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왜 필요할까? 우리 집 돈 이야기 나눠보기

아이들에게 돈의 역할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대부분 “물건을 살 때 필요하다”라고 대답합니다. 하지만 돈을 그냥 무언가를 사기 위한 것 정도로만 여기기 시작하면 돈을 벌고 모으는 목적을 단지 '쓰기 위해서'라고 생각해버릴 수 있어요.

돈은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도구입니다. 하지만 그 자체가 인생의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되겠죠. 돈은 단순히 쓰기 위한 것을 넘어 원하는 꿈을 이루고 가족의 행복을 지키기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니까요. 그래서 아이에게도 “돈은 많을수록 좋은 거야”라고 말하기보단 돈이 어떤 기능을 하고, 왜 필요하며, 어떤 방식으로 쓰이는지 알려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걸 이해하는 것이 경제교육의 가장 첫 단계이기도 하고요.

지금부터 아이에게 알려줘야 할 돈의 세 가지 역할과 우리 집 돈 이야기 나누는 법에 대해 살펴볼게요. 

돈은 무언가를 사고팔 때 사용됩니다. 시장에 가서 과일을 사거나, 지하철을 탈 때, 외식할 때, 모두 돈을 주고받지요. 돈과 물건, 돈과 서비스를 서로 바꾸는 것이 바로 돈의 ‘교환’ 기능입니다. 아이들이 가장 먼저 알게 되는 개념이기도 하고, 돈은 이게 전부라고 생각하기도 해요.

돈은 물건이나 서비스의 가치를 비교하는 척도로 사용되기도 해요. 줄자로 물건의 길이를 재듯, 돈으로 물건이나 서비스의 가치를 재는 거지요. 음식점 메뉴판에 쓰여있는 음식 가격들을 떠올리면 쉽습니다. 각 메뉴마다 가격이 다르다는 것은 각 음식들의 가치가 다르다는 것을 돈으로 표현한 것과 같아요. 이처럼 돈을 통해 서로 다른 종류의 물건이나 서비스의 가치를 비교할 수 있죠.

돈은 지금 당장 쓰지 않고 나중에 사용하기 위해 저장해둘 수도 있어요. 은행에 저축하는 바로 그 기능이랍니다. 미래를 대비하여 현재의 돈을 보관해두는 거지요.

다 알고 있는 개념이지만 이렇게 정리하니 새롭지요? 아이들은 어린 시절부터 이미 자연스럽게 이런 개념들을 익혀왔답니다. 은행놀이, 시장놀이, 병원놀이를 통해서요.

이제 돈으로 하는 다양한 경제활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차례예요. 우리 집 경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시작해 보세요. 아이가 자연스럽게 돈의 역할을 이해하게 되는 방법입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경제활동을 ‘어른들의 일’이라고 생각해요. 어른들 역시 아이들이 돈에 관심을 가져봐야 좋을 것 없다고 여기기도 하고요. 하지만 아이들은 예상외로 돈에 관심이 굉장히 많거든요. 우리 집 가정 경제생활을 적절하게 공유하면 아이도 자연스럽게 돈의 역할과 그 의미를 배워갈 겁니다.

아이에게 이렇게 질문해 보세요.

이런 대화를 통해 아이에게 돈을 바라보는 ‘생각의 틀’을 만들어줄 수 있어요. 아이 입장에서는 자신이 가족 구성원의 한 축으로 당당히 인정받는 느낌도 들 거고요.

말로 대화를 나누는 것도 좋지만, 돈이 들어오고 나가는 경로를 시각적으로 그려보면 아이가 훨씬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요. 자녀가 아직 어리다면 구체적인 돈의 액수를 언급하지는 않아도 돼요. 돈이 들어오고 나가는 방향을 눈으로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아이가 구체적인 숫자를 궁금해하는 연령이라면 공개 가능한 선에서 대략적인 수치를 언급해 줘도 괜찮고요.

예를 들면 아래처럼 구분해 볼 수 있겠죠? 자녀의 이해 정도에 따라 조금 더 세분화해도 좋아요.

아래 첨부한 PDF 파일을 출력해 우리 가정 상황에 맞게 작성해 보세요!

함께 그린 그림을 보면 대화거리가 풍성해집니다. 아래와 같은 대화를 쭉 나눠보세요. 엄마는 질문을 하는 역할, 아이는 생각하고 대답해보는 역할입니다.

“우리 집에 돈이 들어오는 길은 어떤 게 있을까?”

“돈이 나가는 곳 중에 가장 중요한 건 뭐라고 생각해?

“가족이 모두 만족하는 소비는 어떤 게 있었을까?”

“만약 절약을 한다면, 어디서 줄일 수 있을 것 같아?"

이런 질문을 통해 아이는 본인의 즐거움을 위해 쓰는 돈뿐만 아니라 가정경제를 꾸려나가려면 돈을 사용해야 하는 곳이 다양하게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됩니다. 돈을 써야 하는 순간 더 좋은 선택을 하는 힘을 기를 수 있고요.

어려서부터 돈에 대해서 편안하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세요. 돈을 ‘밝히는’ 아이가 아니라 돈에 ‘밝은’ 아이로 자라게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