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인과 반려동물의 시간은 다른 속도로 흘러간다. 반려동물의 평균수명은 과거에 비해 10~15년 정도 늘어났지만 반려인보다는 여전히 짧은 것이 현실이다. 이 때문에 많은 반려인은 가족의 일원인 반려동물을 먼저 떠나보낸 후 슬픔, 우울감, 상실감 등 다양한 심리적 어려움을 경험한다.
미국수의학협회(AVMA)는 이 같은 슬픔이 인간의 가족이나 친구를 잃은 후 겪는 슬픔에 맞먹을 정도로 강렬할 수 있으며, 이 역시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1장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한국 반려인은 1,546만 명으로 총 인구의 29.9%를 차지한다. 국민 10명 중 3명이 반려동물과 더불어 살아가는 가운데 최근 국내에서도 반려동물과의 이별, 곧 펫로스(Pet Loss)로 인한 극도의 상실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늘었다.
이 같은 이별 후유증이 개인의 심리적 고통을 넘어 사회 문제로 인식되기 시작하면서 관련 연구 및 상담 서비스 역시 활발해지는 추세다.
본 장에서는 반려가구가 경험한 펫로스 경험을 둘러싼 심리적 증상부터 사회적 인식 및 주변 반응, 이별 회복 시간 및 방법, 사회적 지원 사항까지 종합적으로 짚어보기로 한다.