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국내 빅테크의 금융 서비스 전략과 시사점

애플, 은행이 되고자 하는가?
시리즈 총 7화
2023.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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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빅테크는 애플과 달리 직접 금융업에 진출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빅테크 금융 플랫폼을 통한 금융 게이트웨이로의 확장 가능성도 보여지고 있음. 국내외 빅테크 전략을 세 가지로 요약하여 정리할 수 있음

[금융사 직접경쟁] 국내 빅테크들은 다수의 금융 라이선스를 보유하여 애플과 같은 자사 플랫폼 확장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플레이어로서 본격인 금융산업 진출을 추구함

 

  • 카카오는 인터넷 전문 은행 라이선스를 통해 카카오뱅크를, 카카오페이증권은 혁신 금융서비스 지정을 통해 주식거래 서비스를 제공 중

 

[금융 게이트웨이] 최근에는 금융상품 중개를 통해 빅테크 금융 플랫폼이 타 금융사에 대한 게이트웨이로 발전할 가능성도 예상되는 상황

 

  • 카카오페이는 온라인 대출중개업 라이선스를 토대로 대출 비교 플랫폼을 운영 중이며, 네이버파이낸셜은 혁신 금융 서비스 지정을 통해 예금 비교 플랫폼 진출 예정
  • 빅테크 대출 비교 플랫폼은 시중은행을 포함한 대다수 금융사 금융상품 입점을 통해 고객과 금융사를 연결하는 게이트웨이로 확장될 가능성도 있음
    - 빅테크 금융 플랫폼은 메신저 및 검색 등을 통해 기존 플랫폼과 연계 가능하므로 상호 간의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으며, 빠르게 금융 중개 시장을 장악할 수 있음. 카카오 페이는 카카오톡, 네이버파이낸셜의 네이버 페이는 네이버 검색과 연계

    - 지난 5월 31일 출시된 온라인 대환대출 이동 시스템은 빅테크의 금융 플랫폼 역할이 확대될 수 있는 요인 중 하나

 

[플랫폼 확장] 애플과 같은 해외 빅테크는 자사 플랫폼 확대를 추진하고 있어 국내 금융사 직접 경쟁, 금융 게이트웨이와 대비되는 특징을 보임

  • 국내 빅테크는 금융 라이선스로 금융산업 직접 진출을 추진하는 데 비해 해외 빅테크는 금융사 협력을 선호하며, 이 경우 금융사는 소비자에게 드러나지 않는 블랙박스에 해당

국내외 빅테크의 금융 서비스 전략¹

'국내  빅테크'는  금융  라이선스로  금융산업  직접  진출을  추진하는  데  비해  해외  빅테크는  금융사  협력을  선호하며,  이  경우  금융사는  소비자에게  드러나지  않는  블랙박스에  해당.

자료: KB경영연구소

금융사와 빅테크가 고객 접점을 두고 직접 경쟁하는 시대가 도래. 금융사는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자체적인 고객 접점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

제판분리 가속화로 금융사가 빅테크에 종속되는 상황이 우려되는 상황으로, 금융사와 빅테크 중 주도권의 행방은 누가 더 많은 고객접점을 보유하고 있는지에 의해 결정될 수 있음

 

  • 고객 입장에서는 빅테크와 금융사가 공동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상황이 확대되고 있음
    - 애플의 금융 서비스들은 협력 금융사가 내부적인 금융 관련 처리를 수행하며 애플과 함께 서비스를 제공. 소비자에게는 애플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여겨짐

    - 국내의 경우 소비자 입장에서 빅테크 및 핀테크가 다양한 대출상품 정보를 제시하고, 금융사는 실제 상품을 제공하므로 이들이 함께 금융상품 비교 및 판매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여겨질 수 있음

 

  • 고객 입장에서 빅테크와 금융사가 공동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 빅테크와 금융사 중 더 많은 고객접점을 보유한 쪽에 주도권이 주어지게 됨. 더 많은 고객접점을 보유한 쪽에서 전체 서비스의 가격 및 서비스 내용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
    - 금융사가 탄탄한 자체 고객접점을 보유한 경우 빅테크 플랫폼은 금융사의 다양한 채널 중 하나에 불과함. 금융사가 상품 가격 및 종류에 대해 보다 많은 권한을 보유

    - 해외에서 애플과 골드만삭스의 관계에서와 같이 금융사가 고객접점을 빅테크에 의존하는 경우, 금융사는 빅테크의 하청 업체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음

    - 국내에서 금융사가 빅테크 금융상품 중개 플랫폼에 고객접점을 의존하는 경우, 플랫폼에 의해 금융사는 상품 가격을 변경해야만 할 수 있으며¹⁹, 플랫폼이 독점적 지위를 차지하는 경우 특정 금융사 또는 상품에 대한 플랫폼 입점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음

 

다수의 금융사가 빅테크와 제휴하여 플랫폼 내 금융상품 입점을 추진 중. 이는 결국 빅테크 플랫폼을 강화하고 자사 고객 접점을 약화하는 근시안적인 선택이 될 수 있음

 

  • 금융사가 상품 판매를 위해 빅테크 플랫폼에 의존하게 될 경우, 더욱 많은 금융상품이 빅테크 플랫폼에 집중되어 영향력이 확대되는 결과를 초래
    - 소비자는 빅테크 플랫폼을 통해 금융사 상품에 접근 가능하므로 금융사의 금융 앱 등 고객 접점 사용 빈도는 감소

    - 금융사 입장에서도 빅테크 플랫폼이라는 별도의 고객 접점을 확보했으므로 자사 금융 앱 등 고객 접점 확보를 위한 투자를 축소하게 됨

 

○ 금융사들은 빅테크 금융상품 중개 플랫폼 참여가 가져올 결과를 예측하여 현명한 의사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음

  • 금융사들은 빅테크 플랫폼의 고객 접점을 통해 발생하는 현재의 실적보다 미래에 발생가능한 손실이 보다 클 수 있음을 주지해야 함
 
  • 빅테크 금융 플랫폼을 통해 자사 금융상품 공급을 중단하거나 최소화하며, 자사 금융 플랫폼 영향력을 확대해 자체적인 고객 접점을 유지 및 발전시키는 노력이 필요

¹⁹ 2023년 5월 31일 대환대출플랫폼 출시 이후 이미 일부 금융사들이 상품 가격을 인하하는 현상이 나타남. 고객들이 대환대출플랫폼이 아닌 A 금융사 고객접점만을 주로 이용한다면 A 금융사는 상품 가격을 변화할 유인이 없음. 그러나, 고객이 대환대출 서비스 활용을 위해 빅테크 플랫폼에서 다수 금융사 상품 가격을 비교함에 따라 A 금융사는 B 금융사와 대비하여 가격을 인하하는 현상이 나타남. A 금융사에 해당하는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빅테크 플랫폼 대비 경쟁력 있는 자체 고객점점을 유지하고 있으므로 가격 인하를 자사 상품 판매 확대 전략의 하나로 활용할 수 있으나, 빅테크 플랫폼에 고객접점을 의존하게 되는 경우 가격 인하 출혈 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음

금융사를 비롯한 국내 기관들은 금융 혁신을 위한 제도가 자칫 빅테크의 금융산업 진출 교두보로 활용될 여지는 없는지 면밀히 검토하여 공정하고 안전한 시장 발전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야 함

○ 국내에서는 규제 샌드박스 등을 통해 빅테크 금융상품 중개를 제도적으로 허용하여 빅테크가 파트너십을 맺지 않고 직접 금융산업에 진입하여 플랫폼 영향력을 확대시킬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됨

 

  •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도입된 대출 비교 플랫폼은 금융소비자보호법으로 법제화되었으며, 예금 비교 플랫폼도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도입이 예정되어 있음

 

금융 혁신을 위한 제도 개선이 당장의 소비자 편익 증대에 초점이 맞추어져 빅테크의 금융산업진출을 용이하게 함으로써, 공정한 시장 질서가 무너지고 금융 안정성이 위험에 처할 우려는 없는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

 

  • 관련 기관들이 협력하여 ‘동일 기능 동일 규제’ 원칙을 실현하며, 소비자 보호와 금융 안정성을 담보하는 동시에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여, 금융 플레이어들이 상생하며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

[참고1] 애플페이레이터(Apple Pay Later)

애플은 지난 3월 애플페이로 구매 시 BNPL(Buy Now Pay Later) 기능을 선택할 경우 전체 구매 금액을 6주간 4회에 걸쳐 분납 가능한 서비스를 개시

○ BNPL 업체가 가맹점에 물품 대금을 미리 납부하고 소비자는 BNPL 업체에 물품 대금을 분납하는 서비스

 

  • 소비자는 신용카드가 없어도 구매에 필요한 금액을 분납할 수 있으며, 가맹점은 매출을 확대하고 BNPL 사업자는 가맹점으로부터 신용카드 사업자보다 높은 수수료를 수취할 수 있음

 

○ 대출기관 라이선스를 보유한 애플 자회사인 애플 파이낸싱(Apple Financing, LLC.)이 사용자 신용도를 확인하여 대출 여부를 결정하고 대출을 제공

 

  • 애플 파이낸싱은 물품 대금 납부를 위해 마스터카드 네트워크를 사용. 이에 따라 신용카드 없이 마스터카드 네트워크를 활용해야 하며, 이를 위해 골드만삭스가 가상의 카드 번호²⁰를 제공하는 형식으로 협력

²⁰ 마스터카드 지급 증빙(Mastercard payment credential)으로, 신용카드를 발행한 은행에서 발급하는 번호

애플페이레이터 거래 구조

'애플'은 지난 3월 '애플페이'로 구매 시 'BNPL'(Buy Now Pay Later) 기능을 선택할 경우 전체 구매 금액을 6주간 4회에 걸쳐 분납 가능한 서비스를 개시.

자료: 한국은행, KB경영연구소 재구성

김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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