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FT (국제은행간통신협회)는 전 세계 200여 개국 11,000개 이상의 금융기관이 자금을 안전하고 신속하게 송금하고 무역 대금을 결제하는 데 활용하는 국제 금융 메시지 네트워크이다. 마치 세계 금융을 연결하는 파이프라인과 같이, 각국의 송금망은 SWIFT를 거쳐 작동한다. 예를 들어, 미국 기업이 한국 기업에 돈을 보내기 위해 미국 거래 은행에 요청하면, 이 은행은 SWIFT망을 통해 한국 기업의 거래 은행에 메시지를 보내 결제하는 방식이다.
SWIFT는 1973년 유럽과 북미의 239개 금융기관이 회원사 간 자금 이동 및 결제 업무를 위해 공동으로 설립했으며, 본사는 벨기에 브뤼셀 인근 라훌프에 위치한다. 현재는 3,000개 이상의 금융기관이 공동으로 소유하는 비영리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되며, 국제 송금, 무역 결제, 외환 거래, 증권 결제 등 다양한 금융 메시지를 암호화된 표준 형식으로 전송하는 전산망이다.
SWIFT는 실제로 돈을 이동시키지는 않지만, ‘누가 누구에게 얼마를 보낼지’ 지시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결제를 중개하며, 국제 결제 대금의 절반 이상이 이 시스템을 이용할 정도로 국제 금융의 핵심 인프라 역할을 수행한다. 각 금융기관은 고유한 SWIFT 코드(BIC 코드)를 부여받아, 전 세계 어디서든 정확한 은행을 식별할 수 있다. 운영은 회원사들이 선출한 이사회에 의해 이루어지며, 벨기에 중앙은행이 감독을 맡고, G10 국가의 중앙은행들도 간접적으로 규제 및 감시에 참여한다.
국제 달러 조달선으로서 SWIFT는 미국의 영향력 아래 있으며, 특히 달러 기반 국제 결제 통제 수단으로 자주 활용된다. 국제 결제 대금의 절반 이상이 이 시스템을 이용하기 때문에 SWIFT에서 차단되는 국가는 무역, 외국인 투자, 송금 등에 큰 타격을 입게 되어 ‘금융의 핵무기’로 불릴 만큼 강력한 제재 수단으로 간주된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과 G7 국가는 주요 러시아 은행 7곳을 SWIFT에서 퇴출시켰으나, 유럽연합(EU)은 러시아 가스와 석유 구매 비용 결제를 위해 러시아 최대 은행인 스베르방크와 가스프롬방크는 예외로 남겨두었다.
이러한 SWIFT의 지정학적 중요성에 대응하여 러시아와 중국은 자국 통화 결제 확대와 블록체인 기반 결제 시스템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특히 중국은 디지털 위안화를 통해 SWIFT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의 금융 제재에서 벗어나려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최근 SWIFT는 ISO 20022 표준 도입과 디지털 자산 전송 실험을 통해 시스템을 현대화하며 디지털 금융 시대에 적응하고 있으며, 글로벌 금융의 핵심적인 ‘혈관’ 역할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