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한국은행이 새해 첫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종전 연 3.0%로 동결했습니다. 지난해 10~11월 2회 연속 금리를 낮춘 상황에서 3회 연속 인하를 이어가기가 부담스러웠던 것으로 관측됩니다.
특히 트럼프發 인플레이션에 이어 최근 불거진 경제외 변수로 인해 1,500원을 위협하는 높은 원달러 환율에 적극 대응한다는 의지로 보입니다. 금리 인하로 인한 소비 진작보다 주택가격 및 가계부채에 대한 자극을 우려하는 시각이 컸고, 美 연준(Fed)의 통화정책 메시지를 확인하자는 복선이 깔린 것으로 해석됩니다.
연준이 지난해 12월 제시한 2025년 최종 정책금리 3.9%와 현 금리 4.25~4.50% 간 차이(0.35~0.60%p)로 보아 2회 스몰컷이 예상됩니다. 더욱이 연준 내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코멘트가 점점 속도조절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죠.
이런 상황에서 한은이 연준의 통화정책을 확인치 않고, 먼저 금리를 내리면 한미 금리차가 상단기준 1.50%p에서 1.75%p로 늘어납니다. 원화값 급락으로 석달째 오른 수입물가가 소비자물가로 연동될 수 있는 상황에서 금리차까지 늘면 환율 상승을 부채질하고, 외자 유출로 번질 수도 있습니다.
다만 2월 25일 예정된 2차 금통위 정기회의에서 금리 인하 기대치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트럼프 정부 출범 후 통상압력 우려가 커짐에 따라 수출 증가율이 둔화될 가능성이 커졌고, 내수 부진이 이어지다 보니 경기침체에 대한 위기감이 확산되는 분위기입니다.
지난주 글로벌 투자은행(IB) 8개사가 올해 한국 국내총생산 증가율 평균전망치를 1.7%로 낮춘 바 있죠. 시장전문가들은 소비심리 위축에 따라 한은도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9%에서 다소 하향 조정하면서 기준금리도 함께 내릴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변수는 남아 있습니다. 1월 28~29일 개최하는 美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 동결이 우세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美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2024년 12월 기준으로 전년동기 대비 2.9% 상승해 컨센서스에 일치했습니다.
예상치에 부합했지만, 9월 2.4%를 저점으로 10월 2.6%, 11월 2.7%에 이은 상승세이고, 연준 2% 목표치를 상회함에 따라 FOMC 동결의지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내수 회복에 방점을 둬야 하지만, 高환율로 인해 미국의 인하 속도까지 염두에 둬야 하는 복잡한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