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P 수익률이 노후자산 격차…'ETF 종합선물세트' EMP 관심을

25.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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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에 묻어두고 수년간 방치
은퇴시점에 후회하면 늦어
채권투자로 안정성 높이되
리츠·대체투자 ETF 섞어
펀드처럼 운용하는 EMP로
장기 수익률 끌어올려야

최근 우연하게 상담하게 된 기업체 대표이사가 있었다. 회사를 옮기는 과정에서 받은 퇴직금이 개인형 퇴직연금계좌(IRP)에 적립돼 있었는데, 적지 않은 금액임에도 상반기 내내 운용 지시를 하지 않아서 수익률은 1%에 그쳤다. 일이 바쁘기도 하고 어떻게 운용해야 할지 몰라 그대로 방치했다고 한다.

이처럼 프라이빗뱅크(PB) 업무를 하다 보면 의외로 퇴직연금을 '운용 자산'이라고 인식하지 않는 분이 많다. 가입 이후 운용 지시 없이 예·적금이나 채권형 상품에 그대로 두고, 수년간 연 2~3%대 수익률에 머무는 계좌가 적지 않다. 결국 그 자산은 퇴직 시점까지 10년, 20년 동안 복리 효과 없이 그대로 멈춰 있는 셈이다.

퇴직연금은 단순히 은퇴 시점에 한 번에 수령하는 목돈이 아니다. 우리가 평소 관리하는 투자 자산과 나란히 놓고 봐야 할 '두 번째 자산'이다. 많은 사람이 주식, 부동산 등 보이는 자산에는 적극적으로 관심을 기울이지만 유독 퇴직연금은 안전하게 두고 바라만 보는 자산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퇴직연금은 과세이연·세액공제·복리 효과라는 3박자를 갖춘 매우 유효한 장기 자산이다. 그럼에도 많은 고객은 퇴직연금을 예금 계좌처럼 생각한다. 퇴직연금은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운용 가능한 투자 계좌이기도 하다.

은퇴 시점에 맞춰 주식과 채권의 비중을 자동으로 조정해 나가는 타깃데이트펀드(TDF)나 상장지수펀드 혼합형 포트폴리오(EMP), 해외 채권형 펀드 등으로 적극 운용할 수 있다. 시장 상황에 따라 연 5~6% 수익률도 기대할 수 있는 엄연한 운용 자산이다. 또 더 적극적으로 운용하고자 하는 고객을 위해 다양한 상장지수펀드(ETF)가 준비돼 있고 24시간 주문 신청도 가능하다.

대표적으로 ETF를 활용하는 혼합형 포트폴리오인 EMP를 고려할 만하다. EMP는 간단히 말해 ETF를 활용한 분산투자형 포트폴리오 펀드다. 투자자가 직접 ETF를 골라 담는 것이 아니라 자산운용사가 구성한 ETF 조합에 투자하는 펀드라고 보면 된다. 국내외 주식, 채권, 리츠, 원자재 등 다양한 자산군에 걸쳐 ETF를 배분하며 시장 상황에 따라 자동으로 리밸런싱이 이뤄진다

최근 글로벌 금융 시장은 금리 변동, 지정학적 리스크,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방향성이 불확실하다. 시장을 예측하기 어렵고 주식·채권 중 한쪽에만 베팅하기 부담스러운 시기일수록 EMP의 장점은 더욱 부각된다.

자산운용사가 시장 상황과 전망에 따라 최적의 ETF 조합을 구성하고 이 과정에서 자산군을 폭넓게 분산시켜 리스크를 감소시킨다. 따라서 변동성이 심한 시장에서도 안정적인 흐름을 추구할 수 있다. 투자자가 직접 타이밍을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큰 장점인 것이다.

특히 EMP는 투자 접근성과 유연성이 뛰어나다. TDF처럼 장기 은퇴 자산 관리에 적합하면서도 중·단기 투자 대응력도 갖추고 있어 시장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 고객에게 매력적이다.

EMP는 분산투자, 전문가 운용, 낮은 비용 구조, 유연한 자금 흐름 이라는 장점을 모두 갖춘 똑똑한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 같은 특성 덕분에 복잡한 투자 결정을 피하고 싶으면서도 시장 성과를 놓치고 싶지 않은 현대 투자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것이다.

퇴직연금은 단순한 노후 자금이 아니다. '오래 맡겨두는 돈'이기 때문에 복리의 힘과 세제 혜택을 가장 크게 누릴 수 있는 자산이기도 하다. 하지만 수익률이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면 사실상 실질적 가치는 오히려 줄어들게 된다.

퇴직연금의 핵심 포인트는 목적성에 있다. 10년 이상 장기 투자가 가능하다면 단순 원리금 보장 상품보다는 적극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반면 은퇴가 가까워진 고객은 리스크를 줄이고 안전성 위주의 전략을 취해야 한다.

과거에는 퇴직연금은 노후에 써야 되는 자금이니 '그냥 두는 게 안전하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상황은 크게 바뀌었다. 초저금리 시대를 거치며 예·적금 금리는 연 2~3% 수준으로 떨어졌고, 동시에 인플레이션은 심화되면서 오히려 구매력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이 같은 경험치가 쌓이면서 이제는 안전한 보관보다 성장과 방어를 동시에 추구하는 적극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투자 전략은 눈에 보이는 자산뿐만 아니라 그동안 방치돼온 잠자는 자산을 깨우는 것에서 시작된다. 지금이야말로 자신의 퇴직연금 계좌를 확인해보고, 장기적 목표와 현재 시장 환경을 고려한 전략을 다시 세워야 하는 시점이다.

이 콘텐츠는 '매일경제'에 등재된 기고글입니다. 
이 글은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으로 소속 회사의 공식적인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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