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배출량 감축 규제가 갈수록 강화됨에 따라 글로벌 선사들은 신규 선박 도입 시 친환경 선박을 발주해 향후 선대를 친환경으로 구축할 수밖에 없는 상황
이 같은 트렌드를 반영하여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 클락슨(Clarksons)은 2020~2030년을 LNG 추진선 도입기, 2030~2040년을 무탄소 선박 도입기, 2040~2050년을 무탄소 선박 확장기로 지정. 향후 친환경 선박 개발 및 발주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
글로벌 선사들의 친환경 니즈 증가로 조선사들은 LNG, LPG, 수소, 에탄올, 메탄올, 암모니아를 연료로 사용하는 친환경 연료 추진선 개발에 나섬
특히 상선 중 가장 빠른 운항 속도를 자랑하는 컨테이너선은 상대적으로 많은 배기가스를 배출해 선사들이 친환경 선박 도입에 적극적
이에 글로벌 컨테이너 선사들의 친환경 선박 도입 전략을 통해 향후 방향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데 글로벌 1위 해운사 MSC는 LNG·메탄올·연료전지, 2위 머스크(Maersk)는 바이오디젤·메탄올·암모니아 기반 친환경 선박 운항 전략을 수립, 향후 관련 선박 발주가 증가 예상
신조 발주 선박의 연료 전망
자료: 클락슨, 해양수산부 재인용
최근 글로벌 선사들의 선박 발주 현황을 살펴보면 머스크는 메탄올 추진선 19척, MSC는 LNG 추진선 58척을 발주. 글로벌 3위 선사인 CMA CGM은 LNG선 42척과 메탄올선 18척을 발주하며 가장 공격적으로 친환경 선대를 확장 중
- 국내 해운사 중에는 HMM이 메탄올 추진선 9척을 발주하며 친환경 선대 구축 대열에 합류
이 같이 지속되고 있는 글로벌 메이저 선사들의 친환경 선박 발주는 LNG 추진선을 넘어 메탄올 추진선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곧 암모니아 추진선으로 확장될 전망
[LNG 추진선] 최근 친환경 선박시장을 대표하며 지속적인 발주 증가 예상
기존 연료에 비해 아황산가스 90%, 이산화탄소 20%, 질소산화물 80% 저감 효과가 있는 LNG 추진선은 최근 친환경 선박 신조시장에서 대세로 자리 잡음
LNG 추진선은 일반적인 선박 연료와 함께 LPG도 사용 가능한 이중연료 추진선을 포함할 경우 2030년까지 약 4,000척으로 늘어날 전망
- 2023년 5월 말 기준 운항 중인 LNG 추진선은 914척, 선박 주문서(오더북)에는 858척[재화중량톤수(DWT) 기준 오더북 전체 수주량의 30.9%를 차지]이 인도 대기 중
- 한국은 2022년 기준 LNG 추진선의 54%를 수주, 시장점유율 1위를 이어감
다만, LNG 추진선은 LNG를 영하 163도 이하에서 액체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대규모 연료 탱크를 장착해야 하고, 급유 시설이 부족하며, 화재 안전성이 낮다는 점 등이 단점으로 지적되어 왔는데, 선박 발주 증가와 함께 관련 문제를 보완해 나가고 있음
LNG 추진선 발주 추이
자료: 클락슨
LNG 추진선에 설치된 LNG 연료 탱크
자료: 해양수산부
[메탄올 추진선] 글로벌 메이저 해운사 머스크가 선택한 친환경 선박
메탄올은 극저온으로 보관 절차가 복잡하고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LNG와는 다르게 상온에서도 액체 상태로 자유롭게 저장하고 운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존재
연료 유출 시에도 메탄올은 물에 빠르게 녹아 해양 오염을 일으키지 않음
특히 메탄올은 기존 벙커C유 대비 황산화물은 99%, 질소산화물은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으며 생산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 저감(25%)도 가능
- 온실가스의 경우 탄소포집기술 활용 시 메탄올 생산에 투입도 가능해 저감폭은 더 큼
이에 글로벌 메이저 선사 머스크는 컨테이너선에 가장 적합한 저탄소 연료로 메탄올을 선택하고 2040년까지 메탄올 추진선을 꾸준히 도입해 온실가스 배출 제로화를 실현하겠다는 목표로 최근 발주를 서두르는 모습
- 머스크는 지난 2021년 8월부터 2022년 말까지 총 19척의 메탄올 추진선을 발주했으며, HD현대중공업이 이 선박들을 전량 수주한 바 있음
- HD현대중공업은 전 세계 메탄올 추진선시장의 55%를 장악하고 있으며(HJ중공업 2%, 중국 조선사 43%), 기후 기술 스타트업 C1에 투자하는 등 메탄올 대량생산도 준비 중
머스크가 2021년 발주한 메탄올 추진선(2023년 6월 중 인도 예정)
자료: 머스크
[암모니아 추진선] 근본적인 탈산소 차세대 선박으로 1~2년 내 상용화 예정
암모니아는 수소처럼 연소 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특성을 보유하며, 수소에 비해 제조와 저장, 수송에 필요한 과정이 단순해 경제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존재
또 공기보다 가볍기 때문에 환기성이 좋고, 무색이며 자극적인 냄새를 풍겨 누출 시 곧바로 알 수 있으며, 가솔린에 비해 폭발 가능성도 낮아 상대적으로 안전한 에너지원
이 같은 장점으로 암모니아는 LNG, 메탄올을 이어 ‘무탄소 선박’을 실현할 차세대 선박 연료로 거론되고 있으며 주요 조선사들은 관련 기업들과 협력해 상용화를 준비 중
- 삼성중공업이 가장 활발하게 관련 기술을 개발 중이며, ‘카스토르 이니셔티브(Castor Initiative)’라는 이름의 동맹을 결성하여 암모니아 추진선 상용화를 위한 밸류체인을 구축 중
- HD현대중공업은 최근 싱가포르 해운사 이스턴퍼시픽쉬핑(EPS)과 함께 암모니아 이중 연료 가스 운반선 발주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였으며,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은 일본 해운사로부터 암모니아 추진선 1척을 수주해 2023년 12월까지 건조 예정
다만, 암모니아는 독성과 부식성이 강해 선박 연료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안전성 확보를 위한 기준 마련과 엄격한 관리가 필요
또한 자연 발화 온도가 높고 연소 속도가 느려 점화를 위해서는 ‘파일럿 오일’이 필요하며, 암모니아 선박 연료인 액화 암모니아는 디젤보다 무겁고 부피가 약 2.74배 커서 기존 화석 연료 대비 약 4.1배 큰 연료 탱크가 필요한 단점은 극복해야 할 과제
암모니아 추진선 콘셉트 디자인1
자료: NYK Line
암모니아 추진선 콘셉트 디자인2
자료: MOL
[기타 논의 중인 선박] 다양한 친환경 선박이 논의되고 있으며 실용성 검증 중
[수소 추진선] 암모니아와 함께 근본적인 탈탄소 선박으로 구분되나 영하 235도의 극저온에서 액화해야 하고, 저장 탱크가 기존 연료 탱크 대비 7배 이상 커서 화물 적재 공간이 상대적으로 적으며, 운송 및 저장에 많은 비용이 발생해 선사들의 선호도가 낮음
[원자력 추진선] 소형 원자로를 이용하여 높은 출력과 오염 물질 최소화가 가능하며, 연료봉을 탑재하면 20년간 교체가 필요 없어 연료 적재 공간을 활용해 더 많은 화물 적재가 가능. 다만 원자력 폐기물 처리 및 운용과 관련된 위험성이 높음
- 현재 운용 중인 원자력 추진선은 잠수함 150척, 항공모함 12척, 쇄빙선 5척, 상선 1척
[바이오 추진선] 타 연료와 혼합 사용이 용이한 바이오 연료는 기존 선박 연료 계통 장치와 연료 탱크를 사용할 수 있어 저장 및 운송 측면에서 가장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나, 산화에 따른 연료 효율 저하와 연료 공급 인프라 부족 문제 존재
[전기 선박] 소형 페리(노르웨이 피오르드에서 세계 최초로 운항) 등에 특화되어 운영 중이며, 현재 개발된 배터리는 장기 항해나 대형 선박에는 이용하기 어려움
- 최근 연안 항로를 오가는 소규모 카페리나 여객선에 주로 도입되고 있음
이같이 다양한 친환경 선박들은 각각의 장단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선박 운항 목적과 항로 길이 등을 고려해 가장 적합한 연료를 선택하여 사용할 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