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주의에 기반한 글로벌 통상 질서의 약화

글로벌 통상 질서의 변화 시작, 턴베리 체제 1화
25.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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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통상 질서는 회원국 간 동등한 권리와 의무가 강조되는 다자주의 기반의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GATT)’과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를 기초로 발전해 왔음

• 제2차 세계대전(1939년 9월~1945년 9월)이 보호무역주의에서 비롯되었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1947년 10월, 미국·영국·프랑스 등 23개국이 GATT 출범에 합의

- 미 행정부가 1950년 국제무역기구(International Trade Organization, ITO) 설립을 위한 ‘하바나 헌장’의 의회 비준 요청을 포기¹하면서 ITO 설립이 무산

- 이후 GATT²는 사실상 ITO의 역할을 수행해 자유무역의 기틀을 마련해 왔으나 국제기구가 아닌 국제 협정에 불과해 법적 구속력이 약함

• 1980년대 들어 보호무역, 반덤핑 조치 등으로 인해 GATT 체제의 한계점이 노출되고 새로운 체제의 필요성이 커짐에 따라 1995년 WTO가 설립됨

- WTO는 국제법상 법적 구속력을 갖추었으며, 규율 대상의 범위가 서비스·지식 재산권 등으로 확대되어 기존 GATT 체제와 차별화됨

¹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연합국들은 전쟁의 원인이었던 '배타적 보호무역주의'를 타파하고 세계 경제 질서를 재편하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 국제부흥개발은행(IBRD, 현 세계은행), ITO라는 3가지 핵심 기구를 구상. 1948년 3월, 쿠바 하바나에서 53개국이 모여 ITO 설립을 위한 '하바나 헌장'에 합의. 헌장에서는 관세 인하(무역 장벽 제거)와 단순 상품 교역뿐만 아니라 고용(완전 고용), 노동권, 투자, 국제 원자재 협정, 반독점(경쟁 정책) 등 오늘날의 WTO보다 훨씬 광범위한 사안을 다루고자 함

당시 미국은 의회에서 ITO가 미국의 주권과 입법권을 침해할 소지가 크다고 봤으며, 재계 역시 ITO 헌장이 지나치게 정부 개입적이고 반시장적이라며 반대. 1950년대로 접어들며 냉전이 심화되자, 미 행정부는 무역 자유화보다 서방 진영의 결속(마셜 플랜 등)에 더 우선순위를 두게 되면서 결국 트루먼 대통령은 의회 비준 요청을 철회

² ITO 출범이 무산되자 하바나 헌장 중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조항’만 따로 떼어내어 임시 협정 형태로 발효시킨 것이 1947년 제정된 ‘GATT’임

○ 그러나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WTO 체제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대두되었고, 2020년대 들어 선진국이 정부 주도형 산업 정책을 추진하고 지정학적 갈등이 심화되는 등 다자주의 통상질서가 도전에 직면

•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역임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³는 WTO 체제로 인해 “미국의 상품수지 적자가 크게 확대되었다”고 주장
* 미 상품수지: 1994년 -1,658억 달러 → 2024년 -1조 2,154억 달러(1994년 대비 -633%)

- 반면에 “미국은 다자주의 무역 체제의 주요 수혜자였으며, 지속적인 비교우위를 확보하고자 노력해 왔다는 점에서 미국의 희생론이 역사를 왜곡한다”는 반론⁴도 존재

• 미국은 원자력 발전소 건설(한·일 대미투자액 7,500억 달러 중 일부)과 조선업(총 1,500억 달러) 부흥에 국가 주도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으며, 유럽연합(EU)과 일본도 핵심 산업(반도체 등)을 국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관리

- EU는 반도체지원법(EU Chips Act)을 통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현재 10% 수준에서 2030년까지 20%로 확대하고, 핵심원자재법(CRMA)를 통해 2030년까지 특정 국가에 대한 원자재 의존도를 65% 미만으로 축소하고자 함

- 일본은 반도체 산업 부흥 프로젝트(TSMC 구마모토 파운드리와 마이크론 히로시마 공장 등)에 약 535조 원을 투입했으며, 6대 전략 기술(AI·양자·반도체통신·바이오·핵융합·우주) 분야에 대한 민간 기업의 연구개발(R&D) 비용을 최대 40% 세액공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

• 선진국을 중심으로 자국 내에서 생산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데, 이는 다자주의가 추구하는 비차별성과 효율적인 분업화를 훼손하는 방향으로 작용 가능

³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2024, 『자유무역이라는 환상』, 이현정 역, 마르코폴로

⁴ N. Vahini, 2025, “WTO Reform: Rewriting Trade History – The United States as Architect and Beneficiary of the Multilateral Trading System”, A Working Paper on Elements of WTO Reform, South Centr e

※ 본 보고서는 연구자의 개인 의견으로 KB경영연구소 공식 의견과 다를 수 있으며, 인용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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