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이솝우화에서 읽었던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를 기억하시나요? 무더운 여름, 개미는 열심히 일을 하는 반면, 베짱이는 그런 개미를 비웃으며 나무 그늘 아래서 노래를 부르고 낮잠을 잡니다. 겨울이 되자 개미는 그동안 모아둔 식량 덕에 풍족하게 살지만, 베짱이는 추운 겨울을 굶으며 지냅니다.
미래를 위해 열심히 일하고 저축한 사람은 잘 살지만, 눈앞에 즐거움을 추구하고 게으른 사람은 가난해진다는 교훈입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솝우화와 반대의 일이 일어나는 것처럼 보입니다. 개미처럼 일만 하는데 가난하게 사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놀기만 하는데 임대료와 주식 배당금으로 베짱이처럼 사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죠.
현실에서 베짱이처럼 사는 사람을 무작정 잘못되었다고 할 수 있을까요? 만일 부모가 이런 시각을 갖고 있다면, 자녀에게 잘못된 경제관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남들보다 더 일찍 소득과 소비 개념을 깨우쳐 미래를 준비하고, 더 많이 노력해 부를 이룬 자수성가형 부자는 베짱이보다는 개미에 가까운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솝우화에서 베짱이는 왜 겨울을 준비하지 않았을까요? 사실 베짱이는 메뚜기과에 속하는 한해살이 곤충입니다. 겨울에는 알의 상태로 동면하기 때문에 식량을 쌓아두어야 하는 개미처럼 겨울을 준비할 필요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니까 베짱이도 개미도 자신들의 상황에 맞게 삶을 준비하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