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달러/원 환율은 월중 빅 피겨인 1,400원을 하회하며 가파른 하락세를 이어갔다. 환율은 장중 1,371원까지 낮아져 연중 저점을 경신했고, 이는 2025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월평균 기준 원화는 미 달러화 대비 5.9%, 월말 기준으로는 4.4% 절상돼 주요 통화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빅 피겨인 1,400원마저 빠르게 하향 돌파하며 하락 모멘텀이 강화된 모습이다.
8월 달러/원 환율 하락의 가장 직접적인 배경은 역내 달러 수급 개선이었다. SK하이닉스 ADR 조달 자금 유입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을 주축으로 역내에서 강한 달러 매도세가 이어지며 공급 압력이 높아졌다. 반면 올해 상반기 달러/원 환율 상방 요인으로 작용했던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도 상당히 완화되었다. 달러 공급이 늘어난 가운데 커스터디 달러 수요까지 줄어들면서 수급 불균형이 빠르게 완화됐고, 이는 환율 하락 속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대외적으로는 미 달러화 약세도 원화 강세를 뒷받침했다. 8월 미국 고용과 물가, 소매판매 등 주요 경제지표가 잇따라 시장 예상을 밑돌면서 9월 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가 약화됐다. 미 달러화 지수는 월평균 기준 1.4%, 월말 기준 0.2% 하락했다. 여기에 미 재무부의 장기국채 바이백 확대 등 재정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달러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킨 점도 달러 약세에 일부 기여했다.
일본 엔화는 미·일 당국의 공조 개입 경계로 한때 강세를 보였으나 이후 상승 폭을 상당 부분 되돌렸다. 미·일 금리 차가 여전히 큰 데다 일본의 확장적 재정정책에 따른 통화가치 훼손 우려 등 구조적인 약세 요인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글로벌 달러 약세가 원화 강세에 우호적인 환경을 제공했지만, 다른 주요 통화보다 원화 절상 폭이 두드러졌다는 점에서 8월 달러/원 하락은 국내 수급 개선이 주도한 흐름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