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엘니뇨로 인한 경제적 영향

2023년 8월 4일 경제 이슈 분석
시리즈 총 4화
2023.08.04

읽는시간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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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내용 요약

  • 그동안 급등했던 물가가 안정된 수준을 되찾아 가고 있는 가운데 애그플레이션 우려 점차 확대
  • 특정 지역에서 생산되는 커피, 카카오 등 품목 인플레이션 유력
  • 전세계 쌀 생산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가 엘니뇨 취약국으로 지목되어 주의 필요
  • 물가상승 영향은 3~4분기의 시차를 두고 발생
  • 엘니뇨로 인한 인플레이션은 非식품 부문에서도 확인
  • 과거 사례에서 엘니뇨가 항상 애그플레이션 및 식품물가 인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음 
  • 생산지역이 넓게 분포된 경우, 일부 지역의 생산량 감소를 다른 지역에서 상쇄할 가능성 
  • 일부 지역의 곡물 성장환경 개선으로 감소분을 일부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 건조한 기후가 예상되는 지역 수력발전에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지역은 경제성장 저해 우려
  • 수력발전에 차질이 발생한 국가가 다른 에너지원 수입을 늘릴 경우, 국제 에너지가격 재상승 우려 
  • 팜유 생산의 85%를 담당하는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가 엘니뇨에 노출 
  • 활용도가 높은 팜유 생산 차질이 여러 부문의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우려 
  • 남미 지역의 폭우 및 홍수로 인한 광물생산 차질 가능성 
  • 채굴을 위한 수력에너지 공급 감소로 광물생산 감소할 우려
  • 선진국보다 신흥시장국 물가 바스켓에서 식품이 더 큰 비중 차지, 원자재 가격에 더 크게 노출 
  • 농업부문 고용 위축 및 생산성 감소는 경제성장을 저해 
  • 이상기후는 관광산업에도 부정적 영향을 주면서 회복세를 제한 
  • 다수 분석기관, 인디아가 이번 엘니뇨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 
  • 식품 인플레이션, 일자리 감소, 전력생산 차질, 수출제한 가능성 여러 리스크 산재
  • 다만 국내총생산에서 농업 비중이 줄었다는 점과 특정시점 재배작물 비중이 줄었다는 점은 긍정적

농산물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재상승 우려

에너지 및 식품 가격 하락에 힘입어 주요국 물가가 안정적인 수준을 되찾아 가는 가운데 엘니뇨로 인한 식료품 인플레이션 재상승 가능성이 제기

  • 엘니뇨로 인한 기상이변은 농작물 수확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농산물 가격의 상승을 유발, 궁극적으로는 식품 인플레이션 둔화를 저해할 우려
  • 특히 엘니뇨 영향권에서 주로 생산되는 설탕, 코코아, 커피 등 작물 가격의 상승 위험이 상당히 큰 것으로 보이며 이 중 일부 상품가격은 이미 오름세 전환
    *1997~1998년 엘니뇨 당시, 설탕 및 코코아 가격 급등으로 OECD 회원국의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 평균 0.12%p 상승
  • 특히 카카오 가격은 엘니뇨와 높은 상관관계를 가지는데, 이는 전세계 코코아 생산량의 50% 이상이 인접한 두 국가인 코트디부아르와 가나에 집중됐기 때문
    *설탕 (인디아, 태국), 커피 (베트남, 인도네시아) 생산도 일부 지역에 집중
  • 한편 식량농업기구 (FAO)가 지목한 엘니뇨 취약국인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쌀 생산량이 전세계 생산량의 19.4%를 차지해 쌀 가격 변동우려도 있는 상존
    *중국 (28%), 인디아 (24%), 방글라데시 (7%)를 포함하면 아시아 지역의 쌀 생산량은 전세계 쌀 생산량의 90.1%까지 확대

최근 카카오, 커피, 곡물 등 식품가격 오름세

세계은행과 블룸버그 측의 자료를 바탕으로 21년 1월부터 23년 8월까지의 카카오, 커피, 곡물 등 '식품가격'과 '곡물가격지수'를 나타낸 그래프. 21년 8월 들어 뚜렷한 상승세가 관측됨.

과거 엘니뇨가 발생했을 때 물가상승 여파는 3~4분기의 시차를 두고 발생했으며, 식품뿐만 아니라 非식품 상품가격에서도 인플레이션이 확인

  • JP모건 (JPM)은 엘니뇨가 글로벌 상품 가격에 미친 영향을 평가했는데 엘니뇨 발생 후 상품가격 고점까지 일반적으로 3~4분기의 시차가 발생
    *엘니뇨 지수인 ONI와 높은 상관 관계를 보이는 상품에 대한 소비 비중인 큰 국가일수록 엘니뇨의 영향을 크게 받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추정
    *식료품 뿐만 아니라 기타 상품군에서도 높은 상관관계가 확인되어 엘니뇨가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이 식품을 넘어 확산될 수 있음을 시사
  • 다만 과거 사례에서 엘니뇨는 ASEAN 농업부문 PPI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지만 식품 CPI에 영향은 적어, ASEAN 인플레이션에는 영향이 제한적일 가능성

엘니뇨 지수(ONI)와 상품가격별 상관관계 분석

1970년대 이후 '엘니뇨 지수'와 상품 가격들간의 상관관계를 기록한 표.

과거 엘니뇨의 아시아 신흥시장국 농업 및 식품부문 영향

2015~16년의 강한 엘니뇨 발생 기간동안 관측한 아시아 '신흥시장국'의 '농업부문 PPI' 및 '식품부문 CPI'를 나타낸 표.

그러나 과거 엘니뇨가 항상 식품물가 상승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었던 것으로 분석

  • 지난 30년 동안 가장 강력한 엘니뇨 에피소드 두 개 동안 농산물 가격이 하락한 경우도 있어 엘니뇨가 반드시 식품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해석
    *7번의 강도높은 엘니뇨에서 쌀 인플레이션은 5차례 발생하는데 그침
    *강한 엘니뇨 발생 시, 한국의 식품물가 상승률은 1997~1998년에는 8.4% (평균)에 달했으나 또 다른 시기인 2014~2016년에는 1.8%에 그침
  • 당시 물가에는 1997년의 아시아 금융 위기, 2007~2008년의 글로벌 금융 위기와 같은 다른 경제적 요인도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

중간강도 이상의 엘니뇨 발생시기의 쌀 가격 변화

1985년부터 2023년까지의 '쌀 가격' 변동과 '엘니뇨' 발생 시기를 결합하여 나타낸 그래프. 엘니뇨 발생 시기에 맞추어 쌀 가격의 폭등이 관측됨.

자료: Capital Economics, KB국민은행

생산지가 다양화된 점과 일부 지역은 수확여건이 개선될 수 있다는 점도 변수

  • 밀, 옥수수 생산은 특정 국가에 국한되지 않는 지리적으로 상당히 분포되어 재배되고, 특히 유럽과 중국 같은 엘니뇨 영향이 적은 곳에서도 재배 중
  • 또한 일부 지역에서는 오히려 엘니뇨로 곡물 성장환경이 개선되어 오히려 곡물 생산량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상존
    *2009~2010년, 2015~2016년 엘니뇨는 인디아, 남아프리카, 브라질, 콜롬비아 및 호주에 가뭄을 유발했지만 아르헨티나에는 대풍작을 유발
  • 중남미 일부는 엘니뇨로 서리 위험이 줄어드는 만큼, 생산을 유지할 수 있다면 아시아 및 서아프리카의 생산부진에 따른 가격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상황

에너지 공급 및 상품공급 차질 우려

건조기후에 따른 강수량 감소로 수력발전에 의존하는 국가의 에너지 공급에 차질이 발생, 다른 에너지원에 대한 가격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

  • 엘니뇨로 인해 동남아시아 지역에 건조한 기후가 이어지면 저수지 용량이 낮아져 해당 국가의 수력발전에 차질이 발생, 원활한 전력생산이 어려울 수 있다는 해석
  • 수력발전 의존도가 높은 국가의 상당수가 건조기후권에 놓일 것으로 예상
    *콜롬비아의 경우 수력발전이 전력 생산의 4분의 3을 차지하는 만큼, 엘니뇨로 인한 가뭄현상에 취약할 수 있음 (2015~2016년에도 전력부족 사태 발생)
    *동남아시아 주요국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도 수력발전 의존도가 상당히 높아 수력발전 부문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
  • 수력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동남아시아 국가가 수력 부족을 보충하기 위해 석탄 및 가스 의존도를 높일 경우 해당 에너지 가격이 상승할 수 있는 상황
    *캐피탈이코노믹스 (CE)는 강력한 엘니뇨가 발생할 경우, 식량 및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물가상승률이 최대 0.5%p 높아질 수 있다고 추정
  • 재화나 서비스 가격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더라도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기업의 투입비용 상승의 2차 효과가 물가에 압력을 더할 수 있음
  • 반면 또한 평년보다 높은 기온으로 인해 에어컨 등 냉방수요가 증가하면서, 가스 및 석탄 가격이 추가로 상승할 수 있는 가능성

국가별 수력발전 의존도

아시아 주요 국가를 비롯한 각 국가의 국가별 '수력발전' 의존도가 표시된 그래프. 노랗게 표기된 부분이 본 보고서에서 중점적으로 다루는 아시아권 국가들의 지표.

자료: Our World in Data, KB국민은행

식용유, 바이오연료, 식료품 가공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용되는 팜유 생산도 건조기후에 따른 물 부족과 수확에 필요한 전력공급 차질로 영향권에 놓일 전망

  •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의 팜유 생산량은 전세계 생산량의 85%로 동남아시아 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히 높은 상품
  • 코로나 이후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활용도가 높은 팜유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이미 팜유 생산이 다소 위축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
    *말레이시아 팜유위원회 (MPOB)는 엘니뇨로 인해 2024년 팜유 생산량이 100~300만 톤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
  • 두 국가의 생산이 감소하거나, 수출 제한 조치가 강화되면 가격 상승 불가피

팜유 85%,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서 생산

전 세계 '팜유'의 생산 비중을 원형 그래프로 표시한 그림.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서 전 세계 팜유의 80%가 넘는 생산 비중을 담당함.

자료: Statista, KB국민은행

엘니뇨로 인한 기후변화로 광물생산이 부진해지면 광물 활용 부문에 리스크 발생

  • 전세계 구리 공급의 35%를 차지하는 칠레와 페루는 폭우로 광산지대에 홍수와 정전이 발생할 소지가 있어, 구리 공급이 차질을 빚을 수 있는 상황
    *광산이 산악 지대에 분포되어 있어 광산에 대한 접근 자체가 어려울 가능성
    *홍수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광산 운영을 예방적 차원에서 폐쇄하거나 생산활동을 감소해 생산량이 줄어들 가능성도 염두
  • 인도네시아의 니켈 생산은 수력발전에 의존, 정부주도 사업 차질 발생 우려
    *인도네시아는 광물부문의 다운스트림 산업 육성 및 전기차 허브로 거듭나기 위해 추진 중, 주요 광물 원석에 대한 수출 금지조치 등을 발표
  • 게다가 아시아 지역의 극심한 건조기후로 강의 수위가 낮아져 광물 운송에 차질이 발생해 광물 생산문제가 전세계 공급망 문제로 변질될 가능성

선진국보다는 신흥시장국이 엘니뇨 리스크에 크게 노출

엘니뇨로 인한 기후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은 주로 신흥시장국인 만큼, 그 여파가 선진국보다는 신흥시장국에서 더 크게 나타날 전망

  •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상승 리스크는 선진국 보다는 물가 바스켓에서 식료품 비중이 높은 신흥시장국에서 더욱 클 것으로 예상
    *아시아 신흥시장국의 물가 바스켓에서 식료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인디아 46%, 태국 36%, 인도네시아 33% 등으로 상당히 높은 수준
  • 반면 선진국의 CPI 바스켓에서 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12%에 불과하며 오히려 가공, 포장 및 소매비용과 같은 요소들이 선진국 식품가격 결정에 더 큰 영향
  • 농업생산의 감소는 국내총생산 (GDP)에서 농업비중이 큰 국가의 경제성장률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으며 농업 위축은 고용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
    *노무라 (Nomura)는 2015~2016년 엘니뇨 동안 아시아 신흥시장국의 농업부문 국내총생산 성장률이 평균 4.1%p 감소한 것으로 추정
    *만일 이번에 동일한 규모의 엘니뇨가 발생하면 올해 아시아 신흥시장국 경제성장률이 0.1~0.4%p 감소할 것으로 전망
  • 또한 기온상승은 관광부문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코로나로부터 회복 중인 동남아시아와 같은 관광산업 규모가 큰 국가의 성장을 저해할 우려

엘니뇨 기간 신흥시장국의 식품 인플레이션

1996년부터 2023년까지 '엘니뇨' 시기와 신흥시장국의 '식품 인플레이션'을 연동한 그래프. 전반적으로 엘니뇨 시기에 식품 물가상승률이 상승하는 추세를 보임.

자료: Capital Economics, KB국민은행

신흥시장국, CPI 바스켓에서 식료품 비중 20% 상회

아시아 각 국가들의 'CPI 바스켓' 내 식료품 비중을 나타낸 그래프.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을 제외한 거의 모든 국가가 선진국 평균인 12%를 상회하는 모습을 보임.

자료: Bloomberg, KB국민은행

아시아 신흥시장국 경제에서 농업부문 비중

2021년 말 기준으로 아시아 '신흥시장국'의 GDP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낸 그래프. 캄보디아에서 특히 20%가 넘는 농업부문 차지율이 나타남.

다수의 분석기관은 인디아가 엘니뇨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 중이나, 농업 및 경제 여건이 과거와 상당부분 달라진 만큼 그 영향을 확신하긴 이른 상황

  • 작물 수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여름 몬순 기간의 단축 및 중단으로 인디아의 농산물 생산이 감소, 식량 인플레이션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소지
  • 장마 이후 11월까지의 수확철에 수백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되는데 생산량 감소로 일자리가 줄면 국내총생산 등 거시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
    *인디아 노동력의 40%가 농업에 종사하는데, 이는 주요 신흥시장국보다 높은 수준으로 농업부문 일자리 감소는 가구소득과 지출에 부정적인 영향
  • 인디아 강우량의 70%가 장마철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데 수력발전에 쓰이는 저수지 수위가 충분치 못하면 전력난이 발생, 경제적 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
  • 게다가 세계 최대 쌀 수출국의 수출금지 조치는 전세계에 영향을 미칠 우려
    *인디아는 지난 2007년 말 쌀 수출을 금지한 적 있으며, 이로 인해 2008년 첫 4개월 동안 세계 쌀 가격이 전년동기대비 80% 급등
  • 다만 농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990년 30%에서 현재는 15%까지 하락했다는 점이 엘니뇨로 인한 경기둔화 가능성을 제한
    *카리프 (Kharif, 7~10월 파종) 작물 생산 비중도 1990년 60%에서 50%까지 꾸준히 감소,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이 적을 수 있다는 가능성 제기

인디아 GDP에서 농림수산업이 차지하는 비중 감소

1985년부터 2023년까지의 '인디아' 내 '농림수산업'의 차지 비중을 나타낸 그래프. 인디아의 전반적인 농림수산업 차지 비중이 감소하는 추이를 보임.

자료: CEIC, KB국민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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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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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철

KB국민은행 자본시장그룹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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