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준비제도(연준, Fed) 등 주요 중앙은행들이 추가 기준금리 인상의 가능성을 아직 열어놓고 있지만,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0.25%p 기준금리 인상으로 미국과 한국의 가팔랐던 긴축 사이클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이제 기준금리를 얼마나 더 올릴 것인지가 아니라 얼마나 오래 유지할 것인지의 이슈가 남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공급망 차질 등으로 크게 치솟았던 물가가 정점을 지나 안정화되고 있고, 통화정책은 추가 긴축 가속보다는 누적된 긴축효과가 경제에 미칠 영향을 살피면서 관망하는 모드로 전환되었다. 금융시장의 관심도 인플레이션보다는 경기흐름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촉발된 변동성으로 주식시장은 연초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코스피는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배율(PER)이 12.8배까지 상승하는 등 추가로 오르기에는 밸류에이션 멀티플(P/E)이 높아지면서 비싸졌다.
연준의 연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는 다소 후퇴했으며, 경기침체에 대한 경고음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정 업종과 종목들은 테마를 형성하면서 매우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특히 차세대 혁신테크로 각광받고 있는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로봇산업, 럭셔리 소비재 등의 성과 우위가 두드러진다.
성장이 희소한 국면일수록, 확실한 성장 모멘텀이 보이는 테마로 자금이 빠르게 유입되는 흐름은 자연스럽다. 최근 전 세계 증시에 유입되는 자금 흐름은 정체되고 있지만, 기술 업종으로의 자금 유입은 뚜렷하다. AI 테마의 ‘미니버블’ 논란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혁신테크 등 성장주의 비중은 꾸준하게 늘려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