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부동산대책인 '주택공급 확대 및 건설경기 보완방안'(이하 1.10대책)이 발표된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1.10대책에는 재건축 안전진단 완화, 소형 주택 활용 제고 등의 내용이 담겨 있는데요. 특히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을 착수할 수 있는 ‘패스트 트랙’ 도입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KB부동산이 대책 발표 이후 시장 분위기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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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부동산대책인 '주택공급 확대 및 건설경기 보완방안'(이하 1.10대책)이 발표된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1.10대책에는 재건축 안전진단 완화, 소형 주택 활용 제고 등의 내용이 담겨 있는데요. 특히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을 착수할 수 있는 ‘패스트 트랙’ 도입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KB부동산이 대책 발표 이후 시장 분위기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살펴봤습니다.
1.10대책 한마디로 요약하면? 재건축 ‘안전진단’ 없이 GO!
1.10 부동산대책은 재건축에 '패스트 트랙' 제도를 도입해 도심 공급을 확대하고, 공공주택 등 다양한 유형의 주택 공급으로 건설경기를 회복한다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정책 내용은 KB부동산>데이터허브>공공통계>정부정책>정책연혁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 가운데 준공 후 30년이 지난 아파트에 대해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을 착수할 수 있도록 절차를 간소화하는 내용의 패스트 트랙에 눈길이 가는데요. 준공 30년이 넘었다면, 추진위원회 구성을 할 수 있고 정비구역 지정 및 조합설립 추진을 병행할 수 있어 빠른 사업 추진이 가능해 집니다.
이 때 안전진단은 완전히 면제되는 것은 아니고, 사업시행인가 전까지 해당 아파트가 안전진단을 통과하면 됩니다. 안전진단 기준을 안정성이 아닌 노후도 중심으로 보고, 배관이나 주차 문제에서 주민들이 불편함을 겪는다면 재건축을 추진할 수 있습니다. 특히 안전진단 없이 입안을 제안할 수 있고 정비구역 지정도 가능해져 재건축 기간을 기존보다 2~3년 단축할 수 있게 됩니다.
1.10 부동산대책 발표에도 수도권 집값 약보합세
재건축 절차가 간소화되면서 서울 주요 지역 재건축 사업도 빨라질 것으로 예측됐는데요. 1.10대책의 수혜가 예상됐던 지역은 바로 노후 단지가 많은 서울 노원구, 강남구, 송파구, 양천구와 1기 신도시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지역에서 침체된 시장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KB부동산 데이터허브 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대책 발표 직후인 1월 15일부터 2월 5일까지 4주간 서울 아파트는 -0.22% 하락했습니다. 서울 25개 구 모두 하락한 가운데, 노원구(-0.46%) 하락폭이 특히 컸습니다. 2월 첫째 주에는 다시 하락폭이 줄긴했지만, 1월 마지막 주에는 한 주 동안 -0.17% 하락하기도 했습니다.
노원구는 서울 자치구 가운데 노후 아파트가 가장 많은 구입니다. 전체 16만3,136가구 중 준공 30년 넘은 아파트가 9만488가구로 전체의 절반을 훌쩍 넘습니다. 노원구 대표 재건축 단지 중 하나인 상계동 상계주공5단지 전용 31㎡는 2021년 8월 8억원까지 실거래가가 치솟았던 곳인데요. 현재는 1.10대책 발표 후 4억6,000만원(1월 23일)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곳은 1.10대책에 따라 빠른 사업 추진 기대감이 감돌기도 했지만, 전용 84㎡를 배정받을 경우 예상되는 추가분담금이 가구당 5억원 정도라는 소식이 들리자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은 상황입니다.
송파구 재건축 대어(大漁)인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전용 76㎡도 대책 발표 이후인 1월 18일 24억800만원에 거래됐는데요. 직전 거래(1월 13일) 24억2,300만원과 비교해 1,500만원, 지난해 12월 거래가(24억6,800만원)보다 6,000만원 낮게 팔렸습니다. 양천구 신월동 신월시영 전용 59㎡도 1월 27일 6억원에 거래돼, 지난해 6월 거래가 6억5,500만원보다 5,500만원 낮았습니다.
1기 신도시 집값도 재건축 기대감보다 얼어붙은 시장 상황이 더 큰 영향을 미치는 모습입니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노후계획도시특별법(1기신도시 특별법)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었지만, 1월 들어 거래가 끊기면서 가격 움직임도 미미합니다.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시범삼성 전용 59㎡는 1월 16일 11억원에 거래돼 직전 거래가인 2023년 12월 11억5,000만원 대비 5,000만원 낮게 거래됐습니다.
고금리, 추가분담금 부담이 규제 완화보다 커
그렇다면 앞으로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전개될까요? 부동산 전문가들은 고금리와 추가분담금 부담이 커 시장이 회복될 기미가 아직 보이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여전히 경제 불황실성이 큰데다 건설업 침체, 매수심리 위축 분위기가 더 크기 때문입니다. 건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공사비 및 인건비가 계속 오를 전망이다 보니 조합원들의 추가분담금도 그만큼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노원구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재건축 절차가 빨라지는 것은 긍정적인 뉴스지만 추가분담금도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시장 상황은 풀리지 않고 있어 수요자들이 기대감만으로 매수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2월 1일에는 재건축 사업의 장애물로 여겨졌던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법(재초환) 하위법령이 입법예고 됐습니다. 20년 이상 보유한 1세대 1주택자의 초과이익 부담금이 70% 감면될 수 있고, 부담금 계산 시 초과이익에서 제외하는 항목도 늘어난다는 내용입니다. 개정된 시행령은 2월 29일까지 입법 예고 기간을 거친 후 3월 27일부터 적용될 예정입니다.
1.10대책과 관련한 도시정비법 시행령은 2월 29일까지 입법예고를 거칠 예정입니다. 1기신도시 특별법도 2월 12일까지 입법예고 후 4월 27일부터 시행될 예정인데요. 앞으로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어떻게 움직일 지는 이들 법령이 개정되는 진행 상황을 지켜보며 판단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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