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er 이재훈 작가 ✍️
『샘 올트먼, 더 비전 2030』 저자. 기술과 사회의 접점을 다루는 뉴스레터 '테크잇슈'를 운영하며, 일상 속 기술의 변화를 쉽고 흥미롭게 전해 드려요.
작게
보통
크게
목차
AI가 만든 3줄 요약
Writer 이재훈 작가 ✍️
『샘 올트먼, 더 비전 2030』 저자. 기술과 사회의 접점을 다루는 뉴스레터 '테크잇슈'를 운영하며, 일상 속 기술의 변화를 쉽고 흥미롭게 전해 드려요.
위버스(Weverse)
천만 팬덤을 모은 글로벌 플랫폼의 비밀
하이브의 핵심은 팬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모으는 것이에요. 2019년에 등장한 위버스(Weverse)는 지금 전 세계 245개국에서 월 1,000만 명 이상이 사용하는 글로벌 팬덤 플랫폼으로 성장했어요. BTS, 세븐틴, 뉴진스, 르세라핌 등 국내 아티스트뿐 아니라 아리아나 그란데와 같은 글로벌 아티스트도 활동하고 있죠.
위버스의 가장 큰 특징은 언어의 장벽을 기술로 낮췄다는 점이에요. 15개 이상의 언어로 자동 번역을 지원해서, 해외 팬이 90% 이상임에도 모두가 같은 공간에서 소통할 수 있게 됐어요. 덕분에 팬 활동이 국가 단위가 아닌, 글로벌 커뮤니티로 발전했죠.
출처 : 위버스
위버스는 단순한 소통 공간을 넘어, 콘서트 예매나 굿즈 구매, 콘텐츠 감상까지 가능한 올인원 팬 허브로 진화하고 있어요. 팬들은 하나의 앱 안에서 모든 경험을 이어가고, 하이브는 그 흐름 속에서 팬의 행동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이런 구조 덕분에 하이브는 음악 산업을 데이터 기반 서비스 산업으로 확장시켰어요.
여기에 디지털 자산화 시도도 있었어요. 하이브는 팬의 감정을 소유 경험으로 확장하기 위해 가상자산 기업 두나무와 손잡고 모먼티카(Momentica)를 선보였어요. 아티스트의 사진이나 영상을 NFT 형태로 소유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죠. 팬 입장에서는 추억을 소장할 수 있는 경험이었지만, 일각에서는 팬심의 상품화라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AI 가수 미드낫(MIDNATT)
6개국 언어로 노래하는 AI
출처: 위버스
AI는 하이브가 가장 적극적으로 실험하고 있는 기술이에요. 2023년에 데뷔한 미드낫(MIDNATT)이 대표적인 사례예요. 미드낫의 데뷔곡인 'Masquerade'는 6개 언어 버전으로 동시에 발매됐는데, 실제 가수가 여러 언어를 구사하지 않아도 AI가 자연스러운 다국어 발음을 만들어냈습니다.
이 기술은 하이브가 인수한 음성합성 스타트업 수퍼톤(Supertone)의 기술이 핵심이에요. 최근 수퍼톤은 AI 버추얼 걸그룹 '신디에잇'을 선보이며 음성합성 기술을 실험적인 형태의 아티스트 활동으로 확장하기도 했어요.
하이브의 이런 시도는 AI가 음악 제작의 일부 과정을 대체하거나 보완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다만, AI가 인간의 감정이나 예술적 판단까지 완전히 대체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죠.
VR·AR 콘서트
기술이 만든 새로운 무대
VR(가상현실)과 AR(증강현실)은 팬 경험을 시공간의 제약 없이 확장시키는 기술이에요. 하이브는 콘서트와 포토월에 이 기술을 입혀 물리적 거리의 제약을 없앤 새로운 경험형 엔터테인먼트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하이브는 VR기술을 통해 오프라인 공연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형태의 무대를 만들고 있습니다. 2024년에는 보이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의 VR 콘서트 투어가 열렸어요. 팬들은 전용 상영관에서 스마트 글래스 형태의 VR 헤드셋을 착용하고, 마치 눈앞에서 공연이 펼쳐지는 것처럼 360도 무대를 감상할 수 있었죠.
AR 기술은 위버스콘 페스티벌에서도 빛을 발했어요. 포토카드에 스마트폰을 비추면 디지털 이미지가 활성화되고, 가상공간에서 아티스트와 사진을 찍는 듯한 AR 포토월도 운영됐습니다. 이런 기술은 팬과 아티스트의 관계를 '관람'에서 '참여'로 확장시켰어요. 공연장을 직접 찾지 않아도, 기술을 통해 현장감과 몰입감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새로운 문화가 형성되고 있죠.
하이브,
기술이 던지는 세 가지 질문
생성: GPT-5
하이브의 시도는 분명 혁신적이에요. 하지만 기술이 깊어질수록 새로운 고민도 함께 생겨나고 있습니다.
위버스는 전 세계 팬을 한자리에 모으는 데 성공했지만, 규모가 커질수록 개인의 목소리는 묻히기 쉬워졌어요. 예전처럼 소규모 팬카페에서 아티스트와 직접 소통하던 친밀감은 줄어들었다는 이야기도 나와요.
AI가 음악을 만들고 목소리를 재현할 수 있게 되면서, “누가 진짜 창작자인가?”라는 질문이 다시 제기되고 있죠. 하이브의 AI 실험은 음악 산업의 가능성을 넓혔지만, 동시에 예술의 본질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데이터는 팬의 취향과 행동을 분석하는 데 큰 도움이 돼요. 하지만 데이터가 커질수록, 창작은 예상 가능한 것으로 수렴할 위험도 있습니다. "팬들은 이런 걸 좋아하더라"라는 수치에 맞춰 콘텐츠가 만들어지면, 새로움보다 안전한 선택이 반복될 수 있는 거죠.
이 세 가지 질문은 결국 하나의 지점으로 모여요.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그 중심에는 언제나 '사람'이 있다는 점이에요. 하이브가 직면한 고민은 단순히 시스템을 개선하는 문제가 아니라, 기술과 감정, 효율과 진심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일이에요.
기술은 도구,
감동은 팬과 아티스트의 마음에서 나온다
하이브는 기술을 통해 팬과 아티스트의 관계를 다시 쓰고 있어요. AI, 플랫폼, VR 같은 기술들이 음악 산업의 새로운 언어가 되고 있죠. 하지만 이 모든 기술의 목표는 결국 하나예요.
"팬의 감정을 더 깊게 이해하고, 더 풍부하게 전달하는 것."
하이브의 사례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이런 질문을 던지고 있어요. 기술이 예술을 대체할 수 있을까, 아니면 더 잘 전달하기 위한 도구일까? 정답은 아직 없지만, 이 질문을 진지하게 던지는 기업이 많아질수록,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기술의 산업이 아니라 감정의 산업으로 한 걸음 더 성장하게 될 거예요.
이 콘텐츠는 테크잇슈와 함께 만들었습니다.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