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8월 중국 정부는 부동산 개발기업 대상으로 3가지 레드라인 (자산부채비율 70% 이하, 순부채비율 100% 이하, 단기부채 대비 현금 비율 100% 이상)을 발표한 바 있다. 발표 당시 대형 부동산 개발기업 중 헝다그룹 한 곳만 3가지 레드라인을 충족하지 못해 자금난이 가중되었다. 중국 정부의 부동산 개발기업 규제는 갑작스럽게 전개된 것은 아니다. 이미 2017년부터 디레버리징 정책을 이어가면서 부동산 시장에 대한 방주불초 (房住不炒, 부동산은 주거용이지 투기용이 아니다) 기조를 꾸준히 이어왔다. 중국 정부가 레드라인을 제시한 이후 1년이 지난 현재 시점에 헝다그룹 사태가 발생한 것은 우연일까? 물론 여러가지 정황상 헝다그룹의 유동성 위기 문제가 불거질 수 있었으나, 시진핑 주석이 공동부유론을 강조하면서 빠르게 헝다그룹 사태의 심각성이 확산된 것은 시기상 의도되었을 수 있다. 연이어 발표된 플랫폼, 사교육, 게임 등 규제도 정부가 명분과 타당성을 함께 제시했던 것처럼, 헝다그룹도 모럴해저드, 문어발식 투자 등이 공개되면서 정부의 적극적인 규제와 개입이 정당화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