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달러/원 1,275~1,343원 등락, 평균 1,322.0원으로 7월보다 38.8원 (3.0%) 급등
8월 달러/원 환율은 월초부터 1,300원을 쉽게 상회하더니 월 중순에는 1,34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월 후반에는 환율이 다소 안정되어 1,320원대로 낮아졌다. 월평균 환율은 1,322.0원으로 전월 평균 환율인 1,283.2원에 비해 38.8원 (3.0%)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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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원 환율,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중국 부동산 부실 등 위험회피에 급등
8월 달러/원 환율은 월초부터 1,300원을 쉽게 상회하더니 월 중순에는 1,34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월 후반에는 환율이 다소 안정되어 1,320원대로 낮아졌다. 월평균 환율은 1,322.0원으로 전월 평균 환율인 1,283.2원에 비해 38.8원 (3.0%) 급등했다.
8월 초에는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이 이슈로 불거졌다. 국제신용평가사인 Fitch에서 8월 1일자로 미국 장기 채권 발행물 (IDR)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하지만, 전망치는 ‘부정적 (Negative)’에서 ‘안정적 (Stable)’로 상향 했다. 피치에서 미국 신용등급을 강등한 배경은 미국 정부의 막대한 부채와 재정적자, 당시 부채한도 합의 실패 등에 기인한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뉴욕증시와 국내 증시가 하락하고, 위험회피심리 등에 달러가 강세를 보이며 달러/원 환율이 상승했다.
월 중순에는 중국의 부동산 개발업체에 대한 부실 소식이 전해졌다. 영문으로 컨트리 가든, 중국어로는 비구이위안으로 불리는 부동산 개발업체가 채무 불이행 위험에 직면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년 전 헝다그룹의 부도 위험이 전해진 후 또 다시 중국의 대표 부동산 업체가 부도 위험에 직면한 것이다. 중국 증시가 하락하고, 홍콩 H 지수가 급락했으며, 이러한 부도 위험은 아시아로 전해져 국내 증시 하락, 중국 위안화의 약세에 원화도 약세가 지속되었다.
월말에는 한국은행 금통위 (24일), 그리고 미국 잭슨홀 심포지움 (25~27일)이 개최되었는데, 한국은행의 금통위는 예상대로 기준금리 동결, 하지만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며 예상대로 ‘매파적 동결 (hawkish cut)’로 평가되며, 잭슨홀 심포지움에서는 파월 연준의장의 연설이 ‘덜 매파적, 혹은 중립적’인 것으로 해석되어 시장은 다소 안도감을 보였다. 월 말 중국 정부의 증권거래세 인하, 부동산 규제 완화 등 부양 조치가 전해지며 위안화 약세가 진정되었고, 달러/원 환율 역시 1,320원 수준까지 낮아졌다. 아직 불안심리는 남아있으나, 월 중순에 비해 위험회피 양상은 진정된 것으로 보인다.
달러/원 환율 –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중국 부동산 부실 등 불확실성에 환율 상승
자료: 인포맥스 (2023.8.31)
8월 달러/원 환율은 월초부터 미국 신용등급 강등 등 불안 요인과 위험회피심리, 월 중순에는 중국 헝다 등 부동산업체의 부실 등이 전해지면서 상승 폭 확대, 월말에는 불안심리가 다소 완화되어 상승 폭이 축소되었으나 월평균 환율은 전월보다 38.6원 상승한 1,321.8원을 기록함
12년 만에 미국 신용등급 강등, 하지만 시장 영향은 제한적
8월 1일,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 (Fitch)에서 미국 장기채권 해외 발행물 신용등급 (LT IDR, Long-Term Foreign-Currency Issuer Default Rating)이 한 단계 (notch)하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해외 장기물 채권에 대한 등급 조정이며, 단기(ST)는기존 등급을 그대로 적용했다. 8월 8일에는 무디스에서 미국 은행에 대해 신용등급 하향을 발표했다. 지역은행 위주에서 일부 대형은행에 대한 전망을 하향했다. 고금리로 인해 은행의 건전성이 약화될 위험이 커졌다는 이유이다.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은 지난 2011년 8월, 국제신용평가사인 S&P 에서 발표한 바 있다. S&P 의 발표로 위험회피심리가 고조되고, 뉴욕증시의 하락과 미국채 금리 하락 (채권가격 상승), 달러화 지수는 일시적으로 하락했으나, 위험회피 등으로 다시 상승했다.
12년 만에 피치에서도 미국에 대한 신용등급을 강등했지만, 8월 시장은 지난 2011년 8월 시장과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위험회피심리로 일시적으로 뉴욕증시 등이 조정을 보였지만, 장기금리는 오히려 상승했고, 증시 조정도 길지 않았다. 오히려 8월 초 이후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7월에 비해 상승하여 채권가격은 하락했다.
2011년에 비해 시장이 덜 반응한 배경은 세 가지로 꼽는다. 첫째는, 연초에도 피치에서 미국 부채한도 합의 실패, 부채 증가 및 재정적자 등을 이유로 신용등급 조정 가능성을 언급했다. 또한, 이번 등급 조정이 장기물에 대한 조정이지 단기물이나 미국 국채 전반의 조정은 아니다.
향후 전망에 대해서도 ‘안정적’으로 상향했다. 둘째는 미국 재무부에서 즉각적으로 논평, 옐런 재무장관은 신용등급 조정을 게의치 않을 것이며, 미국 국채는 여전히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시장의 불안심리를 진정시키기 위한 조치로 판단된다.
마지막으로 지난 2011년 8월에는 대외적으로 남유럽 재정위기, 미국 내에서 부채한도 합의 실패 등 불확실성이 컸다. 금리는 초저금리였으며, 아직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진이 남아있던 시기였다.
현재는 미국 경제의 호조로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는 시기이며, 대내외 경제 상황, 금융시장이 지난 2011년에 비해서는 양호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러한 과거와 다른 양상, 경제 및 시장 상황의 차이, 장기금리의 다른 흐름 등으로 미국 신용등급 강등의 시장 영향은 매우 제한적이었다.
미국 부채 증가 및 신용평가사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
자료: Bloomberg
2011년과 2023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후 장기금리
자료: Bloomberg
다시 불거진 중국 부동산업체의 파산 위험, 위안화 약세에 아시아 통화 약세
8월 6일 중국의 대표적인 부동산 개발업체 컨트리 가든 (벽계원, 중국어 비구이위안)이 액면가 10억 달러짜리 회사채에 대한 이자 2,250만 달러 (원화로 330억원)를 상환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자 지급 불능은 채무 불이행인 디폴트를 의미하는데, 문제는 컨트리 가든의 기업 규모 (홍콩 H 상장, 시가총액)가 283억 달러 (36.7조원)에 달한다는 것이다. 컨트리 가든의 주가는 9HKD (홍콩 달러)에서 6HKD 대로 급락했다.
2년 전 중국 부동산 업체인 헝다 그룹 (에버그란데)도 해외 발행채권에 대한 이자지급 불능 위험이 불거진 바 있다. 헝다 그룹은 중국 최대 규모의 부동산 건설사이며, 컨트리 가든과 함께 중국 부동산의 3대 그룹사이다. 8월 17일 헝다 그룹은 미국 당국에 외국 기업에 대한 파산보호절차인 챕터 15를 신청했다.
파산보호 신청은 구조조정의 실무 과정에 들어갔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파산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컨트리 가든과 헝다 그룹 모두 홍콩 H 지수에 상장되어 있다는 점에서 이들 기업 주가가 하락하고 불안심리가 고조됨에 따라 H 지수의 낙폭이 컸다.
이렇게 중국의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채무 불이행 위험에 직면한 배경은 중국 부동산 시장이 침체국면에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중국 정부는 그 동안 부동산 투자를 투기로 간주하는 등 부동산 시장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미 건설에 착공한 건수가 많은 가운데 정부의 규제 강화와 부동산 수요 위축, 업황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매출, 이익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다행히 중국 국가의 위험도는 높지 않은 편이다. 8월 중국 정부의 CDS 프리미엄, 부채 위험지표는 7월에 비해 상승했으나, 지난 2022년 10월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중국 부동산 시장에 대한 불안심리가 중국 경제에 대한 불안으로 이어지고, 이는 중국 위안화에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8월 달러/위안 환율은 7.2~7.3 위안 수준을 지속하고 있으며, 중국 정부의 대출금리 인하, 부동산 규제 완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위안화의 강세 되돌림은 매우 제한적이다. 중국 위안화 약세는 아시아 통화에도 영향을 끼쳐 대만 달러 (TWD), 한국 원화 (KRW), 태국 바트 (THB) 등이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홍콩 컨트리 가든 주가와 H지수 추이
자료: Bloomberg
중국 정부의 CDS (부채위험) 상승, 역외 위안화 약세 지속
자료: Bloomberg
한국 6월 경상수지 흑자, 8월 무역수지도 불황형 흑자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6월 경상수지가 58.7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5월 19.3억 달러 흑자에서 흑자 폭이 크게 늘었다. 6월 무역수지가 흑자를 기록한 바 있어 경상수지도 흑자가 예상되었으나, 흑자 폭이 커진 배경은 소득수지 증가 때문이다. 본원소득수지는 5월 14.2억 달러에서 6월에는 48.5억 달러로 세 배 이상 증가했다. 소득수지의 흑자는 해외투자를 통한 배당과 이자 소득이 크게 늘었음을 의미한다.
8월 수출은 518.7억 달러로 전월에 비해 15억 달러 증가했으나, 전년동월에 비해서는 48억 달러가 감소했다. 전년동월대비로 8.4% 감소하여 전월에 기록한 16.4% 감소에 비해 감소폭은 다소 줄었다.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일반기계, 선박 등의 수출이 증가한 반면 반도체와 석유제품, 석유화학 등의 수출이 부진했다. 특히 반도체와 석유제품 등의 경우 단가 하락 영향이 컸다.
동기간 8월 수입액은 510억 달러로 전년동월대비 22.8% 감소했다. 수입은 원유와 가스 등 원자재 수입 감소에 기인하는데, 대부분 에너지 가격 하락 영향이 컸다. 에너지 외에도 반도체와 반도체 장비, 철강 등의 수입도 크게 줄었다.
수입이 수출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함에 따라 8월 무역수지는 8.7억 달러 흑자를 기록, 지난 6월부터 3개월 연속 무역수지 흑자가 이어졌다. 다만 흑자는 대부분 수입 감소폭 확대 영향이며, 수출 역시 부진하여 불황형 흑자로 평가되고 있다.
8월에 기록한 경상수지 흑자와 무역수지 흑자에도 원화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경상수지는 상품수지보다 소득수지 흑자 영향이 컸으며, 무역수지는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수입이 큰 폭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특히 수출의 경우 대중국 수출과 반도체 수출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다만, 이들 지역과 품목의 수출 감소폭은 지난 상반기에 비해서는 소폭 개선되었다.
하반기에도 무역수지 흑자가 예상되나, 관건은 중국 등 글로벌 수요 회복, 그리고 원유 등 에너지 가격 등락에 달려있다. 현 추세가 지속된다면 불황형 흑자에 여전히 대외 부문은 한국 수출, 그리고 원화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
6월 경상수지 흑자 증가, 상품수지와 소득수지 증가 영향
자료: 한국은행, Bloomberg
8월 수출 부진에도 수입 감소 확대로 무역수지는 흑자
자료: 관세청, Bloombe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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