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정의
누리호(Nuri, KSLV-II)는 대한민국이 순수 국내 기술로 독자 개발한 3단형 중형 액체 우주 발사체로, 1.5톤급 실용 위성을 지구 저궤도(600~800km)에 투입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로켓이다. 2010년 3월부터 개발이 시작됐으며, 2021년 10월 21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첫 발사됐다. 누리호는 총 전장 47.2m, 발사 중량 약 200톤 규모로, 1단은 75톤급 액체엔진 4기를 클러스터링해 구성하고, 2단은 동일 엔진 1기, 3단은 7톤급 엔진으로 구성됐다. 연료는 케로신(등유)과 액체산소(LOX)를 사용한다.
1차 발사는 1~3단 분리, 위성 덮개(페어링) 분리, 더미 위성 분리 등 기술적으로 주요 단계를 모두 수행했지만, 마지막 3단 엔진의 연소 시간이 목표에 미치지 못해 위성이 궤도에 안착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 그러나 발사체의 핵심 기술인 엔진 클러스터링, 연소 제어, 단 분리 시스템 등이 모두 국내 개발로 구현되었고, 설계한 고도에 거의 도달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됐다.
2차 발사는 2022년 6월 21일에 성공적으로 이뤄졌으며, 성능검증위성과 다수의 큐브위성을 성공적으로 궤도에 안착시키면서 누리호의 실전 운용 능력을 입증했다.
3차 발사는 2023년 5월 25일 실시되었으며, 카이스트(KAIST)가 개발한 영상레이더(SAR) 위성인 차세대소형위성 2호가 주 탑재체로 실렸다. 발사는 계획대로 성공했으며, 큐브위성 사출 등을 통해 본격적인 상업·다목적 발사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4차 발사는 2025년 11월 27일 성공적으로 수행됐다. 누리호는 차세대중형위성 3호와 12기의 큐브위성을 목표 궤도인 고도 600km에 정확히 안착시켰고, 차세대중형위성 3호는 남극 세종기지 지상국과의 첫 교신에도 성공했다. 특히 이번 발사는 체계종합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처음으로 발사 운용을 주도한 사례로, 한국형 발사체가 민간 우주 시대(New Space)의 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누리호는 한국이 1톤급 이상 실용위성을 독자적으로 발사할 수 있는 세계 7번째 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관문으로, 나로호보다 한 단계 높은 기술 자립 성과를 보여준다. 2025년 현재, 누리호는 반복 발사 성과를 통해 안정성과 신뢰성을 높이고 있으며, 후속 발사와 함께 성능이 향상된 차세대 발사체 개발도 병행 중이다. 정부는 2027년까지 누리호를 2차례 더 발사하고, 향후 달 탐사 등을 위한 대형 발사체 기술 확보를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