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피격 이후, 미국 대선 중간 점검과 금융시장 영향

2024.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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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2024년 '대통령 선거'를 의미하는 성조기 등이 위치하고 있다.

피격에도 건재한 트럼프, 지지율 상승

7월 13일(현지 시각),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진행된 선거 유세중 도널드 트럼프 후보에 대한 암살 미수사건이 발생했다. 트럼프 후보가 연설하던 도중 저격범이 쏜 총알이 트럼프 후보의 오른쪽 귀를 스친것 .트럼프 후보는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지만, 유세에 참석한 지지자 중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

총상 이후 트럼프 후보가 주먹을 불끈쥐고 건재함을 과시하는 모습이 주요 언론과 SNS를 통해 급속도로 확산되었다. 피격에도 불구하고 강인한 모습으로 지지층의 결집을 호소하는 모습에 트럼프 후보의 당선 확률이 크게 높아졌다.

이번 대선에서 바이든 후보와 트럼프 후보 모두 고령이슈가 존재하는 가운데 피격 사건이 트럼프 후보의 건재함과 강인함을 강조하는 요인으로 평가받으면서 트럼프에게 보다 우호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피격 이후 트럼프 당선 가능성 확대

24년 1월 부터 24년 7월 까지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을 그래프로 표현하였다. 1차 토론과 피격 이후 상승한 것이 눈에 띈다.

자료: Bloomberg

바이든 전격 사퇴에 따른 미국 대선 불확실성 고조

피격 사건 이틀 후인 15일, 주요 격전지인 위스콘신주의 밀워키에서 공화당 전당대회가 개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피격을 받았음에도 예정된 일정을 소화하며 건재함을 과시했고, 18일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되었다.

아울러 대선 레이스를 함께할 부통령으로 J. D. 밴스를 지명했다. 그는 빈곤한 노동자 집안 출신으로 자수성가 했다는 점에서 트럼프 후보의 금수저 이미지를 희석할 수 있는 후보다. 또 중산층 이하 유권자와 노동계층 중심의 경합주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편, 트럼프의 약진에 따라 바이든과 민주당의 고민은 깊어졌다. 예년보다 빠르게 진행된 첫 TV토론회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크게 부진하면서 후보 교체에 대한 목소리도 커졌다. 민주당 주요 인사를 비롯해 원내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불출마를 어떻게든 설득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이에 결국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1일, 차기 대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전당대회에서 공식 후보로 지명되기 위해서는 대의원 300명 이상의 지지가 필요한 상황인데, 만약 해리스 부통령이 후보로 선출된다면 바이든 캠프로 모인 선거 자금 약 9,600만 달러(약 1,333억원)를 기부 형태로 모두 사용할 수 있다.

민주당은 오는 8월 19일, 전통 텃밭인 시카고에서 전당 대회를 통해 대선 후보를 공식 지명한다. 이후 9월 10일 두 번째 TV 토론회가 예정되었는데, 지난 1차 토론에서의 열세를 만회하고 불리한 대선 판도를 역전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2기를 반영하기 시작한 금융시장

이처럼 트럼프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고, 민주당 내부의 혼란이 가중되면서 공화당이 대통령과 의회를 모두 장악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힘을 얻고 있다. 만약, 공화당이 상원과 하원을 모두 장악하는 결과가 나타날 때는 트럼프 행정부 2기의 정책 추진력이 더욱 강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시장에서는 트럼프 트레이드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먼저,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채권시장에는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최근 미국 경제는 고용지표가 둔화하며 물가가 하향 안정화하면서 정책금리가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감세, 관세 부과, 반(反)이민정책, 규제 완화 등의 정책변화가 예상되는데, 이는 대체로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이를 반영해 채권시장에서는 장기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면서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만큼 낮아지지 못하는 베어스티프닝(Bear Steepning: 약세를 동반한 수익률 곡선의 가파른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 아울러 관세 부과로 물가가 높아지고, 감세 또한 경제 성장기여를 통해 물가상승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채권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킬 요인으로 꼽힌다.

주식시장에서는 대형 기술주의 쏠림이 완화되기 시작했다. 인공지능(AI) 성장에 힘입어 강세를 지속해온 대형 기술주(Magnificient7, M7)는 올해 미국 증시 상승률의 기여도가 약 60%에 달하는 등 집중화가 심화돼왔다.

하지만 트럼프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수혜 업종으로 예상 되는 에너지, 방산, 금융, 헬스케어 업종으로 매수세가 유입 되었다. 아울러 기대 인플레이션이 높아지고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경기 민감 업종에도 긍정적이다. 이런 업종별 순환매(Rotation Trade) 흐름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대형 기술주에 대한 수급 쏠림과 시장 집중화 현상을 다소 완화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중국 관세 부과 예고

'트럼프' 후보가 대중앞에서 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트럼프 후보의 약진으로 중국과 무역 갈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졌다. 부통령 후보로 지명 받은 밴스도 오하이오주 상원의원으로 재직하면서 중서부 지역의 산업 일자리를 재건하려고 중국에 대한 관세 인상을 주장했다.

이는 트럼프 후보의 보호무역주의 성향에 부합하는 것으로, 트럼프 행정부 2기가 출범할 경우 관세 부과를 통한 주요국과의 통상 마찰이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미 트럼프 후보는 인터뷰를 통해 재집권시 전세계 상품에 10%관세를 부과함과 동시에 중국산 제품에는 60% 이상의 고율관세를 부과하는 대중 강경책을 예고해왔다.

이처럼 트럼프가 보호무역주의를 강조하는 배경은 제조업 경쟁력 회복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 수백만 개를 창출하기 위해서다. 지난 트럼프 행정부 1기 시절을 되돌아보면, 보호무역주의 정책 효과로 제조업 리쇼어링이 나타났다. 관세 부과를 통해 국내 제조업을 육성하고, 관세를 회피할 유인을 제공하려고 글로벌 기업의 생산 거점을 미국 내에 유치했기 때문이다.

만약 트럼프 행정부 2기가 출범한다면 지난 1기 시절보다 미·중 양국의 갈등이 극심할 것으로 전망하는데, 경제뿐 아니라 안보 분야도 마찰이 심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11월 5일 예정된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이 중요한 변곡점을 맞을 수 있다는 점이 우리가 미국 대선 레이스의 전개 과정을 계속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트럼프 후보의 관세 인상 관련 주요 발언

  • 상호 무역법을 근거로 무역 상대국이 미국에 부과하는 관세와 동일한수입관세를부과할것
  • 모든 수입품에 보편적 기본 관세로 10%의 관세를 부과할 것 (현재는 3% 수준)
  • 중국에 대해서는 관세를 단계별로 인상해 최대 60%를 부과할 것

'미국'과 '중국' 국기로 만든 종이배가 대치하고 있는 모습이다.

최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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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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