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이 뭐예요? 자녀에게 알려주는 보험 이야기

필쌤, 우리 아이 경제교육을 부탁해 15화
시리즈 총 15화
2025.05.28

읽는시간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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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쌤(김경필) 프로필로, 김경필의 짠테크 가계부 2024 등 재테크 분야 베스트셀러 작가 겸 경제 칼럼니스트. 국어, 수학보다 경제교육이 어려운 부모님을 위해 필쌤이 우리아이 경제교육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라고 써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누구나 예상하지 못한 여러 가지 경제적 위험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이런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보험 제도가 발달해왔는데요. 보험에서 말하는 위험은 결국 '경제적 손해'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보험은 자동차 사고로 인한 손해를, 생명보험은 가입자의 사망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적 손해를 보장하죠. 이처럼 보험은 다양한 경제적 손해에 대비하고 위험을 분산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보험은 다른 금융상품에 비해 구조가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비자발적으로 보험에 가입한 경험 때문에 보험을 어렵게 느끼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녀들이 보험 제도와 원리를 올바르게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현대사회에서 보험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보험을 현명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알려드리겠습니다.

필쌤 김경필 15화 대표이미지로 보험이 뭐예요? 자녀에게 알려주는 보험 이야기 글씨가 적혀있다.

보험•보험료•보험금 뜻

보험이란 무엇인가?

보험(Insurance)은 우발적으로 발생하는 사고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여러 경제주체가 함께 돈을 모아 사고를 당한 사람에게 손해 회복 자금을 지급하는 제도입니다. 예를 들어, 100명이 사는 마을에서 이장이 다음과 같은 제안을 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마을 사람 중 누군가 병에 걸려 한 달간 일을 하지 못하면 마을에 경제적 손해가 생깁니다. 마을 사람들 모두 매달 1만원씩 돈을 내고, 그 돈을 모아두었다가 아픈 사람이 생기면 도와줍시다.”

 

만약 마을 사람 모두가 이 제안에 동의한다면, 이 공동의 자금의 바로 마을의 ‘보험’이 됩니다. 이렇게 되면 누구든 예기치 못한 질병으로 큰 손해를 입게 되더라도, 비교적 적은 돈을 미리 나눠 냈던 덕분에 큰 경제적 손해를 줄일 수 있게 되죠. 이때 개인이 매달 내는 1만원을 ‘보험료’, 실제 사고가 발생했을 때 받는 100만원을 ‘보험금’이라고 합니다.

보험료 차이

보험료는 왜 사람마다 다를까?

앞선 사례에서 보험 제도가 모두에게 공정하려면, 마을 사람 100명 모두 병에 걸릴 확률이 비슷해야 합니다. 하지만 만약 어떤 사람은 몸이 약하거나 병력이 있어 병에 걸릴 확률이 훨씬 높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러면 그 사람이 공동 기금에서 100만원을 받을 확률이 높아지고, 나머지 99명은 실제로 혜택을 받지 못한 채 손실을 입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보험은 가입자마다 가지고 있는 위험 수준에 따라 보험료가 달라야 공정해집니다. 예를 들어, 나이가 많은 사람, 병력이 있는 사람, 위험한 직업을 가진 사람이 더 많은 보험료를 부담해야 하는 것이죠. 보험회사는 공정한 보험료 책정을 위해 오랜 기간 축적된 사망, 질병, 사고 등의 사회적 통계를 활용합니다. 통계를 기반으로 나이, 직업, 병력에 따른 보험금 발생 확률을 분석하고, 그에 맞게 각 개인의 보험료를 정하게 되는 것입니다.

 

만약 보험료를 내고도 질병이나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내가 낸 1만원은 그냥 손해 아닌가?”라는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적은 비용으로 예기치 못한 큰 경제적 위험을 대비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험 없이 100만원의 손해를 떠안아야 한다면 감당하기 어려운 큰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보험료가 달라지는 이유

  • 나이: 나이가 많을수록 질병 발생 확률 증가
  • 직업: 위험한 직업일수록 사고 위험 증가
  • 병력: 과거에 병력이 있으면 보험료 상승 가능

보험사고 정의

보험사고는 무조건 나쁜 일일까요?

보험에서 말하는 경제적 손해란 생각보다 넓은 개념입니다. '보험사고'라고 하면 화재, 질병, 사망처럼 불행한 사건을 떠올리기 쉽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닙니다.

 

대표적인 예로 ‘장수’를 들 수 있습니다. 오래 사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오래 살수록 더 많은 노후 자금이 필요하게 됩니다. 즉 장수 자체가 경제적 부담이 될 수 있는 것이죠. 이를 대비한 것이 바로 연금보험입니다. 연금보험은 비슷한 조건의 여러 가입자들이 낸 보험료를 더 오래 사는 사람에게 연금으로 지급하는 구조입니다.

 

이처럼 보험사고란 반드시 나쁜 일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미래에 예상치 못하게 발생할 수 있는 경제적 이벤트를 포함하는 것입니다. 보험은 이처럼 다양한 형태의 경제적 위험에 대비하는 제도로 우리 일상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보험계약자 vs 피보험자 vs 수익자

어떻게 다른가요?

은행에서 예금에 가입할 경우 계약 관계자는 단 두 명입니다. 바로 은행과 예금주죠. 하지만 보험계약에는 네 명의 관계자가 있습니다. 각각의 역할을 잘 이해하는 것이 보험을 제대로 활용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 [보험자]

보험을 운영하는 보험회사입니다. 보험회사는 수많은 보험계약자에게 보험료를 받아 보험금이 필요한 사람에게 지급하며 보험 계약을 전반적으로 관리하는 주체입니다.

 

  • [보험계약자]

자신의 이름으로 보험에 가입하고 보험료를 내는 사람입니다. 보험의 법적 계약 당사자이기도 합니다.

 

  • [피보험자]

보험의 대상이 되는 사람으로 이 사람에게 사고나 질병, 사망 등의 일이 발생할 경우 보험금 지급 사유가 됩니다.

 

  • [보험수익자]

보험사고가 발생했을 때 보험금을 받는 사람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보험계약자, 피보험자, 보험수익자가 동일인이지만, 상황에 따라 이 세 주체가 모두 다른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보험계약에는 다양한 사람이 관여하므로 각자의 역할을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험 가입 우선순위

보험 가입 수준, 어떻게 정해야 할까?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경제적 위험은 매우 많습니다. 조기에 사망할 위험, 사고를 당할 위험, 큰 병에 걸릴 위험, 앞서 언급한 장수할 가능성까지 수십 가지, 어쩌면 수백 가지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모든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각각의 보험을 가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바람직하지도 않습니다. 보험료도 비용이기 때문에 너무 많은 보험에 가입하는 것은 오히려 경제적 부담이 클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보험은 꼭 필요한 보장부터 우선순위에 따라 가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기준으로 보험 가입 수준을 결정해야 할까요? 항공기 운항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비행기를 타고 여행할 때, 항공사는 비행에 필요한 연료의 양을 정합니다. 단순히 목적지까지 가는데 필요한 양만 급유한다면, 기상 악화나 경로 변경 같은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처할 수 없습니다. 반대로 연료를 너무 많이 싣게 되면, 무게가 늘어나 운항 효율이 떨어지고 비용이 크게 증가하게 됩니다.

 

그래서 항공사는 비행거리, 날씨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정한 수준의 연료를 싣고 출발합니다. 보험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보험 가입도 자신의 소득 수준, 가족 구성원의 경제적 역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험의 가입 수준을 결정해야 합니다.

보험료 수준은 월 소득 3~5%수준이 적당하다

 

보험이 보장하는 대상은 피보험자의 ‘미래 경제적 가치’입니다. 만약 피보험자가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이라면 그가 사고를 당하거나 병에 걸려 경제활동을 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을 가족 전체에 큰 경제적 위기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이런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현재 소득을 기준으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보험 가입은 필요하며, 일반적으로 월 소득의 3~5%가 적정한 보험료로 평가됩니다.

 

보험은 자산을 늘리는 엔진이 아니라 위급한 상황에서 손해를 줄여주는 ‘브레이크’ 역할을 합니다. 큰 차일수록 더 강력한 브레이크가 필요한 것처럼, 소득이 큰 사람일수록 더 큰 손해에 대비해야 하고, 그래서 더 많은 보험이 필요합니다. 반면, 소득에 비해 과도한 보험료를 지출하는 것은 마치 대형 버스용 브레이크를 경차에 장착하고 운행하는 것과 같이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험료는 월 소득에 5%를 넘기지 않는 것이 바람직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피보험이익과 경제활동 여부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하자

 

보험에 가입할 때는 위험이 발생했을 때 생기는 경제적 손실의 크기를 기준으로 우선순위를 정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치아보험과 암보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암보험 가입이 우선일 것입니다. 치아 치료 비용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 암은 발생 확률은 낮지만, 한 번 발병하면 수천만원의 치료비가 발생하고, 장기간 경제활동이 중단되어 가계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이처럼 감당이 가능한 손해인지, 아닌지가 우선순위를 가르는 핵심 기준입니다. 이를 경제용어로 ‘피보험이익(Insurable Interest)’이라고 합니다. 피보험이익이란 사고 발생 시 보험계약자가 입게 되는 경제적 손해의 크기를 뜻합니다. 피보험이익이 클수록 그 보험은 꼭 필요한 것이며, 자연스럽게 우선순위가 높아집니다.

 

이 기준은 가족 구성원 간 보험을 설계할 때도 적용됩니다. 예산이 한정되어 있을 때 보험이 가장 필요한 사람부터 우선순위를 정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가족 구성원이 가장, 전업주부, 자녀인 경우 보험 가입 규모 기준 첫 번째 우선순위는 경제활동을 하며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입니다. 두 번째는 직접적인 소득은 없지만, 부재 시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전업주부이며, 마지막은 자녀입니다. 이처럼 보험은 누가, 어떤 상황에서, 얼마나 큰 경제적 손해를 입을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합리적으로 선택해야 합니다.

보험금을 타지 못한 보험이 좋은 보험이다

 

많은 사람들은 보험료를 내는 만큼 언젠가 보험금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그래서 ‘보험금을 탈 수 있는 보험’을 선호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보험금을 받는다는 건 그만큼 큰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가장 이상적인 것은 보험금을 받지 않아도 되는 상황, 즉 큰 사고나 질병 없이 무사히 지나가는 것입니다. 위험을 대비해 보험을 들었지만, 위험한 일이 실제로 벌어지지 않아 보험금을 타지 않는 것이 더 나은 결과인 셈입니다.

 

그렇다면 내가 낸 보험료는 어디에 사용될까요? 그것은 실제로 사고나 질병을 겪은 사람을 돕는데 사용됩니다. 이런 점에서 보면 보험은 서로의 위험을 함께 나누는 공동의 안전망이고, 보험료는 일종의 사회적 기여로 볼 수 있습니다. 보험과 복권은 비슷해 보이지만 추구하는 방향이 다릅니다. 보험은 적은 돈을 여러 사람이 나누어 내고, 경제적 손해를 입은 소수에게 돈이 돌아가는 구조입니다. 반대로 복권은 많은 사람이 낸 돈이 운 좋은 소수에게 돌아가는 구조입니다.

 

결국 보험은 나 자신을 위한 안전장치이자 서로를 돕는 사회적 기여이기도 합니다. 잘 설계된 보험에 가입하고, 실제로 보험금을 받을 일이 없다면, 그것이야말로 가장 바람직한 보험의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콘텐츠는 2025년 5월 28일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오직 정보 제공만을 목적으로 제작되었으며, 개인적인 자문 또는 홍보 목적의 콘텐츠가 아닙니다. 개인의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적용될 수 있으며, 개인이 입은 손해에 대한 법적 책임을 입증하기 위해 사용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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