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를 움직이는 비밀, 한국은행의 역할은?

추석을 앞두고 과일, 채소 등 장바구니 물가가 껑충 뛰고 있습니다. 물가는 우리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요. 한국은행은 이런 물가를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번 강의에서는 물가와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그리고 이것이 우리의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물가는 물건 가격을 말합니다.  단순히 물건 한 개 가격이 아닌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을 일정한 기준에 따라 평균을 낸 종합적인 가격 수준을 말한답니다. 그리고 이런 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는 현상을 ‘인플레이션(Inflation)’ 이라고 해요.

물가에도 경제의 기본 원리 중 하나인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적용 됩니다. 수요가 늘어나거나 공급이 줄어들면 물가는 오르고, 반대로 수요가 줄어들거나 공급이 늘어나면 물가는 내려가는 거죠.

수요견인 물가 상승은 총수요가 증가하면서 발생하는 현상이에요. 경제가 호황을 맞으면 기업들은 투자를 늘리고, 고용도 확대하겠죠? 이렇게 사람들의 소득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소비도 증가하게 돼요.

그런데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는 반면,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이 오르게 됩니다. 그래서 수요견인 물가 상승은 경제 전반에서 소비와 투자 수요가 증가하면서 생기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어요.

비용인상 원인 물가 상승은 총공급이 감소하면서 발생합니다. 생산비용이 오르거나, 공급망에 문제가 생겨서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때 발생하죠.

여러분, 코로나19 팬데믹 때 기억나시나요? 그때 물건 가격이 급격히 올랐던 적이 있었죠? 방역 조치와 격리 때문에 국제 무역이 어려워지면서, 제품 생산에 필요한 재료나 운송비가 올랐었어요. 그 결과,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물가가 크게 상승한 거죠. 이렇게 생산비 상승이나 공급망 문제가 생기면 물가 상승이 발생할 수 있답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평범한 물가 상승이 있어요. 이걸 바로 통화 인플레이션이라고 부르는데요. 이건 시중에 돈, 즉 통화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물가가 오르는 현상을 말해요.

부모님들이 가끔 이런 얘기 하시죠? “옛날에는 짜장면이 3.000원이었어.” 그런데 요즘은 10,000원은 줘야 한 그릇 사 먹을 수 있더라고요. 시중에 돈은 많이 풀렸는데 물건의 양은 크게 늘지 않아서, 같은 상품을 사기 위해서 더 많은 돈을 내야 하는 상황이 된 거예요. 통화 인플레이션은 아주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우리가 쉽게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답니다. 이런 현상을 '경제 전반에 걸쳐 물가가 상승해 돈의 실질적인 구매력이 떨어졌다'고 말해요.  

최근 tvN ‘서진이네2’라는 예능 프로그램 본 적 있나요? 아이슬란드에서 한국음식을 파는 식당을 운영했는데요. 출연자들이 아이슬란드의 높은 물가를 보고 놀라는 모습이 등장합니다.

아이슬란드 물가는 왜 이렇게 비쌀까요? 나라 이름에서 답을 찾을 수 있어요. 아이슬란드를 풀이하면 얼음으로 덮힌 섬나라를 의미하는데요. 아이슬란드는 기후 특성상 농사가 어려워 식품 가격이 비쌉니다. 또한 대부분의 물건을 외국에서 수입하고 있어요. 임금과 세금이 높은 편이고, 관광객들이 많이 오는 나라라 물가가 비쌉니다. 그래서 아이슬란드 물가를 "살인적"이라고도 표현해요. 섬나라라서 ‘공급’은 어렵고, 자국민과 관광객 때문에 ‘수요’는 높으니 물가가 오르는 건 필연적이겠죠? 

우리나라 물가는 아이슬란드에 비해 괜찮은 편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요. 물가 상승은 화폐의 구매력 하락과 같은 말이거든요. 물가가 상승하면 부동산이나 금과 같은 현물 자산의 가격이 오르고, 그걸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자산 가치가 크게 증가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반면, 채권이나 예금과 같은 현금 자산을 가진 사람들은 자산의 실질 가치가 감소하게 되는 거죠. 물론 현물 자산이나 현금 자산 둘 다 안 갖고 있는 사람은 더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따라서 물가가 급등하면 사람들은 소비를 줄이게 되고, 부의 불평등이 심화됩니다. 그로 인해 근로 의욕이 떨어지고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중요한 물가를 그냥 ‘보이지 않는 손’에 맡겨둘 수만은 없습니다. 그래서 물가를 관리하는 ‘보이는 손’ 이 필요합니다. 바로 한국은행입니다.

한국은행은 2019년 이후 물가 안정 목표를 2%로 정해두고 이에 근접하게 물가상승이 일어나도록 통화정책을 시행하는데요. 대표적인 통화정책이 바로 기준금리를 조정해 물가를 조절하는 것입니다. 경기 과열로 물가가 너무 오르면 기준금리를 올려 시중의 돈을 거둬들이고요. 반대로 경기 침체로 시중에 돈이 돌지 못하면 기준금리를 낮춰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함으로써 경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려고 합니다.

청소년이라면 지금부터 물가에 대한 개념을 이해하고, 인플레이션에 대비하는 자세를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위의 3가지 팁을 명심한다면 여러분들은 미래를 대비하고, 현명한 선택을 하는 어른으로 자랄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