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후 집값 얼마나 뛰었길래 재지정?!

우리들의 집이슈
2025.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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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3일, 서울시가 일명 '잠삼대청' 아파트 291곳과 신속통합기획 6곳의 토지거래허가를 해제했습니다. 강남구와 송파구를 중심으로 집값이 들썩이자, 5주만인 3월 19일,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이 나와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확대 재지정됐습니다.

해제 이후 5주 동안 토지거래허가가 해제된 단지와 해제 보류된 단지 집값은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요? KB부동산이 실거래가와 분위기를 살펴봤습니다.

2월 13일 토허제 해제 이후 강남구, 송파구 매매가격지수 급등

25년 1월 6일 부터 3월 10일 까지 '강남구', '송파구', 서울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추이를 그래프로 정리했다.

토지거래허가제는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정부가 지정한 지역에 일정 크기 이상 주택·상가·토지를 거래할 때 구청장의 허가를 받도록 한 제도입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2년 이상 실거주와 1년 내 기존주택 처분, 관할 구청장의 허가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되면 실거주 의무가 사라지고 전세를 끼고 주택을 구입하는 이른바 '갭투자'도 가능해집니다.

1월 14일, 서울시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KB부동산 데이터허브>KB통계>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이때 서울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해제 발표 직전인 2월 첫째 주까지 보합세를 보였습니다.

2월 13일 토지거래허가제 일부 구역 해제 이후인 2월 셋째 주부터 강남, 송파구 매매가격지수가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강남구는 2월 셋째 주 0.38%로 송파구(0.29%)보다 더 많이 올랐습니다. 강남구는 이후 2주 동안 각각 0.46%씩 올랐고, 3월 둘째 주에는 0.90%나 올랐습니다.

강남구 상승세가 잠시 주춤했던 2월 넷째 주와 3월 첫째 주에는 송파구 집값이 오르기 시작합니다. 송파구는 2월 둘째 주 0.12%에서 셋째 주 0.29%, 넷째 주에는 0.58% 올랐습니다. 이 기세는 3월에도 계속되고 있는데요. 

3월 첫째 주 0.70%, 둘째 주 0.89% 올랐습니다. 토허제 해제 후 시작된 강남발(發) 집값 상승세는 서울 전체 평균도 끌어올렸습니다. 3월 둘째 주 기준 서울 매매가격지수는 0.26% 상승입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된 ‘잠삼대청’ 실거래가 변화

'잠삼대청' 대표 단지의 '토허제' 해제 전후 실거래가를 비교하는 그래프다.

지난 2월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되었던 곳은 이른바 '잠삼대청'으로 불리는 국제교류복합지구 주변이 대표적입니다. 송파구 잠실동과 강남구 삼성, 대치, 청담동 아파트 305곳 중 291곳, 그리고 신속통합기획 재건축·재개발 사업지 123곳 가운데 조합설립인가를 끝낸 6곳이 해제됐습니다. 

토허제 해제로 강남구, 송파구 단지들의 가격 움직임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잠삼대청’ 지역은 2020년부터 5년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었는데요. 그동안 강남구 압구정동과 서초구 잠원동, 송파구 잠실동과 신천동 등 인접 지역에서 토지거래허가가 필요한 곳과 필요하지 않은 곳이 상반된 거래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했었습니다.

해제 수혜를 받은 대장 아파트 실거래가를 살펴볼까요?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1단지 전용 84㎡는 해제 당일인 2월 13일 40억원에 팔렸습니다. 직전 거래가는 2024년 9월 35억 1,000만원이었는데요. 직전 거래가 대비 4억 9,000만원 올랐습니다. 강남구 삼성동 삼성힐스테이트1단지 전용 84㎡도 1월 28억 7,000만원에서 3월 31억원으로 2억 3,000만원 올랐습니다. 

송파구에서는 잠실동 '엘리트'(잠실엘스, 리센츠, 트리지움)’ 실거래가를 살펴보겠습니다. 토허제 해제 이후 잠실엘스, 리센츠, 트리지움 모두 국평의 경우 25억원 이하 저가 매물은 자취를 감췄고 매도 호가가 일제히 올라갔습니다.

잠실엘스는 2월 13일부터 3월 18일 현재까지 16건의 매매 거래가 이뤄졌는데요. 그 중 전용 84㎡ 14층은 2월 26일 30억원에 거래되기도 했습니다. 이는 해당 타입 신고가를 경신한 것입니다. 같은 기간 리센츠도 22건, 트리지움은 14건 거래됐습니다. 

토허제 해제가 보류된 곳 분위기

일부 지역이 토허제가 해제됐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곳도 있었습니다. 바로 강남구 압구정동과 영등포구 여의도동, 양천구 목동, 성동구 성수동 등 주요 재건축, 재개발이 진행 중인 14곳인데요. 이곳을 줄여 ‘압여목성’이라고 부릅니다. 

대단지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는 강남구 압구정동은 이미 토지거래허가제에도 신고가 경신 사례가 이어지던 곳이라, 토허제 보류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신현대12차 전용 109㎡는 2월 14일 52억 5,000만원에 거래됐는데요. 직전 거래가인 1월 50억 5,000만원보다 2억원 올랐습니다.
 
‘압여목성’ 외에도 공공재개발 34곳 및 투기과열지구(강남 3구, 용산구) 내 신속통합기획(재건축, 재개발) 14곳도 남았습니다. 이들 지역은 투기 과열 우려로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유지됐었는데요. 대표적인 단지로는 강남구 대치동 은마, 미도, 개포우성1, 2차,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와 아시아선수촌 등이 있습니다. 

'대치동'과 '잠실동' 재건축된 곳의 '토허제' 유지 발표 전후 실거래가를 그래프로 정리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 전용 76㎡의 경우, 해제 전에는 27억~27억 4,0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유지 발표 후인 2월 27일에는 28억 5,0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이는 해당 타입 최고가입니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로 가볼까요? 

전용 76㎡는 2월 27일 31억 7,700만원에 손바뀜 됐는데요. 1월 실거래가 29억 8,700만원에 비해 1억 9,000만원 올랐습니다. 두 단지 모두 상승폭이 해제된 곳에 비해 적긴 하지만 토지거래허가제 전에 비해 1억 5,000만~1억 9,000만원 오르는 등 해제 보류에도 집값 상승의 영향을 받는 분위기였습니다.

강남, 서초, 송파, 용산구 전체 아파트를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지정하는 내용을 지도위에 표기하여 보여주고 있다.

이에 3월 19일, 국토부와 관계부처는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내고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확대 재지정했습니다. 이번에는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용산구 소재 전체 아파트가 대상입니다. 4개 자치구에는 약 2,200개 단지, 40만가구가 포함되며, 기간은 3월 24일부터 9월 30일 6개월 간입니다.

앞으로 6월까지 국토부와 기재부 등 관계부처가 서울 주택이상거래를 기획조사 한다고 하니, 강남발(發) 집값 오름세가 다시 수그러들지 지켜봐야겠습니다. 부동산 정책 변화와 시장 흐름을 KB부동산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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