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츠, 틱톡 등 숏폼 콘텐츠, 요즘에 많이 보시죠? 숏폼 콘텐츠의 인기에 한동안 호흡이 긴 콘텐츠가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했는데요. 최근 분위기가 달라졌어요. 긴 호흡의 팟캐스트와 오디오북이 다시 주목받고 있거든요. 귀를 기울여야 하는 팟캐스트, 오디오북은 듣는 이에게 시각적 자유로움을 허락해 줘요. ‘틀어놓는 콘텐츠’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살펴볼게요.
목차
쇼츠, 틱톡 등 숏폼 콘텐츠, 요즘에 많이 보시죠? 숏폼 콘텐츠의 인기에 한동안 호흡이 긴 콘텐츠가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했는데요. 최근 분위기가 달라졌어요. 긴 호흡의 팟캐스트와 오디오북이 다시 주목받고 있거든요. 귀를 기울여야 하는 팟캐스트, 오디오북은 듣는 이에게 시각적 자유로움을 허락해 줘요. ‘틀어놓는 콘텐츠’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살펴볼게요.
Writer 양정윤 에디터 ✍️
브랜드 마케팅과 콘텐츠 트렌드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The SMC의 뉴미디어 인사이트 플랫폼 ‘고구마팜’을 운영 중이에요. 매주 목요일 뉴스레터를 통해 실무자에게 필요한 인사이트를 담은 이야기를 전하고 있어요.
팟캐스트 뜻
팟캐스트란?
팟캐스트(Podcast)는 애플의 아이팟(iPod)과 방송(Broadcast)의 합성어로, 휴대용 기기로 듣는 오디오 방송 서비스를 말해요. 라디오라고 생각하면 쉬운데, 한 가지 차이점은 생방송이 아니라, 언제든 내가 원하는 콘텐츠를 꺼내 들을 수 있는 온디맨드형 포맷이라는 점이에요.
두드러지는 차별점은 바로 관심사 기반 구독 모델이라는 거예요. 영화 이야기를 다루는 ‘김혜리의 필름클럽’, 정희원 교수님의 ‘저속노화 시리즈’ 같이 라디오보다 훨씬 좁고 깊은 주제를 다루는 경우가 많거든요. 좋아하는 분야, 마음에 드는 호스트의 콘텐츠만 쏙쏙 골라 들을 수 있으니, 청취 경험이 개인화된다는 장점이 있어요.
전 세계 팟캐스트 청취자 수는 2025년 기준 약 5억 8천만 명으로, 매년 수천만 명씩 늘어나고 있어요. 미국만 봐도 12세 이상 인구의 34%가 매주 팟캐스트를 듣고 있고요. 특히 특정 관심사를 겨냥한 여러 주제 덕분에 18~34세 MZ세대 사이에서도 높은 선호도가 두드러지는 편이에요.
이 흐름을 증명하듯, 2026년 골든글로브에서는 ‘최우수 팟캐스트 상’도 신설될 예정이라고 해요. 오디오 포맷이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하나의 주류 미디어 포맷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뜻이죠.
팟캐스트는 국내에서 한동안 유튜브나 틱톡 같은 영상 중심 플랫폼에 밀려 주춤했지만, ‘보이는 라디오’처럼 비디오 형식의 팟캐스트가 유튜브 채널들 사이에서 재조명받고 있어요.
기존에도 ‘요즘 것들의 사생활’, ‘머니그라피’ 등 전문성 기반의 시사·문화 콘텐츠를 다루며 꾸준한 청취 기반을 만들어낸 채널들이 있었는데요. 최근에는 ‘침착맨’, ‘하말넘많’ 등 이미 탄탄한 팬덤을 보유한 채널들이 팟캐스트 포맷을 활용하면서 콘텐츠 형식 자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분위기예요. 오히려 과거보다 접근하기 쉬운 플랫폼과 함께 돌아온 셈이죠.
팟캐스트의 대중화는 앱 시장의 변화와 함께 더 빨라지고 있어요. 애플 팟캐스트는 여전히 많은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지만, 구글 팟캐스트는 2024년 서비스를 종료했고, 국내 팟빵도 음원 제한 이슈로 주춤한 상황인데요. 대신 스포티파이와 유튜브뮤직처럼 익숙한 플랫폼이 팟캐스트의 새로운 주 무대로 자리 잡으며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있어요.
콘텐츠 제작 방식과 주체도 다채로워졌어요. 도서 팟캐스트 ‘책읽아웃’의 진행자였던 김하나 작가가 황선우 작가와 함께 만든 <여둘톡>은 보다 자유로운 분위기와 일상적인 공감대로 꾸준한 지지를 얻고 있고요. 출판사 민음사도 얼마 전 팟캐스트 <말줄임표>를 통해 김화진, 정기현 편집자의 유쾌한 북토크를 선보이며, 출판계 내부의 목소리를 새로운 방식으로 전달하고 있어요.
팟캐스트가 떠오르는 이유
사람들은 왜 팟캐스트에 끌릴까?
팟캐스트가 각광받는 가장 큰 이유는 ‘듣기만 해도 된다’는 점이에요. 눈을 뗄 수 없는 영상 콘텐츠와 달리, 귀로만 소비할 수 있으니, 출퇴근길이나 러닝할 때, 집안일을 하면서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죠. 바쁜 현대인들의 시간을 뺏지 않고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거예요. 실제로 퓨리서치(2023)에 따르면 팟캐스트 청취자의 71%가 “다른 일을 하며 듣는다”고 응답했어요.
현대자동차그룹이 자사 소식을 더욱 쉽게 접할 수 있도록 ‘AI 기반 팟캐스트 서비스’를 선보인 것도 같은 맥락이에요. 운전 중에는 시선이 도로에 집중되어야 해요. 그래서 오디오 콘텐츠는 차량 브랜드와 고객이 만나는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접점이 될 수 있죠.
숏폼이 짧은 시간 내에 자극적이고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정보에 치중했다면, 팟캐스트는 한 가지 주제의 배경과 맥락을 여러모로 탐구하는 콘텐츠에 가까워요. 정확한 정보만 전달하는데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진행자 간의 대화나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공감대와 친밀감을 형성하는 경우가 많죠. 연애 상담, 퇴사 경험, 월급 관리법 같은 생활 밀착형 주제가 인기를 끄는 것도 이 때문이에요.
또한 팟캐스트는 기성 언론이 다루기 어려운 주제들을 풀어낼 수 있는 자유로운 공간이기도 해요. 독립적인 제작 환경 덕분에 팟캐스트는 표현의 자유가 상대적으로 보장돼 있고, 정치·젠더·심리·노동 등 예민한 이슈도 깊이 있게 다룰 수 있어요.
퓨리서치(2023)에 따르면 실제로 미국 팟캐스트 이용자의 87%가 “팟캐스트에서 들은 정보가 정확하다”라고 답했고, 심지어 전통 미디어보다 더 신뢰가 간다는 응답도 무려 31%에 달했어요.
이런 특징은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도 볼 수 있어요. 2024년 미국 대선은 ‘최초의 팟캐스트 선거’라고 불릴 정도로, 팟캐스트를 활용한 선거운동에 진심이었거든요.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유세 기간 언론 인터뷰 대신 팟캐스트에만 무려 14차례 출연했는데요. 보다 직접적이고 친근한 방식으로 유권자들과 소통하고자 한 거예요. 결국 이 전략은 핵심 지지층을 결집하는 동시에 메시지를 빠르게 확산하는 데 큰 역할을 했어요. 팟캐스트가 정보 전달 수단을 넘어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기능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대표적 사례예요.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으로서도 팟캐스트는 꽤 효율적인 선택지예요. 특히 롱폼 콘텐츠를 기획하는 제작자들에겐 ‘시간 대비 수익이 낮다’는 고민이 따라붙곤 하는데, 팟캐스트는 그 부담을 크게 덜어줘요. 마이크와 대본만 있으면 기본적인 녹음이 가능하고, 몇 명의 출연자만 있어도 콘텐츠의 흐름과 분위기를 충분히 만들 수 있죠. 비디오형 콘텐츠로 제작하더라도 촬영이나 편집에 들어가는 리소스가 비교적 적기 때문에 비용 대비 효율이 높은 편이에요.
롱폼 콘텐츠(Long-form Content)는 짧고 자극적인 콘텐츠가 아닌, 긴 호흡을 담은 콘텐츠를 말해요. 리얼타임에 가까운 자연스러운 흐름이나 사소한 장면까지 담아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에요.
이토록 적은 리소스로도 높은 몰입감을 구현한다는 점에서, 팟캐스트는 점점 더 강력한 IP 자산으로 여겨지고 있어요. 실제로 스포티파이와 유튜브에 이어 넷플릭스까지도 팟캐스트 콘텐츠를 실험하거나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요.
팟캐스트가 끌어올린 오디오 콘텐츠 시장
팟캐스트의 뒤를 잇는 오디오북
팟캐스트의 인기는 단순히 한 포맷의 부활로 끝나지 않았어요. 오히려 듣는 콘텐츠 전반에 대한 수요를 끌어올린 기폭제 역할을 했죠.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오디오 콘텐츠 시장은 2020년 약 300억원에서 2023년 1,080억원으로 빠르게 성장했어요. 국내뿐만이 아니에요.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2023년 글로벌 오디오북 시장은 약 80억 7천만 달러(한화 약 11조원) 규모로, 연평균 26%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어요. 이 추세는 2030년까지도 이어질 전망이에요.
팟캐스트는 정보보다 감정, 속도보다 깊이에 집중하면서 사람들의 청취 습관을 바꿔놓았어요. 특히 짧고 빠른 콘텐츠에 익숙해진 이들에게 팟캐스트는 상대적으로 느린 호흡과 차분한 말투로 더 깊은 유입을 유도해요. 이러한 청취 방식은 이제 오디오북, 오디오 드라마와 같은 다른 오디오 콘텐츠로도 자연스럽게 이어졌어요.
오디오북은 말 그대로 ‘듣는 책’이에요. 원래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보조 수단으로 시작됐지만, 지금은 바쁜 일상에서도 독서를 이어가고 싶은 이들을 위한 또 다른 형태의 독서 경험으로 자리 잡았어요.
특히 밀리의 서재, 윌라 같은 전자책 플랫폼이 전용 오디오북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독서 앱 자체가 ‘읽는 공간’에서 ‘듣는 공간’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띄어요.
전통적으로 팟캐스트는 호스트의 말투와 감정, 경험 등 ‘사람’에 집중하는 포맷이었고, 오디오북은 문장과 서사, 텍스트의 리듬 같은 ‘내용’에 집중했어요. 그런데 요즘 들어 이 경계가 점점 흐려지고 있는 듯해요. 오디오북에서도 작가가 직접 읽거나, 마치 청취자와 대화하듯 이야기를 풀어가는 사례가 늘고 있거든요. 텍스트를 소리로 옮기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화자의 감정과 분위기를 함께 전달하는 식으로요.
단순한 기계음 낭독을 넘어 마치 오디오 드라마를 듣는 듯한 생동감을 제공하는 AI 오디오북으로 구현되고 있어요. 덕분에 독서 피로도는 줄고 오디오 콘텐츠의 재미는 높아졌다는 반응도 많고요. 여기에 더해 AI 기술로 자신이 원하는 목소리를 화자로 설정하는 기능도 가능해요.
오디오북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청각 중심의 몰입 경험을 강화하며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어요.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배우 박정민이 설립한 출판사 ‘무제’에서 제작한 오디오북 <첫여름, 완주>예요.
김금희 작가의 장편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무제의 ‘듣는 소설’ 프로젝트의 첫 번째 시도로, 시각장애인을 위해 종이책보다 오디오북으로 먼저 출시됐어요. 기획 단계부터 오디오북을 전제로 만들었기에 텍스트부터 반(半)희곡 형태로 구성됐으며 여기에 배우들의 연기와 디테일한 효과음, OST까지 더해져 박정민이 이를 두고 ‘화면 없는 영화’라고 표현할 만큼 몰입도 높은 콘텐츠가 완성됐죠.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단일 오디오북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청각 중심 포맷으로 확장됐다는 점이에요. 출간 이후엔 성수동에서 청각 중심의 전시 ‘완주: 기록:01’이 열렸고, 뮤직비디오와 오디오북 상영회까지 이어졌죠. 책을 듣는 것에서 시작해, 듣는 전시와 듣는 상영으로까지 확장된 이 행보는 오디오 콘텐츠 시장에 전례 없는 사례를 남겼어요.
이처럼 오디오 콘텐츠는 더 이상 시각 피로를 덜어주는 대체제가 아니에요. 듣는 경험을 새롭게 설계하는, 하나의 장르적 흐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청각 중심의 콘텐츠 실험은 더 다양한 방식으로 이어질 거고, 영상 중심의 콘텐츠 환경에 또 다른 대안을 제시하게 될 거예요.
3줄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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