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달러/원 환율은 월중 일시적으로 1,480원을 상회하며 1,500원 선을 위협했고, 이에 따라 시장 내에서는 고환율 장기화에 대한 경계 심리가 크게 확산됐다. 12월 월평균 기준으로 원화는 달러 대비 약 0.5% 절하되었는데, 같은 기간 글로벌 외환시장 벤치마크인 미 달러화 지수 (DXY)가 1.2%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12월 원화 흐름은 글로벌 약 달러 환경과 괴리된 상당한 약세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12월 원화 퍼포먼스는 주요국 통화 중에서도 두드러지게 저조했다. 유로화, 파운드화 등 주요 선진국 통화는 물론이고, 중국 위안화 대비로도 원화는 약세를 보이며 글로벌 약 달러 흐름에서 이탈하는 모습을 보였다.
선진국 통화 중 원화와 함께 약세인 통화는 일본 엔화가 유일했는데, 최근 들어 강화된 엔화–원화 동조성을 감안하면 엔화 약세 역시 12월 원화 약세의 변수 중 하나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즉, 12월 원화 약세는 원화 고유의 수급 불균형과 엔화 약세의 프록시 효과가 중첩된 결과였다.
다만 연말 환율은 급락했다. 이 같은 급락의 배경에는 외환당국의 강도 높은 구두 개입과 더불어 실개입, 정부의 달러 유동성 개선 조치, 그리고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 재개가 동시에 작용한 것에 있다.
특히 고환율 구간에서 누적되던 정책 대응 신호들이 한꺼번에 현실화되자, 환율의 추가 상승을 전제로 한 기대 심리가 빠르게 꺾였다. 이후 환율이 하락 조짐을 보이자, 그동안 고환율을 이유로 달러 매도를 주저하던 시장 참여자들까지 추격 매도에 가세하면서 단기간 급락이 연출된 것으로 보인다.
2025년 전체로 시야를 넓혀보면, 달러/원 환율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가 과거와는 확연히 높아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연말 종가 기준 환율은 1997년과 2024년에 이어 역사상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연간 평균 환율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치다. 이는 단순한 경기 순환이나 일시적인 대외 변수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변화다. 이는 원화의 가격 형성 메커니즘에 구조적인 변화가 발생하고 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