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다이닝의 비밀: 미슐랭 식당은 어떻게 돈을 벌까?

파인다이닝이 수익 내기 어려운 이유
시리즈 총 1화
2024.11.22

읽는시간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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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다이닝은 높은 품질(fine)과 식사(dining)가 합쳐진 말로, 고급 레스토랑을 말해요.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덕분에 파인다이닝과 요리사에 관심이 쏠렸는데요. 파인다이닝이란 무엇인지, 요리사들은 왜 파인다이닝 사업이 어렵다고 하는지 살펴볼게요.

Writer 김동기 쉐프 🍽️

프렌치 레스토랑 ‘다이닝 주연’의 오너 셰프. 프랑스 리옹 Bocuse D’or 요리대회 국가대표, IKA 독일 요리 올림픽 국가대표였어요. 세계일보에 음식 칼럼을 기고하고 있어요.

"파인다이닝의 비밀: 미슐랭 식당은 어떻게 돈을 벌까?"라는 제목이 써져 있습니다. 오른쪽에는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의 셰프가 동전, 지폐가 올려진 쟁반을 들고 서빙 자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파인다이닝이란?

파인다이닝은 높은 품질(fine)과 식사(dining)가 합쳐진 말로, 고급 레스토랑을 의미해요. 단순히 음식만 맛있는 게 아니라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나올 때까지, 모든 경험이 특별하죠.

 

셰프가 고뇌해 만든 예술 작품(음식)을 보고 향을 맡으며 먹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에요. 거기에 더해 코스 요리가 나올 때마다 이어지는 의미 설명과 세심한 서비스, 요리를 돋보이게 만드는 플레이트와 식기, 레스토랑의 특색이 느껴지는 인테리어도 파인다이닝을 이루는 요소예요. 단순히 먹는 행위가 아닌 그 시간을 충분히 즐길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가 합쳐져 감동을 줘요.

파인다이닝의 김동기 셰프가 요리한 버섯 플랑을 더한 소고기 채끝과 리예트예요.

버섯 플랑을 더한 소고기 채끝과 리예트. 파인다이닝은 셰프의 의도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이 가능한 요리가 많아요.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은 방향성에 따라 손님들의 드레스 코드(복장 규정)가 정해진 곳이 많아요. 따라서 방문 전에 드레스 코드가 없는지 확인하는 게 좋아요.

파인다이닝의 인력 구조

레스토랑의 직급 체계는 어떻게 되나요?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의 요리사 직급 체계가 표현돼 있습니다. 맨 위에는 총주방장이 있고, 그 밑엥 3명의 서로 다른 직급의 요리사가 있습니다.

레스토랑 요리사는 어떻게 나뉠까요?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의 일반적인 요리사 직급을 살펴볼게요. 물론 레스토랑의 규모에 따라 더 세세하게 나눌 수도 있어요.

 

원문 표기 한글
Executive Chef 총주방장
Head Chef 주방장
Sous Chef 부주방장
Chef de Partie 수석 요리사
Commis Chef 수습 요리사
Stagiaire 견습생

 

각자의 전문 분야를 가진 셰프 직책도 있어요.
 

  • 소시에르(Saucier): 소스를 담당하는 요리사
  • 로티쇠르(Rôtisseur): 고기를 굽는 요리사
  • 파티시에(Pâtissier): 과자, 케이크 등 디저트를 만드는 요리사

 

파인다이닝이라면 테이블당 최소 1.5명의 요리사가 배정되는 게 좋아요. 예를 들어 테이블이 10개 있는 레스토랑은 15명의 요리사가 근무하는 게 이상적이죠. 하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못해요. 능력이 뛰어난 요리사가 부족하거나 인건비 부담이 크기 때문이에요. 

요리사 말고도 소믈리에, 푸드 디렉터도 필요해요

셰프의 요리를 완벽하게 서빙하는 홀 서비스 매니저도 필요해요. 식기를 자주 바꿔야 해서 테이블당 매니저 1명, 보조 직원 1명이 배치되는 게 이상적이에요. 또 와인 감별사를 뜻하는 소믈리에도 빠질 수 없죠. 예민한 후각과 미각으로 음식에 어울리는 와인을 페어링하고, 고품질의 와인을 확보해 고객도 유치하고요. 주기적으로 레스토랑을 홍보해주는 푸드 디렉터도 있어요. 푸드 디렉터는 한 곳의 레스토랑에서만 근무하지는 않지만, 지속적으로 인플루언서 고객을 관리하고 홍보를 하며 레스토랑 운영을 도와줘요.

파인다이닝의 지출 구조

파인다이닝, 수익이 안 난다고요?

파인다이닝은 보통 가격대가 높기 때문에 수익을 많이 낼 거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하지만 고정적인 지출이 많아서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어떤 비용이 얼마나 나가는지 예를 들어 살펴볼게요.

 

A레스토랑은 1인당 식사비가 약 20만원 나와요(중간 가격대 파인다이닝). 테이블이 12개고, 하루 50명까지 식사할 수 있죠. 예약률은 70% 정도예요. 이 레스토랑의 월 매출은 약 2억 1천만원이에요. 이 중에서 지출 비용은 다음과 같아요.

비용 구분 월 지출(단위: 만원)
인건비 7,000
식재료비 9,000~
임대료 1,000~
발렛 파킹 300~
기타 유지비(전기료, 가스비 등) 700
마케팅 및 행사 유치 500
세금(매출의 약 2.5%) 500
지출 합계 1억 9천만원

 

이 레스토랑은 월 매출이 약 2억 1,000만원이지만, 예상 순이익은 2,000만원 정도예요. 매출에 비해서는 수익이 적은데요. 크게 3가지 이유가 있어요.

1. 인건비가 많이 들어요

파인다이닝에서 셰프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와 같아요. 하나의 연주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연주자들이 있죠. 한 명이라도 빠지면 매끄러운 연주가 되지 못해요. 매끄러운 코스의 흐름을 위해 요리사들도 애피타이저, 수프, 메인 등 메뉴마다 담당이 있어요. 그러다 보니 인건비가 많이 들 수밖에 없어요.

2. 식재료는 갈수록 비싸져요

식재료 비용은 늘 민감해요. 캐비어, 트러플 같은 고가 재료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해요. 캐비어는 국내에서도 고품질 재료가 생산되지만, 가격 면에서는 수입산과 비슷해요. 계절 특산물, 그중에서도 생물은 상품의 질로 인해 맛의 차이가 확연하기에 셰프들은 특상품만 준비해요. 특산물은 제철일 때 가격이 오른다는 점 또한 식재료비 상승에 한몫해요.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의 김동기 셰프가 산지의 제철 재료를 공수해 만든 당근 플레이트예요.

산지의 제철 재료를 공수해 만든 당근 플레이트예요.

3. 마케팅을 줄이기도 어려워요

파인다이닝과 일반 식당 모두 소비자에게 많이 노출되는 게 중요해요. 요즘에는 소비자들이 인스타그램이나 네이버, 캐치테이블에서 식당 정보를 많이 찾아보는데요. 이런 플랫폼에서 눈에 띄게 상위에 노출되려면 비용이 꽤 들죠. 또 해외 유명 셰프와 함께 협업을 하거나, 명품 브랜드의 VIP를 초대하는 프로모션을 하기도 해요.

보통 예약률이 얼마나 되나요?

일반적으로 식당은 예약률이 70% 정도는 돼야 수익을 낼 수 있어요. 하지만 파인다이닝은 보통 이 정도도 유지하기 어려워요. 일반 식당은 예약 없이 방문하는 워크인 손님도 받을 수 있지만, 파인다이닝은 대부분 예약 손님만 받거든요. 요리에 필요한 재료를 예약에 맞춰 준비하기 때문인데요. 예약률이 70% 이상인 곳은 그래도 인지도가 괜찮은 곳이라고 볼 수 있어요.

 

예약률이 왜 안 높을까요?
 

우리나라는 유학이나 해외 연수를 다녀온 실력 있는 셰프들이 많아졌어요. 그만큼 파인다이닝 수도 늘어났고요. 하지만 그에 비해 파인다이닝을 소비할 수 있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에요.

 

파인다이닝 수요가 높지 않은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우리나라의 음식 범주 때문일 수 있어요. 꼭 파인다이닝이 아니더라도 한우나 장어, 보양식 등 고급 음식의 선택지가 다양하거든요. 우리나라에 식당 자체가 많기도 하고요. 

파인다이닝 식당이 살아남는 법

그럼 돈은 어떻게 버나요?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의 접시와 한 고객의 양손이 있습니다. 양손에는 각각 포크와 나이프가 있습니다. 접시 위에는 만원짜리 지폐 여러 장과 동전이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해외여행이 제한되면서 소비 욕구가 명품시장과 오마카세 같은 고가 외식 시장에 집중됐죠. 그러나 팬데믹이 끝나자, 파인다이닝 레스토랑도 타격을 받았어요. 이런 상황에서 파인다이닝은 어떤 전략으로 생존해야 할까요?

와인 매출을 더 높여요 🍷

파인다이닝 요리에서 와인 페어링은 매력적인 요소예요. 새로운 시즌 메뉴가 나올 때면 그 음식에 맞추어 새로운 와인 페어링을 선보이죠. 와인 매출이 음식의 20% 정도 나온다면 그때부터는 수익이 좀 더 나는 구조가 될 거예요. 페어링하는 와인을 평소 가격보다 더 가성비 좋게 제공하는 방법도 있고요.

셰프, 주방 안팎을 오가야 해요 🏃

레스토랑에서 셰프는 레시피를 개발하고, 후배 요리사를 교육하고, 새로운 플레이팅에 더해 매출까지 신경 써야 하죠. 하지만 가게 매출만으로는 레스토랑 운영이 어려울 수 있어요. 그래서 외부 행사에 참석하거나 VIP 케이터링, 기업의 메뉴 개발에 참여해 부가적인 수익을 만들기도 해요.

셰프의 브랜드화 🌟

파인다이닝 셰프는 외식업계의 슈퍼스타예요. 새로운 음식을 내면 사람들은 그 음식을 소비하며 열광하고 추억하죠. 셰프는 그 레스토랑과 함께 하나의 브랜드가 돼야 해요. 셰프나 레스토랑이 인지도가 높아지고 대중에게 하나의 브랜드로 인식되면 관련 상품이나 콘텐츠로도 수익을 낼 수 있고요.

 

다만, 셰프마다 방향성의 차이가 있어요. 대부분의 셰프들은 레스토랑을 지키며 자신만의 요리를 오롯이 손님에게 전달할 수 있기를 원해요.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레스토랑 운영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에요.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의 김동기 셰프가 유네스코에 등재된 병산서원에서의 팝업 행사 때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식 반상을 준비했어요. 전복죽과 국, 반찬 등이 있어요.

유네스코에 등재된 병산서원에서의 팝업 행사 때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식 반상을 준비했어요.

미쉐린 가이드, 블루리본서베이 등재 🎀

그런 파인다이닝을 응원하는 곳들이 있어요. 바로 맛집 가이드예요. 우리나라의 블루리본 서베이나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쉐린 가이드(미슐랭 가이드)가 대표적이죠.

 

가이드에 오르는 것도 굉장히 어렵고, 또 미쉐린 스타는 엄정하고 공정한 평가로 선정되기 때문에 셰프에게는 최고의 영광이에요. 미쉐린 가이드에 오르면 전 세계 플랫폼에 노출되고 매출도 올라요. 레스토랑과 시즌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미쉐린 스타를 받게 되면 평균적으로 30% 이상의 매출 상승이 있다고 해요.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을 운영하려면 이처럼 많은 것들을 신경 써야 해요. 예술이라는 것은 알아주는 이들이 있을 때 더 빛을 본답니다. 소비자들이 여러 레스토랑을 방문하고, 셰프들의 요리에 관심을 가질 때 국내 미식 문화와 시장도 더 성장할 수 있을 거예요.

3줄 요약

  • 파인다이닝은 높은 품질(fine)과 식사(dining)가 합쳐진 말로, 고급 레스토랑을 뜻해요.
  • 파인다이닝은 인건비, 식재료비, 마케팅 비용이 많이 들어 수익을 내기 어려워요.
  • 와인 매출을 높이고, 셰프가 브랜드가 되고, 외부 행사에 참여해 생존할 수 있어요.

이 콘텐츠는 2024년 11월 22일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오직 정보 제공 목적의 콘텐츠로 경제와 투자 여건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작성 및 배포되었습니다. 수록된 내용은 신뢰할 만한 자료 및 정보를 참고한 것이나, KB국민은행은 그 정확성이나 완전성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어떠한 경우라도 고객의 투자결과에 대한 법적 책임소재를 묻는 증빙자료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이 콘텐츠의 지적 재산권은 KB국민은행에 있으므로 사전 서면 동의 없이 어떠한 형태로든 무단 복제, 배포, 전송, 대여가 금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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