간에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 금융위기 이후 서울과 수도권은 장기간 경기가 침체되었으나 단기간 가격 하락폭이 크지 않았다는 점에서 가격의 하방 경직성이 강한 시장으로 해석된다.

 

금리 상승과 매수 심리 위축, 국내외 경기 불확실성으로 주택시장 내 관망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단기간 주택가격 하락세가 전환되기는 어렵다. 다만 일부 주요 아파트의 가격 급락, 주택시장 내 하방 경직성, 안정적인 가계 대출 구조 등을 감안할 때 전체 주택가격 급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가격 변동률에 따른 아파트 비중 분포

아파트의 가격 변동률 비중을 나타낸 원 그래프. 2022년 12월 전년 동기 대비 변동률을 나타냄.

자료: KB국민은행

지역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 추이

서울 전체, 강남구, 광역시, 기타지방의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을 나타낸 선 그래프. 하락기 구간 따로 표시하였고, 2004년부터 2022년까지의 기간이 나타남.

자료: KB국민은행

다양한 이슈 점검을 통해 객관적 시각으로 주택시장을 바라볼 필요

주택시장 경착륙에 대한 우려가 높은 현재 그 어느 때보다 객관적인 시각으로 주택시장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주택시장 경착륙을 막기 위한 대비는 필요하나, 과도한 불안감 조성은 오히려 시장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경계해야 한다.


주택시장 경착륙에 대한 리스크는 주택가격 하락뿐 아니라 향후 시장에 영향을 미칠 다양한 요인을 통해 판단할 필요가 있다.

 

가격 하락폭만으로 주택시장을 진단해선 안 되며 가격 상승에 대한 가계 부담과 금리 인상에 따른 가계의 상환 압박, 거래 시장의 회복 여부, 미분양 아파트 적체와 그 영향, 그리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시장 등 주택시장 내 다양한 현안들을 점검해야 한다.

부동산연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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