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연하게 상담하게 된 기업체 대표이사가 있었다. 회사를 옮기는 과정에서 받은 퇴직금이 개인형 퇴직연금계좌(IRP)에 적립돼 있었는데, 적지 않은 금액임에도 상반기 내내 운용 지시를 하지 않아서 수익률은 1%에 그쳤다. 일이 바쁘기도 하고 어떻게 운용해야 할지 몰라 그대로 방치했다고 한다.
이처럼 프라이빗뱅크(PB) 업무를 하다 보면 의외로 퇴직연금을 '운용 자산'이라고 인식하지 않는 분이 많다. 가입 이후 운용 지시 없이 예·적금이나 채권형 상품에 그대로 두고, 수년간 연 2~3%대 수익률에 머무는 계좌가 적지 않다. 결국 그 자산은 퇴직 시점까지 10년, 20년 동안 복리 효과 없이 그대로 멈춰 있는 셈이다.
퇴직연금은 단순히 은퇴 시점에 한 번에 수령하는 목돈이 아니다. 우리가 평소 관리하는 투자 자산과 나란히 놓고 봐야 할 '두 번째 자산'이다. 많은 사람이 주식, 부동산 등 보이는 자산에는 적극적으로 관심을 기울이지만 유독 퇴직연금은 안전하게 두고 바라만 보는 자산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퇴직연금은 과세이연·세액공제·복리 효과라는 3박자를 갖춘 매우 유효한 장기 자산이다. 그럼에도 많은 고객은 퇴직연금을 예금 계좌처럼 생각한다. 퇴직연금은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운용 가능한 투자 계좌이기도 하다.
은퇴 시점에 맞춰 주식과 채권의 비중을 자동으로 조정해 나가는 타깃데이트펀드(TDF)나 상장지수펀드 혼합형 포트폴리오(EMP), 해외 채권형 펀드 등으로 적극 운용할 수 있다. 시장 상황에 따라 연 5~6% 수익률도 기대할 수 있는 엄연한 운용 자산이다. 또 더 적극적으로 운용하고자 하는 고객을 위해 다양한 상장지수펀드(ETF)가 준비돼 있고 24시간 주문 신청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