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화의 세 가지 뿌리, 그리고 달라진 수요

박원갑 박사의 2월 부동산이야기
26.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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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내용 요약

  • 월세에 대한 수요 측의 변화가 뚜렷
  • 빌라 전세사기 후폭풍, 월세 인식 변화, 전세 구조의 한계 원인
  • 취약계층 부담은 숙제로 남았지만 월세화 흐름은 가속될 듯

한국 주택시장에서 월세화는 종종 임대인의 이익 극대화 전략으로만 해설된다. 전세보다 월세가 유리해진 집주인들이 보증금을 줄이고 월세를 올리면서 임차인이 피해를 본다는 서사다. 그러나 최근의 월세화 흐름을 이 틀만으로 설명하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공급자의 선택만큼이나 수요 측의 변화가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기준 월세 가격은 8.94% 상승한 반면, 전세 가격 상승률은 3.83%에 그쳤다. 월세가 전세보다 두 배 이상 빠르게 오른 셈이다. 만약 월세화가 공급자의 일방적 전환에서 비롯됐다면 수요의 저항으로 거래가 위축되거나 가격 상승이 제한됐어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월세 가격이 더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 이는 월세를 받아들이는 수요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뜻이다.

월세화의 첫 번째 뿌리는 이미 잘 알려진 빌라 전세사기 사태의 후폭풍이다. 전세 제도의 핵심인 ‘보증금 안전성’이 무너지면서 특히 젊은 세대와 1~2인 가구를 중심으로 전세 회피 현상이 확산됐다. 집값 하락이나 역전세보다 더 무서운 것은 보증금을 아예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는 공포다. 이 불신은 단기간에 회복되기 어렵고 전세 수요를 구조적으로 위축시키고 있다.

두 번째 뿌리는 월세 거주와 금융자산 투자의 결합이다. 요즘 MZ세대를 중심으로 월세는 ‘손해’가 아니라 ‘전략적 비용’으로 인식된다. 수억 원의 전세보증금을 묶어두기보다 월세를 내고 남은 자금을 미국 주식, ETF, 가상자산 등에 투자하는 방식이 합리적 선택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는 주거 선택의 문제라기보다 자산 배분 방식의 변화에 가깝다.

세 번째 뿌리는 매매 가격 급등이 만들어낸 전세 구조의 한계다. 매매 가격이 급등하면 전세 가격도 따라오르지만 그 속도를 감당하지 못하는 순간 구조가 바뀐다.

최근 나타난 흐름은 명확하다. 매매 가격 급등 → 전세 가격 상승 → 전세금 부담 확대 → 보증금 축소와 월세 유입이다. 임차인은 높은 전세금을 감당하기 어렵고 임대인은 전세금 반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월세를 선호한다.

중요한 점은 이 흐름이 공급자의 선택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월세 가격이 전세보다 빠르게 오르고 있다는 통계는 수요 역시 이 구조에 적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월세는 더 이상 ‘어쩔 수 없이 떠안는 비용’이 아니라 유동성과 선택권을 확보하기 위한 대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제 월세화는 일방적인 착취 구조라기보다 주거와 자산 전략이 동시에 바뀌는 과정에 가깝다. 물론 월세 부담이 취약계층에 더 큰 압박으로 작용하는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그러나 전체 시장을 보면 월세는 이미 자연스러운 주거 방식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전세의 시대는 예외가 되었고 월세의 시대는 기본값이 되어가고 있다. 이 변화는 단기간에 되돌릴 수 있는 흐름이 아니다. 주거 시장은 이미 그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다.

주택 시장 동향

지역별 주택 매매 및 전세가격 증감률

'전국', '서울', 수도권, 5대 광역시, 기타 지방으로 구분하여 '매매'와 '전세가격'의 증감률을 그래프로 보여주고 있다.

자료: KB부동산(’25년 12월 대비 26년 1월 기준)

1. 매매가격 동향

  • 1월 전국주택매매가격 전월대비 상승
    * 10월(0.21) → 11월(0.30) → 12월(0.29) → 1월(0.19)
  • 지역별 매매가격 동향
    - 수도권 : 서울(상승)·경기(상승)·인천(상승)
    - 5대 광역시 : 상승
    * 부산(0.04), 대구(-0.01), 광주(-0.17), 대전(0.05), 울산(0.24)
    - 기타 지방 : 상승

2. 전세가격 동향

  • 1월 전국주택전세가격 전월대비 상승
    * 10월(0.10) → 11월(0.21) → 12월(0.33) → 1월(0.24)
  • 지역별 전세가격 동향
    - 수도권 : 서울(상승)·경기(상승)·인천(상승)
    - 5대 광역시 : 상승
    * 부산(0.32), 대구(0.19), 광주(0.13), 대전(0.21), 울산(0.32)
    - 기타 지방 : 상승

3. 거래 동향

  • 거래량 감소
    - 25년 11월 주택거래량은 6.1만건으로 전월 대비 12% 증가

주택 매매거래량 추이

23년 11월부터 25년 11월까지 '비수도권', '수도권', '전국'을 구분하여  '주택 매매거래량'의 추이를 보여주고 있다.

자료: 한국부동산원

부동산 시장 뉴스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방안’ 발표

정부는 2026년 1월 29일 수도권 도심권에 총 6만 호를 공급하는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발표한 9.7 공급대책의 후속 보완책 성격으로 도심 요지에 서울 3.2만 호, 경기 2.8만 호, 인천 0.1만 호를 공급할 예정이다. 용산국제업무지구 및 캠프킴 부지 1만 2,500호, 과천경마장 일원 9,800호 등 선호도 높은 지역이 다수 포함됐다.

부동산 전자계약 체결 급증

2025년 한 해 동안 전자계약으로 체결된 부동산 거래가 처음으로 50만 건을 넘어서며 전년 대비 2배 이상 급증했다. 전체 부동산 거래 가운데 전자계약이 차지하는 비중은 12.04%로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부동산 전자계약은 종이 계약서 대신 공공 전자시스템으로 계약서를 작성 및 서명하는 방식으로 계약 내용은 즉시 행정 시스템과 연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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