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무역제재 지속 시 4분기 이후 경기 둔화 요인 미중 무역분쟁이 6월 말 양국 정상의 협상 재개 합의로 다소 진정되는 가운데, 한국 경제에는 새로운 하방리스크가 발생했다. 한일 양국의 역사적 이슈에 대한 갈등이 외교적 해법을 찾지 못하고 무역갈등으로 진화되었기 때문이다. 7월 1일, 일본 경제산업성 (METI)은 한국으로 수출하는 반도체 및 OLED 디스플레이용 재료인 세 가지 품목에 대한 신고절차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들 세 가지 품목은 한국의 주력 수출 산업에 핵심적인 소재로 대부분 일본산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수입에 차질이 있는 경우 생산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일본은 더 나아가 전략물자 수출의 허가 신청을 면제하는 국가 목록인 ‘화이트 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할 것을 시사했고, 이를 위해 7월 24일까지 업계의 의견 수렴절차를 진행할 것을 예고했다. 이러한 일본의 한국에 대한 무역제재는 일부 예상되었던 부분이 있었으나, 일본이 주최하고 자유무역을 강조했던 6월 말 G20회담 직후에 전격적으로 발표되었다는 것이 시장에는 다소 충격이었다. 달러/원 환율은 6월 말 1,154.7원에서 일본의 제재 발표 이후 상승세를 보여 7월 3일에는 1,171.3원으로 마쳤다. 원화가 3 영업일 동안 달러에 대해 1.4% 약세 (약 17원)를 보인 것이다. 같은 기간 동안 코스피도 1.6% (2,130.62에서 2,096.02)의 하락세를 보였다. 7월 4일 현재 달러/원 환율은 1,169원, 코스피는 2,101pt로 전일 종가보다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일본의 무역제재 발표 이전 수준을 하회하고 있다. 이번 제재가 빠른 시일 내에 종결되지 않고 지속될 경우, 생산 등 실물경제에 미치는 여파는 90일 이후부터 가시화될 수 있다. 일본 정부의 수출 심사에 약 90일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일단 반도체 업계는 제재 대상인 일본산 소재에 대해 약 3개월치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으며, 반도체 제품의 높은 재고 수준을 고려하면 적어도 연말까지는 생산에 큰 차질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반도체 수출의 규모가 국내총생산의 약 6% 내외를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본의 제재가 지속되어 그 여파로 수출물량이 10% 감소할 경우에는 경제성장률이 0.6%p 가량 하락할 수도 있다. 또한 일본이 ‘화이트 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할 경우, 추가적인 소재 및 부품의 수입이 어려워질 수 있어 2019년 하반기, 특히 4분기 이후의 생산 및 수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