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달러/원 환율은 급등 이후 빠른 되돌림이 나타났다. 3월 말 전쟁 장기화 우려 속에 장중 1,537원까지 치솟았던 환율은 4월 들어 전쟁 민감도 완화, 국내 펀더멘털 재확인, 외국인 자금의 빠른 복귀 등이 맞물리며 1,455원까지 빠르게 하락했다.
4월 평균 환율은 1,484원으로 3월 평균(1,493원)을 하회했다. 고점 대비 약 80원의 낙폭은 단순한 기술적 조정이 아니라, 시장이 전쟁이라는 새로운 변수에 적응하면서 과도하게 반영했던 공포 프리미엄을 되돌려 가는 과정으로 해석된다.
주요 통화 수익률 측면에서도 원화의 상대적 강세가 두드러졌다. 4월 한 달간 미 달러화 지수(DXY)는 1.9% 하락한 반면, 한국 원화는 미 달러화 대비 2.8% 강세를 기록하며 JPM 신흥국 지수(+2.6%)를 웃돌았다. 대만 달러화(+1.9%)와 함께 아시아 통화 강세 선두 그룹을 형성했으며, 일본 엔화(-0.4%), 유럽 유로화(+1.5%) 등 주요 통화도 원화 강세 폭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는 3월에 원화가 주요 통화 중 최하위권 성과(달러 대비 약세 4.5%)를 기록했던 것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3월 전쟁 발발 직후 원화를 짓눌렀던 공포 심리가 4월 들어 빠르게 해소되며, 원화는 오히려 신흥국 중에서도 가장 빠른 회복 속도를 보여줬다.
달러/원의 방향성을 주도한 것은 미·이란 협상 동향이었다. 4월 초 1차 협상에 대한 기대가 형성되며 환율이 1,480원을 하회하기도 했으나, 협상 결렬 위기와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갈등이 다시 부각될 때마다 1,490원대로 반등하는 등 협상 소식에 따라 방향이 수시로 바뀌는 고변동성 장세가 지속되었다.
이는 현 외환시장에서 지정학 변수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월 하순에는 달러 공급 우위의 수급 여건이 자리 잡으면서 협상 불확실성에도 환율 상단이 1,485원 안팎에서 자연스럽게 눌리는 흐름이 이어졌다. 결국 4월은 전쟁 충격이 고점을 확인하고, 시장이 점진적으로 적정 수준으로 수렴하는 과정이었다. 이는 이제 외환시장이 전쟁 같은 지정학 이벤트를 더 이상 변수가 아닌 상수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