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현상은 왜 공존하는가

시간은 아껴 쓰는 것이 아니라 골라 쓰는 것 4화
26.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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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리성을 추구하면서도 장시간의 대기를 감수하는 행위는 소비의 비일관성이 아니라 대상별 가치 평가의 차이에서 비롯됨

○ ‘편의 추구’와 ‘대기 감수’는 서로 충돌하는 성향이라기보다, 기대 가치와 마찰 비용을 다르게 평가한 결과

  • 같은 30분을 쓰더라도 출근·청소·검색과 여행·공연·팬덤 활동은 체감 가치가 다름
  • 가치가 낮다고 판단한 반복적인 과업에 시간을 쓰는 것은 비합리적이라 판단하는 반면, 가치가 높다고 판단한 희소한 경험에는 기꺼이 시간과 노력을 투입

○ 소비자는 이미 아낄 것은 아끼고 쓸 것은 쓰며 지출 항목별로 선택적 소비를 실천하고 있음

  • 맥킨지의 <2025년 소비자 동향(State of the Consumer 2025)>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소비자의 79%가 일부 품목에서 저렴한 제품을 선택하는 절약형 소비를 추구하며, 19%는 일상적 지출을 줄여 선호하는 분야에 집중하는 선택적 소비를 실천
  • 글로벌 소비자 3명 중 1명은 한 분야에서 아낀 돈을 선호하는 분야에 쓸 계획이라고 응답해, 일률적으로 절약하거나 과소비하기보다 가치 평가에 따라 지출 비중을 조절함을 알 수 있음

○ 돈을 선택적으로 소비하듯 시간 역시 활동별 가치에 따라 선택적으로 배분하는 경향이 뚜렷

  • 소비자는 배달·구독·AI 등을 활용해 저가치 과업에 드는 시간과 노력을 줄이고 , 고가치·고관여 과업에는 오픈런·웨이팅 등 장시간 기다리고 반복적으로 시도하며 시간과 노력을 투입
  • 고가치이지만 시간이 소요되는 과도한 과업은 리셀·대행 등 프리미엄을 지불해 구매 과정의 마찰을 줄이고, 저가치·고마찰 과업은 구매 과정을 배달·구독·AI·자동화에 맡기는 방식을 취함
  • 기업은 소비자의 저관여 과업은 최대한 단축시키고, 고관여 과업에는 오래 머물 이유를 제시해야함. 이 때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빨리 끝냈는가’가 아니라 소비자가 그 시간을 비용으로 느끼는지, 경험의 일부로 느끼는지 여부임

물가 상승을 우려하는 소비자의 지출 계획

'미국·중국·EU·인도의 물가 상승 우려와 추가 지출 계획을 비교한 막대그래프'다.

자료: 맥킨지앤드컴퍼니

가치와 마찰 감수에 따른 소비자 행동 매트릭스

'소비자의 가치와 마찰 감수 의향에 따라 직접 시간 투입과 비용 지불 행동을 구분한 소비자 행동 매트릭스'다.

자료: KB경영연구소

○ 다만 단순 반복적인 과업에는 줄이고 가치 있는 과업에는 늘리는 시간의 선택적 배분은 일정 수준의 경제적 여유와 대체 수단이 전제될 때 가능

  • 배달·청소 등 단순 반복적인 과업의 경우 외주화하면 추가 비용이 발생하므로, 소득이 낮을수록 시간보다 돈을 절약하기 위해 직접 처리해야 하는 비자발적 제약에 직면
  • 어떤 소비자에게 대기 시간은 희소한 경험을 위한 자발적 선택이지만, 다른 소비자에게는 비용 절감을 위해 감수해야 하는 비자발적 비용일 수 있음
  • 시간의 선택적 배분이 보편적인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았더라도, 소비자가 실제로 무엇을 직접 수행하고 무엇을 외부에 맡길지 결정하는 선택권 자체는 소득 수준과 생활 여건에 따라 격차가 존재

[시간 빈곤과 시간 주권]

‘시간 주권’이란 단순히 근로 시간의 길고 짧음을 넘어 언제, 어떻게 일하고 쉴 것인지를 스스로 결정하고 통제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함

중산층 이상 계층에서는 시간당 임금이 증가할수록 근로 시간을 줄이고 여가 시간을 확대해 시간 빈곤에서 벗어나는 유연성을 보이고 있음. 특히 고소득층은 청소, 배달, 가사, AI 도구 등 시간 절약형 서비스를 구입함으로써 여가 생활과 자기계발 시간을 확보하는 ‘시간 주권’을 확보

반면 저소득층의 경우 시간당 임금이 증가하더라도 가구 소득을 보충하기 위해 근로 시간을 더욱 늘리는 구조적 한계에 봉착. 소득 부족과 시간 부족이 동시에 나타나는 ‘이중 빈곤(Double Poverty)’ 상태에 놓이게 됨(박세정, 2020)

※ 본 보고서는 연구자의 개인 의견으로 KB경영연구소 공식 의견과 다를 수 있으며, 인용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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