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4월 하순 개최되는 정치국회의는 1분기 경제지표 발표 이후 2분기 정부 정책 방향성을 제시하기 때문에 시장 관심이 집중된다. 4월 16일까지 1분기 주요 경제지표가 발표될 예정인데, 대다수 지표의 예상치는 바닥을 형성 중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다만 시장 방향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물가 및 부동산 데이터의 하방 압력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국채를 발행해 재정정책을 강화하고 있으며, 전통인프라 투자 확대 효과는 하반기부터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상반기에는 통화정책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며, 부동산과 연결된 불안요소를 감안해 선제적으로 지준율 25bp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 상반기 중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존재하지만, 미 연준의 매파적 정책기조가 강화되면서 LPR 금리 인하는 보다 신중하게 결정할 전망이다.
■약해질 수 있는 수출 수요 고려 하반기 내수경기 개선 중요, 4월 발표된 네 가지 지표 주목
향후 시장은 중국 내수소비 개선과 연관된 네 가지 지표인 1) 가계 중장기 대출, 2) 원유 수입 물량, 3) 재화 소비, 4) 민간기업 투자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며, 특히 양회에서 발표한 이구환신 및 생산설비 업그레이드 (생산 관련 장비 등 교체 유도) 프로그램 이행이 소비회복 촉진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중국 경기의 버팀목은 저가전략으로 인한 수출 밀어내기였다면, 올해 하반기부터는 내수경기 호전이 매우 중요하다. 수출 수요가 점차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 이구환신, 생산설비 업그레이드와 연관된 구체적인 재정 투입 방안은 발표되지 않았다. 과거 (2009년) 유사한 정책이 발표되었을 당시 중앙 및 지방정부의 재정투자 비율이 80:20으로 형성된 것을 감안하면, 올해도 동일하거나 취약한 지방정부 재정을 고려해 중앙정부가 담당하는 비중이 더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4월 정치국회의에서 부동산 규제 강화하지 않을 것. 업황 개선 위한 정책 방향성 제시할 전망
정치국회의에서는 양회 이후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도 확인이 필요하다. 2019년 이후 줄곧 방주불초 (부동산은 주거용이지 투기용이 아니다) 스탠스가 유지되었으나, 이번 양회에서 부동산 규제 강도가 다소 약화되었기 때문에 정치국회의에서도 유사한 톤으로 발표될 전망이다. 헝다, 완다, 비구이위안에 이어 대형 민영 부동산 디벨로퍼인 완커의 디폴트 이슈가 증시뿐 아니라 경기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발표된 완커의 2023년 실적이 컨센서스를 큰 폭으로 하회했으며, 이에 따른 영향으로 배당금 지급도 철회했다. 이번 정치국 회의에서 이러한 부정적 영향을 고려해 부동산 정책은 규제가 아닌 화이트리스트 지정에 따른 업황 호전 가능성을 강조할 전망이며, 지난 자료 (3/29, 박수현)에서 분석한 인민은행의 일회성 국채 매수로 재정 보강 및 부동산으로 인해 노출된 상업은행 리스크를 안정시킬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증시, 내수경기 본격적인 회복세 나타나기 전까지 밸류에이션 멀티플 주도 등락 지속 예상
연초 이후 외국인 주도의 저가매수 강화로 반등을 보이던 중국증시의 상승폭이 재차 둔화되고 있다. 특히 본토주식과 홍콩주식의 괴리가 확대 중인데,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가성비’ 때문이다. 본토와 홍콩주식의 기업이익이 바닥을 다지고 있기는 하지만, 강한 회복세는 아니다. 따라서 밸류에이션 멀티플이 5년평균 레벨을 통과하면 추가 매수가 부담스러워지는 것이다. 현재 (4/10 기준) 본토주식의 멀티플은 -1 표준편차 구간을 넘어 5년평균을 상회했고, 홍콩주식은 다시 -1 표준편차 아래로 내려왔다. 정책 영향으로 내수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세를 드러나기 전까지는 5년평균 레벨을 큰 폭으로 상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단기 관점에서 멀티플 부담이 낮은 홍콩주식의 선호도가 강화될 수 있는 구간이나, 높은 변동성을 감안하면 상반기 내수경기 점검 자료 (4/3, 박수현)에서 제시한 ‘고배당 + 창업판’ 조합을 선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