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는 선진국 경기 부진에 따른 성장 모멘텀 약화로 2023년 하반기에 이어 2024년까지 점차 둔화할 전망이다. 그동안 강도높은 긴축적 통화정책을 시행했던 미국과 유로지역의 성장률이 크게 둔화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긴축 강도가 약했던 신흥시장국은 선진국 대비 양호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2023년 4분기 경기침체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되며, 유로지역은 경기침체 우려에서는 벗어났으나 성장세는 둔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글로벌 인플레션은 점차 둔화하는 모습이나, 2024년 1분기까지는 3%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은 연내 금리인상 사이클을 종료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인하 사이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경제는 노동시장이 여전히 타이트한 가운데 민간소비도 견고한 모습을 지속 중이다. 금리 인상의 파급효과가 아직까지는 실물경제에 충분히 도달하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최근 발생한 SVB 사태 등에 따른 금융불안은 향후 미국 경기에 하방압력을 가할 것이다. 금융불안에 따른 은행의 보수적인 대출태도가 투자와 소비를 제약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은 2023년 4분기부터 경기침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한다. 인플레이션은 점차 둔화할 것이나, 그 속도는 완만해 2024년에도 연준 물가 목표치인 2%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책금리는 5월 FOMC를 끝으로 최종 수준 (5.25%)에 도달, 연준은 이를 연내 유지하고 2024년 1분기부터 인하사이클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유로지역 경제는 에너지 수급 우려 완화와 서비스업 호조 등으로 인해 완만한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그러나 유로지역 경기는 그동안의 통화긴축 영향으로 2023년 내내 전반적으로 둔화하는 흐름을 보일 것이다.
또한 전쟁 장기화가 경기 회복세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최근 노동시장이 매우 타이트한 가운데, 이에 따른 경기심리 개선으로 인플레이션의 하방경직성이 강해질 수 있다.
ECB는 연준과는 달리 6월에도 정책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으로 보이며, 최종 정책금리 (재융자금리)는 4.00%에 도달할 전망이다. 이후 ECB는 2024년 1분기부터 정책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경제는 수출 및 설비투자 부진 등으로 인해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반면 최근 일본정부의 입국규제 폐지 조치는 향후 서비스 소비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지난 4월 춘계임금협상에서 임금상승률은 3.69%로 20년 만에 가장 높았다. 이는 수요측 물가상승압력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의 기저효과와 에너지 가격 하락세의 영향으로 둔화할 것이나 2%를 웃도는 수준을 보일 전망이다.
한편 BOJ는 최근 그동안의 통화정책을 재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경기둔화로 인해 마이너스 정책금리는 연내 유지될 전망이나, YCC는 일부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경제는 2023년 1분기 전기대비 플러스 성장률을 보이며, 지난해 4분기의 마이너스 성장률에서 반등했다. 그러나 2023년 한국 경제는 글로벌 반도체 업황 악화와 對중국 수출 부진 지속으로 지난해보다 둔화된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한국 경기는 상반기 저점 이후 하반기부터 점차 반등할 것으로 보이며, 2024년에는 반도체 사이클 회복과 수출 여건 개선으로 인해 경기 회복세가 본격화될 것이다. 인플레이션은 에너지 가격 하락세로 인해 둔화할 전망이나, 공공요금 인상과 높은 서비스물가 오름세가 둔화 속도를 제약할 것이다.
한국은행은 두 번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긴축사이클을 종료하는 모습이다. 이로써 최종 기준금리는 3.50%에 도달, 금리 인하 시기는 2024년 2분기로 예상한다.
중국 경제는 리오프닝의 효과가 가시화되면서 경기 회복세에 진입했다. 2023년 1분기 경제성장률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으며, 그동안 부진했던 부동산 경기도 반등의 기미를 보이는 모습이다.
그러나 민간투자 증가율이 저조하고 청년실업률이 높다는 점에서 경기 회복세가 본격화되었다고 평가하기엔 아직 이르다. 인플레이션은 식료품과 생산자물가의 큰 폭 둔화로 PBoC 물가 목표치인 3%를 하회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질 수 있으나 연내 정책금리 인하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 회복세로 인해 금리 인하 유인이 약하고, 또한 금리 인하는 외국인 자금유출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경제는 2023년에도 지난해에 이어 역성장을 보일 전망이다. 서방국의 러시아産 원유 가격 상한제와 석유제품 금수 조치가 수출 성장을 제약할 것이기 때문이다. 유가 하락세로 경상수지 흑자 폭이 축소됨에 따라 루블화는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인디아 경제는 소비수요 확대와 정부의 제조업 및 인프라 부흥책, 인구 증가세로 인해 성장 모멘텀이 지속될 전망이다. 인플레이션은 식료품 물가하락으로 둔화하고 있으나 높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따라서 정책금리도 연내 인하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경제는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높은 수준의 정책금리 (13.75%)로 인해 경기는 하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적어도 연말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 부담에도 불구하고 높은 물가압력으로 인해 연내 정책금리 인하는 어려울 전망이다.
멕시코 경제는 미국 경기침체로 인해 성장세가 약화될 전망이다. 물가상승률은 완만하게 하락하고 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정책금리는 25bp 추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한다.
2023년 하반기 ASEAN 주요국 성장에는 관광 등 서비스 부문 회복과 중국 리오프닝 등 긍정적인 요인이 있지만, 주요국 경기침체로 인한 대외수요 약화와 상품가격 하락에 따른 수출 둔화 등 부정적 요인도 상존한다. 이점을 반영하여 ASEAN 주요국 2023년 성장률 전망을 기존 전망 (2022년 10월)보다 하향했다.
그간 높은 물가의 주요인이었던 에너지 가격이 하락해 대부분 국가의 물가가 빠르게 둔화했으나 러-우 전쟁 장기화, OPEC+ 추가 감산 가능성 등 에너지 가격 재상승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을 감안해 물가 전망치는 소폭 상향했다.
ASEAN 주요국 (2023년 캄보디아·미얀마·태국, 2024년 인도네시아)이 대규모 선거를 앞두고 있는 만큼 선거관련 지출 확대에 따른 민간소비 진작 효과가 기대되며, 이 부분이 대외수요 부진으로 인한 경기하방 압력을 일부 상쇄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주요 아시아 신흥시장국의 2022년 4분기 성장률이 3분기보다 둔화하면서 성장이 부진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물가도 빠르게 둔화하고 있어 태국을 제외한 ASEAN 주요국 중앙은행은 통화긴축 마무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화는 2023년 하반기에도 약세 흐름을 지속할 전망이다.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마무리된 가운데, 향후 연준의 금리인하 전망이 우세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편 유로화 및 엔화는 달러대비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연준과 ECB간 정책금리차가 축소됨과 더불어 BOJ의 YCC 조정으로 일본 국채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약세가 심한 원화는 하반기 반도체사이클 회복 및 중국 경기회복 등으로 인해 강세로 전환되고, 달러/원 환율은 2분기 고점 이후 2024년에는 1,200원을 하회할 전망이다.
최근 배럴당 80달러대까지 상승했던 국제유가는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 난항과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인해 70달러대에 재진입했다. OPEC+의 감산이 시행될 것으로 보이나, 실제 감산 폭은 발표치의 절반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또한 OPEC+ 감산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증산에 나서며 국제유가의 상승 폭이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